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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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몽골 푸레밭스님의 특별법회
11월 23일 일요일, 조계사 극락전은 반가운 손님맞이로 분주했다. 조계사 몽골인 신도들을 만나기 위해 몽골불교대학의 학장스님이신 푸레밭스님이 방문하였기 때문이다. 일반 신도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매달 첫째주, 셋째주 일요일에는 불교대학 4층에서 몽골인들의 법회가 열리고 있다. 사중 스님들께서 법문을 해주시면 몽골인 자원봉사자가 통역을 해주는 식으로 법회는 진행되고 있다.
이날 푸레밭스님 특별법회에는 조계사 주지 지홍스님, 몽골 법회에서 많은 법문을 하고 계시는 상임법사 연담스님, 신행 상담실의 교육국장 진성스님이 함께 자리하셨다. 그리고 약 100여 명의 몽골인이 조계사 극락전을 찾아주었다.
몽골은 티벳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 많은 국민들이 라마교를 믿었다. 과거에 라마교가 국교였으나 1920년 대 공산화 이후 많이 쇠퇴하였다. 당시 많은 사찰이 헐렸고, 정부의 탄압에 의해서 승려나 불교를 믿는 많은 사람들이 순교하였다. 이로 인해 몽골의 많은 지식인과 귀족, 왕가가 거의 몰살당하게 되었다. 이후 70여 년간 불교가 탄압을 받으면서 몽골의 전통과 문화, 역사마저도 국민들 앞에서 사라져갔다. 실제로 이날 만난 몽골인의 말에 따르면 몽골 역사 속에 등장하는 칭기스칸의 이야기도 최근에야 교육된다고 한다.
우선 지홍스님이 조계사를 찾은 푸레밭스님과 몽골인 신도들에게 감사의 인사 말씀을 전하셨다.
"반갑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제도상 외국인들이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안타깝고 힘든 마음에 도와드리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길이 보이지 않아 무척 안타깝기만 합니다. 국가가 진행하는 일 말고 민간차원에서 서로 접촉함으로써 서로 돕고자 노력했으면 합니다.
많지는 않지만 지난 첫 만남 이후(실제로 조계사에서는 몽골 스님을 모시고 법회를 갖은 것이 지난 4월 초에 이은 두 번째이다.) 몇몇 절실한 분을 도운 바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가지 측면에서, 물론 그 분야가 많이 있겠지만, 도울 수 있는 일은 힘 닫는 데까지 열심히 돕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바람은 몽골인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까지도 조계사를 편안하게 쉬어 갈 수 있는 곳,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찰, 부처님을 만날 수 있는 사찰로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푸레밭스님과는 3년 전 몽골을 여행하는 중에 인연이 닿았습니다. 그때 몽골불교를 보고 몽골의 정체성과 문화의 전통을 지켜 나가는 데 불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몽골의 불교는 지난 70여 년 동안의 서양에 의해 끊어진 몽골만의 특성과 역사, 전통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상황과 그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고향을 떠나 타지에 와 있음으로 여러분의 역사와 문화가 더 절실하고 소중하게 생각되리라고 봅니다.
이러한 소중한 몽골불교를 이어가는 노력을 여기 푸레밭스님은 앞장서서 하고 계십니다. 푸레밭스님은 꼭 그 일을 해내시리라 믿습니다. 이런 푸레밭스님의 일에 도움이 돼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다시 한번 반갑습니다. 오늘처럼 많은 분이 조계사를 잊지 않고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홍스님의 말씀에 몽골인을 대표해서 몽골 울란바타드 문화원 국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이 모임에 오신 몽골인과 한국인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몽골불교 모임은 4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의 훌륭한 지인들과 지홍스님께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심에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국에 있는 몽골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비록 언어가 통하지는 않으나 우리 몽골인들이 조계사를 자주 찾으시어 한국 스님들의 좋은 말씀을 잘 들어주었으면 합니다."
문화원 국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푸레밭스님이 앞으로 나오셨다. 스님은 한동안 법당 안에 앉아 있는 몽골인들을 둘러보셨다. 구석에서 구석까지 몽골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피신 스님의 눈시울이 붉어짐을 볼 수 있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이 자리를 찾아주신 우리 몽골인들과 자리를 함께 하고 계신 지홍스님께 감사드립니다. 현재 몽골내에서는 불교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국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몽골의 텔레비전을 통해 불교에 대한 많은 것을 방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젊은이들의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저는 그 옛날 불교탄압 당시 죽음을 당한 분들의 매장현장을 발굴하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는 몇백 명의 뼈와, 옷, 불교 서적들이 나왔습니다. 지난 9월 10일 몽골에서는 그 분들의 넋을 기르고자 그 자리에 2층 탑을 세웠습니다.(몽골에서 최고 높은 탑이라고 한다.)
현재 많은 아시아인뿐만 아니라 유럽인들까지도 불교를 믿고 발전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몽골에서의 불교는 우리의 모든 것, 역사와 전통, 문화를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불교를 완전히 없애기 위한 정책으로 인하여 수많은 불교인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스님들은 물론 역사적 사찰은 모두 불에 타 이제는 그 흔적조차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현 시점에서 몽골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은 불교에 달려있습니다. 이것은 불교가 우리 몽골인들의 역사와 전통을 대변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잃어버린 것을 찾는다면 우리의 역사와 역할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70여 년 동안 우리의 예절을 잊고 살았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현재 몽골의 젊은이들이 우리만의 예절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몽골을 찾은 외국인을 안내할 때 젊은이들이 우리의 예절을 몸소 실천하고, 그들에게 보여준다면 외국인은 우리의 문화와 예절에 대해 깊이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잘 선행되지 않아 무척 안타깝습니다.
우리 속담에 '다른 나라에서도 몽골인의 예절을 잊지 말아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비록 먼 이국 땅에 와 있기는 하지만 몽골인의 예절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를 갖고 있습니다. 외부적으로 흐르는 기와 우리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기.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이 기에 따라서 우리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좋지 못한 기가 들어 있는 사람은 겉으로 봤을 때도 표가 납니다. 자기 안에 있는 기를 잃어버리고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스님은 여기까지 말씀하시고 스님이 쓰신 책을 나누어주셨다. 그리고, 몽골식 합장하는 법과 경전을 독송하셨다. 경전을 독송하는 동안 몽골에서 가져오신 향을 피우셨다. 녹색의 가루로 되어 있는 향은 피우지 않았는데도 진한 풀향이 풍겨졌다. 몽골에서는 법회에 참여하기 전에 마음을 비우고 정신을 순수하게 하기 위해 향을 피워 손으로 세 번 그 향을 맡는다고 한다.
눈을 감고 기도하는 사람들 속에서 잠깐 눈을 떴을 때 앞쪽에서 피운 향의 연기가 연한 실크가 되어 법당 끝까지 퍼져갔다. 마치 구름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향에서 나온 연기는 쉼 없이 신도들을 향해 나아갔다.
이번 푸레밭스님의 법회를 기점으로 하여 많은 조계사 신도들과 몽골인 신도들간의 우대관계가 형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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