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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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서옹 큰스님 다비식
"큰스님, 불 들어갑니다!"
"큰스님, 불 들어갑니다!"
"큰스님....."
1만여 사부대중의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정근과 추모하는 염불이 백암산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큰 스님께서는 한줌의 재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계와 다른 세상 밖으로 떠나고 계셨다.
"살았습니까? 죽었습니까?
살았다면 그림자 없는 나무를 불 가운데 심는 일이요
죽었다면 살아 움직이는 영봉보검(靈鋒寶劍)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렇게 분명하고 역력한 무위진인(無位眞人)은
태어나도 생(生)을 따르지 않고 죽어도 사(死)를 따르지 않습니다."
대한 불교 조계종 종정 법전 큰스님 법어로
제5대 종정 서옹당 상순尙純대종사 영결식이
백양사에서 12월 19일 오전 11시에 거행되었다.
암석이 모두 흰색이라 그 이름을 백암(白巖)이라 전해 내려왔던 인연처럼, 서옹 큰스님 영결식과 다비식 내내 하염없이 내렸던 눈으로 맑고 깨끗한 가운데, 영결식은 다섯 번 타종하는 명종 의식을 시작으로 삼귀의, 영결 법요, 행장 소개, 추도 입정, 총무원장 영결사, 종정예하 법어, 원로의장 추도사, 조계종 중앙신도회장과 각계 인사의 조사낭독, 헌화 및 분향, 문도 대표 인사 등의 순으로 1시간 30여분 동안 엄숙하게 봉행되었다.
영결식이 끝난 후 사부대중들은 흰색, 청색, 황색, 적색, 녹색 등으로 꾸며진 200여 기의 만장 뒤를 이었고, 석가모니 독경과 염송으로 큰스님의 마지막 이승길을 함께 하고자 하는 스님들의 행렬도 만장 뒤로 두손을 합장한 채 24명의 전국 선방수좌들이 짊어진 큰스님 법구가 모셔진 상여와 함께 연화대까지 큰스님 가시는 길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산문에서 바라보는 연화대 가는 길에 울려 퍼진 석가모니불 정근 소리는 산사의 수행자들과 사부대중인 우리들에게 마음 속 때를 씻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고 있었다.
연화대 뒤로 펼쳐진 산봉우리는 이미 백설로 뒤덮힌 기이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큰스님 마지막 가는 길을 더 장엄하게 보여주었고 연화대는 휘날리던 흰꽃 눈송이와 더불어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는 연꽃으로 꾸며졌다.
거화 신호로 다비식에 동참한 많은 사부대중이 '불법승' 삼보를 부르며 장의위원회 스님들이 "큰스님, 불 들어갑니다!"라는 소리와 함께 스님들이 솜방망이에 불을 붙이자 높이 3m, 길이 3m 연화대는 불길에 휩싸였다.
질곡의 삶 속에서 허우적대며 까맣게 정진 수행을 잊고 살았던 이 땅의 사부대중에게 큰스님께서는 '참사람 결사'를 제창하며 중생들에게 큰 빛이 되어주셨다.
2년전 온화한 미소로 "탈옥수가 탈옥하여 간수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뛰어가듯 공부도 그렇게 하여야 한다."며 따뜻한 손으로 잡아 주셨던 큰스님...
"부드러운 음성과 온화한 미소가 사라져도
참사람 결사로 메아리쳤던 그 향기는
눈 송이와 함께 저 마음 속에 담아 두겠습니다.
큰스님 가신 그 길 생생하게 기억하여 잊지 않겠습니다.
큰스님은 떠나셨지만 스님에 대한 기억과 생각은
제 마음에 자비로 남겨 두겠습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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