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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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활동] 삼가 선심화(김선봉) 보살의 명복을 빕니다.
12월 4일 오후 4시 조계사 신도회 자문위원이자 최고령 신도인 선심화 보살이 95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선심화 보살은 해방 후 20대 후반에 태고사에서 신행활동을 시작해, 공양주보살 등 다양한 소임을 맡아 조계사가 한국불교의 대표사찰로 자리잡는데 큰 이바지를 했으며, 종단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한 근, 현대 한국 불교사의 산 증인이다. 전국 사찰에는 불사를 아끼지 않았고, 많은 스님들의 수행도 도왔다.
불교사의 산증인인 보살은 알려진 일화가 많다. 그중 하나는 왜색화된 불교를 척결한다는 목표로 있었던 불교정화운동 때 일이다. 정화운동으로 대처승과 비구승의 갈등이 생겼으며 그 갈등은 법정 싸움으로까지 비화되었다. 그때 선심화 보살은 재판장에 서서 당당히 비구스님을 위해 증언을 해 현 청정 종단이 있게 하였다.
또한 생전 성격은 곧고 칼 같아, 옳은 일에는 한없이 너그럽지만 그른 일에는 실로 엄해 그 대상이 걸림이 없었다. 보시받은 물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관리했으며, 신도들의 신행활동에 모범이 되도록 모든 일에 솔선수범했다.
아파 자리에 눕기 전까지 천일기도를 봉행하고 대웅전에서 기도와 108배를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신도나 스님들에게 가장 어려운 존재이기도 했단다.
"3- 4년 전까지 90세 나이에도 건강해서 새벽예불부터 저녁예불까지 하루를 조계사에서 보내 이제 그만 자식들의 시봉을 받으라고 했으나 조계사 옆을 떠나지 못하다 몇 년 전 12월 추위가 매서운 날 넘어져 엉덩이뼈를 다친 후로는 누워 지내다 명을 달리 했다"고 유족들이 최근 근황을 전했다.
선심화 보살 장례는 이례적으로 조계사장으로 치른다. 이는 어느 큰스님에 못지 않게 불교계에 큰 일을 한 분이니 모든 절차를 여법하고 장엄하게 하라는 주지 지홍스님의 특별 당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지 스님은 덕명 큰스님과 월하 대종사의 입적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어느 누구 보다 빨리 강북 삼성병원 영안실을 찾았으며 본 기자가 갔던 시간에는 노전 스님과 신도회 사람들이 와서 시다림을 하며 나무 아미타불을 염송하고 있었다.
조계사 장은 유례가 없이 처음이다. 발인을 하는 6일에는 전생을 같이 하였던 조계사에 노제를 지낸 뒤 화장터로 간다. 화장을 한 뒤 유골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뿌려지며 반혼재 때 극락전이 아닌 대웅전에 위패가 안치된다.
한 그루의 나무가 거목이 되기까지 줄기와 잎이 무성해야 하지만 그 보다는 뿌리가 땅 속 깊이 박혀야 한다.
현 조계사가 직할 교구로 종단 대표 사찰로 자리 매김하기까지는 남다른 열의로 조계사를 아낀 선심화 보살 같은 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날 조계사가 있게 평생을 애쓰신 보살님께 감사를 표하며 극락왕생을 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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