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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성도재일 '지혜의 등' 점등식

  • 입력 2003.11.25
  • 수정 2025.01.15

날씨가 추워지면서 늦게까지 대웅전 앞마당에 앉아 명상하던 신도들이 많이 줄었다. 그러나 이날 대웅전 앞마당에는 다른 때와 달리 많은 신도들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저녁에 사중에서 뵙기 힘든 조계사 모든 스님들도 뵐 수 있었다.

11월 25일 저녁 8시 30분, 대웅전 앞마당에서 조계사 스님들과 신도들이 모인 자리에서 성도재일 '지혜의 등' 점등식이 있었다. 대웅전 앞 회화나무 밑으로 많은 연등들이 가지런히 걸려있었다.

 

점등식은 신도국장 선웅스님의 말씀으로 시작되었다.

 "지금부터 성도재일 '지혜의 등'을 밝히는 점등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어제부터 연등의 불을 밝히기는 했으나, 정식으로 오늘 스님들과 신도들이 모인 자리에서 37일간 등을 밝힐 연등의 점등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시방세계를 밝히는 지혜의 등은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날인 음력 12월 8일까지 밝힐 것입니다. 무명 고통은 사라지고 지혜 광명의 상징인 지혜의 등을 밝힘으로 빛이 어둠을 몰아내듯이 본연의 자세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조계사의 등은 37일간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밝힐 예정입니다."

 

이어서 노전스님의 삼귀의와 반야심경이 있었다. 그후 사중 스님들과 신도들은 한 마음 한 소리로 사부중생의 원력을 심어 "불! 법! 승!"을 외침으로써 지혜의 등은 확연히 밝혀졌다.

 

싯달타 태자는 6년간 계속해 온 고행을 버리고 마갈타국에 이르러 가야성으로 흐르는 니련선(尼蓮禪) 강가에서 목욕하고 수자타로부터 유미죽을 받아 잡수시고 기운을 회복하셨다. 이때, 교진여 등 다섯 도반은 태자가 타락한 것으로 오해하고 태자 곁을 떠나가 버렸다. 홀로 남은 태자는 가야산 앞 보리수나무 아래 길상초를 깔고 앉아서 용맹정진하여 정려사유운심공부(靜廬??運心工?)에 몰두하였다. 이렇게 칠일칠야(七日七?) 끝에 8만4천 마군중을 항복받고 납월 8일 동녘에 떠오르는 샛별을 보고 활연히 대각을 성취하시어 석가모니 부처님이 되셨다. 이날(음력 12월 8일)이 성도일(成道日)이다.

 

이 추운 겨울 온 중생이, 전 세계가 지혜의 빛으로 가득하기를 바라며 신도회 김관음성 수석부회장이 발원문을 낭독했다. 이어 노전스님과 함께 석가모니불 정근을 독송하였다. 등불에 가 닿는 석가모니불 정근은 조심스러웠다. 여러 신도들의 입에서 나온 하얀 입김이 등불을 향해 정진하는 듯했다.

 

이날 주지스님을 대신하여 조계사 총무국장 도림스님의 인사말씀이 있었다.

"반갑습니다. 성도일을 맞아 우리 마음에 등불을 켜는 시간이 영원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중을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무명이 다 밝히는 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발원문에서도 간절한 소원을 담았습니다.

성도재일은 신도들은 하루만 정진하고 등을 켜지만, 산중 스님들께서는 한 달에 최소한 일주일 이상 잠을 자지 않고 철야정진을 합니다. 이는 반야바라밀의 완성, 지혜의 완성을 위해서 고통과 번뇌가 사라진 나무와 같은 이 세상을 가꾸고자하는 것입니다. 등을 밝힘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을 우리 가슴에 심고 나도 또한 세상을 구한다는 원력을 담아 한 걸음 한 걸음 부처님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여러 대중이 등을 밝히니 세상이 더욱 밝혀지는 듯합니다. 부디 구석구석의 작은 등불이 되어, 어렵고 힘든 부분에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정진합시다.

오늘 이렇게 이 자리에서 보니 인도 부다가야에서 탑을 돌며 정진하던 생각이 납니다. 천여 명의 스님과, 천여 명의 불자가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성도의 의미를 새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이 오늘 이 시간과 다름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반야바라밀을 완성하는 의미에서 지혜의 등을 밝혀 스스로의 번뇌를 소멸해가도록 합시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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