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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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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행사] 노인복지센터 자원봉사·후원자 송년회 '좋은 인연'

  • 입력 2003.12.05
  • 수정 2025.01.15

12월 4일 오후 4시. 노인복지 센터 자원봉사, 후원자 송년모임 '좋은 인연'이 노인복지 센터 1층 식당에서 있었다. 이날 조계사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관음법회와 육법법등, 인로왕법등, 청향법등에서 보살님들과 거사님들이 함께 자리를 해주었다.

 

 

노인복지 센터는 지난 2001년 3월부터 3년 동안 서울 특별시로부터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위탁 받아 조계사가 운영하고 있다. 하루 평균 3,000여 명의 어르신이 이용하는 노인복지 센터에는 매일 15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와서 봉사를 하고 있다.

  

노인복지 센터는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뿐 아니라 어르신들의 당당하고 활기찬 모습을 찾아드리기 위하여 많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취미와 고령자취업알선 교육까지 실시하고 있다. 실제 지난 달에는 건강아카데미 4기 중풍예방교실 수료식을 가졌다. 앞으로도 노인복지 센터가 어르신들의 새로운 삶의 활력소를 찾아주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날 노인복지 센터에서 뵌 어르신들은 모두 건강하고 활기차 보였다. 아흔이 넘으신 한 어르신은 20센티정도의 긴 수염을 기르시고, 가죽 자켓에 금 귀걸이를 하셨는데, 환하게 웃으시는 어르신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르신들뿐 아니라 이날 노인복지 센터를 찾은 고등학생과 육십이 넘어서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나오셨다는 분들의 표정은 더 없이 아름다웠다.

 

 센터장 지완스님의 인사말씀이 있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마음을 만드는 소중한 인연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곳이 관심과 애정을 돈독히 하는 곳이 아닌가 합니다.

노인복지 센터는 국내 처음의 자원봉사 센터입니다. 그만큼 젊은 자원봉사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의무가 소중하다고 하겠습니다. 바로 자원봉사야말로 노인복지가 나아가야 할 미래지향적인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여기 계신 분들은 21세기 새 지평을 열어가는 사명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인복지 센터를 서울시로부터 위탁 받아 운영한지 3년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관심과 애정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 지속적으로 부처님께 봉양하는 마음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렇게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이 바로 성숙해져 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요.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시민, 바로 건전한 시민문화를 이끌어가는 데 있습니다. 남을 돕는 일은 결과적으로 나 자신을 돕는 일입니다.”

 

 지완스님은 선한 마음만이 아니라 이제는 전문적 봉사자들이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어서 조계사 주지 지홍스님의 축사가 이어졌다. 스님은 많은 어르신들과 봉사자들 앞에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여기 들어오면서 아름다움이란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아름다움하면 겉 모양의 아름다움만 생각하는데, 여기 오면서 늘 상 생각하는 것은 그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서울노인복지 센터는 세계에서 규모가 큰 시설입니다. 공간의 규모가 큰 것이 아니라 가장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큰 시설인 것입니다. 공간이 비록 협소하지만 이용자가 많고, 운영이 잘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여기 계신 분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잘 운영 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마음으로 인해 바로 이곳이 아름다운 공간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기 있는 조계사는 그런 면에서 이곳을 많이 닮아가야 합니다.

  

 종교라는 것은 이 사회를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종교들을 보면 사회를 위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태된 것입니다. 종교란 우리 인간의 삶 더 나아가 생명의 삶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조계사라는 것이 불교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이 아름다운 모습을 바로 이런 역할을 위해서 존재해야 합니다.

 

 여기 올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꽃을 보면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그 꽃이나 나무 하나만으로는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존재하는 무엇인가가 그 꽃이 살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고 생존하게 하며 향기로울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향기가 우리를 기쁘게 해줍니다. 물, 공기, 공간, 온도… 인간의 손길과 생명들간의 인연관계에서 꽃이 비로소 아름답고 향기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앞 뒤에서 보이는 곳이든 보이지 않는 곳이든 서로 주고 받는 생명의 관계에서 세상도 평화롭고 평등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히려 힘이 없다고 생각하는 바로 여러분이 아무 조건 없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상관없이 동참해 주시는 바로 여러분이 우리 사회의 평등과 평화를 가꾸어가는 분들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고 역사를 써가는 것이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행복하게 나와 더불어 모든 사람이 만들어 나간다 생각으로 느끼면서 축하의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혹시 우리가 이런 아름다운 사회를 가꾸어 나가는데 빠트리거나 소홀하게 놓치고 가는 게 있지 않나 되돌아보고, 새해 우리가 이 아름다운 사회를 가꾸도록 생각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홍스님의 축하말씀이 끝나고 일년동안 노인복지 센터를 찾아와 열심히 봉사하고 후원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조계사 신도들 중에는 관음법회와 신도 방재수 씨, 구자선 씨가 감사장을 받았다.

 

 방재수 씨는 노인복지 센터가 30년 뒤 자신이 쉬어갈 곳이라 생각한다며 소감 인사를 했다. 부모님께 못한 것들이 생각나 한 번, 두 번 오게 된 것이 이제는 오지 못하면 어르신께 죄송스럽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노인복지 센터는 지금 우리 어르신들만의 쉼터가 아니라 먼 훗날 우리가 쉬어갈 곳, 우리가 찾아갈 곳이기도 하다. 지금 이순간에도 노인복지 센터에서 열심히 자원봉사를 하고 계신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에게 깊이 감사 드린다.

 

 

* 서울노인복지센터 홈페이지 : www.swcs.or.kr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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