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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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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나를 찾는, 그리움의 노래

  • 입력 2003.12.21
  • 수정 2025.01.15

 

 오늘 이렇게 정업을 닦도록 법자리를 준비해 주신 지홍 스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한 생각을 일으키시며, '옳다, 나도 한번 성불해보자' 하는 서원이 담긴 박수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올해는 많은 선지식들이 열반에 드셨습니다. 그 중 청화 스님은 제가 지리산 실상사 주지로 있을 때 그 절 암자인 백장암에 계셨는데 어려운 일 있으면 지도 받기도 했습니다. 그 스님의 법문 가운데 '그리움의 노래' 라는 것을 만들어 그리워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운 정, 그리워 할 상대가 없을 때는 그리워하는 너도 없다. 그래서 상대도 없고 너도 없는 거기가 본래 면목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얼마전 눈발 속에 영결식을 치른 서옹 스님은 봉황사 조실로 계셨고, 제가 옛날에 살던 운달산 김용사 주지 스님도 맡으신 적이 있습니다. 그 스님께서 던지신 일구는 '깨달은 부처님은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큰소리입니다.

 

  불교를 깨달음의 종교라 하는데 스님께서는 '깨달은 부처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럼 뭐냐? '본래 면목'이다. '정만 끊으면 극락'이다. 이것은 우리가 본래의 뿌리로 삼지 않고 그리움 속에서만, 사랑 속에서만, 아는 것만 가지고 부처가 되었다는 것은 불교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직지가 조실로 계시는 관응 스님의 말씀은 이렇습니다. '보통 모든 사람들이 각자 마음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거짓이다'. 마음이라는 거기는 너와 내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내 마음이 하나 있다고 착각 하지만 그 마음이 하나 있는 것은 중생과 부처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실제 여러분 본래 면목의 마음 그 자리에는 너와 내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잘못됐다, 잘됐다 하는 부처와 중생놀음으로 사는 것을 끝내고 잘못되고 잘되고, 알고 모르고를 떠나 너도 없고 나도 보낸 그 자리로 가는 것입니다. 중업대중 이라는 것은 바로 그 자리입니다. 바로 그 자리요. 너도 보내고 보내는 나도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없는 상태에서 허공과 같이 사는 것이다.

  밥 먹기 전에 뭐 먹습니까? 숨 쉬지요. 밥 보다 중요한 것은 공기 즉 바람입니다. 사람은 숨을 쉬며 살고 지구는 바람이 잘못되면 불타버립니다. 허공 속에서 지구를 받쳐주고 있는 힘은 바람입니다. 바람은 어떻게 존재하느냐? 구름에 의해서 존재하고 구름에 의해 지구라는 땅덩이가 존재하고 또한 땅덩이는 물을 못 먹으면 죽는 것입니다. 세상의 이치는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사랑하라, 그러면 상대의 얼굴에 내 마음이 비칩니다. 그리고 상대가 가고 나 혼자 남았다는 것을 잠재의식이라는데 그 잠재의식인 나 자체도 꿈속에 들어가보면 꿈속에서는 무의식이 됩니다. 무의식을 깨닫는 것을 오매가 일여(寤寐一?) 했다 하는데 오매가 일여했다는 그것도 성불이 아닙니다.

 

  참선의 방법으로 종단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 뭣꼬?' 하는 간화선(看話禪)과, 너하고는 거래가 없다하며 자복에 앉아 일어나는 생각을 없다하는 묵조선(默照禪)이 있습니다. 간화선은 있다고 하는 것으로 공부한다면 묵조선은 없다는 것으로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청화스님께서는 있고 없고를 떠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염불이라고 했습니다.

  경전을 보려면 불을 켜야 하는데 이것은 자다가고 할 수 있고, 옷을 입으면서, 밥 먹으면서, 장사하면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공부를 제일 잘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이기에 염불이란 간화선에 화두를 대는 것과 같고 묵조선의 모든 것을 없애는 것과 같은 그런 두 가지를 원용하여 공부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청화 스님의 '그리움의 노래'를 여러분과 함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생도 놓고, 부처되는 것도 놓고 나의 본래 면목인 자성청정장(自???藏)으로 가는 여행을 떠나게 되겠습니다.

 

  "이 마음과 이 몸 바쳐 부처님께 귀의하고 삼귀의와 오계 받아 진리터전 일구오리.

  삼보님은 자비의 배, 고통바다 건네주네.

  한 조각의 향 사루어 부처님께 절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고통바다 건네주는 부처님의 배는 부처님, 법, 스님에 귀의하는 삼귀의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럼 그 배의 움직이는 연료는 오계입니다.

  살생 말라, 도둑질 말라, 사음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그런데 다섯째 술 먹지 말라는 계는 요새 스님들이 고쳐서 게으르지 말라고 합니다.

 

  그럼 나를 따라 해보십시오.

 

  "나무불타야. 나무달마야. 나무승가야."

 

  이제 여러분은 부처님과 법과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과 법은 같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부처님도 하나의 인격자로 말하는데 아닙니다.

  부처님과 법이 왜 같냐하면 불이라 하면 깨달음이고 깨달음은 중도입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진리를 연기라 하면 이 연기란 불생불멸로 가는 길을 제시했어요. 그래서 실천수행이지 목적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것을 잘 아시고 스승은 꽃과 열매를 열게 할 씨앗을 마음 밭에 심는 슬기와 노력을 일러주는 사람을 스승이라 합니다. 그래서 서옹 스님은 "참사람이 아니면 법문하지 말라. 참사람만이 법문을 할 수 있다. 정인이 사법을 설해도 그 법은 정법이 되고, 잘못된 사람이 정법을 설하면 그 법은 사법이 된다" 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은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에 왔으니 여기 오신 큰스님들은 참사람이라고 해야겠지요?

  '잘 왔다. 내가 인연 잘 지었다' 는 여러분들 기쁨의 박수를 치십시오.

 

  "살생참회, 자비성취, 투도참회, 이행성취, 사음참회, 적멸성취, 망어참회, 정어성취"

 

  이러한 공부를 해 나갈 때 너와 내가 없는, 상대가 끊어진 절대에서 무의, 하나도 없는 본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십시오.

 

  "마음 속에 번뇌 일고 맑은 생각 흐려지면 삼계도사 사생자부 부처님을 생각하고,

  나쁜 친구 다가오면 그 사람을 허물 말고 팔만사천 참된 진리 가르침을 생각하세. 나무아미타불."

 

  그러니 나쁜 친구가 다가오나 또는 그런 허물 있는 사람의 허물을 이야기하지 말고 제도해 구원해주는 도를 닦아라.

 

  "자비심이 사라지고 욕망 질투 일어나면 열반을 향해 나아가는 스님들을 생각하라.

 고난 속에 있더라도 삼보님과 함께 하면 고통번뇌 사라지고 기쁨 충만하니 흙탕물에 마니보주 탁한물이 정화되듯 산란심에 염불하면 흐린 마음이 맑아진다. 

 이 마음이 부처이고 마음 밖에 부처 없어 정업대중 동참하여 염불선을 닦아보세.

 염불하는 주인공이 부처님의 진여실상, 염불하는 정진 속에 자성 청정이 나타나니 세간 속에 염불행자 이 세상의 꽃이 되고, 염불삼매 얻게 되면 일체불법 성취되네.

 아미타불 염불할 때 근심걱정 사라지고 무명 마음 밝아지니 극락 세계가 여기더라.

 백팔염주 일백만번 고뇌 구름을 벗겨지고 염불공덕 도탁 되어 극락세계 장엄하네.

 저 허공에 달 밝으면 강물마다 달 그림자, 중생마음 정화되면 부처 마음이 나타나네.

 참성품을 공경하고 무명업장을 굴복시켜 모든 이웃을 공경하며 염불선에 실천하세.

 중생 마음 깊은 곳에 아미타불 계신다네. 중생마음 부처마음 본래 둘이 아니라서 인과 마음 서로 응해 염불삼매를 성취하면 일체 병고 소멸되고 일체 행복이 성취되네.

 바다 물로 목욕하면 모든 냇물을 사용했고 아미타불 염불하니 일체 공덕이 삼체이네.

 염불공덕이 나타나면 아미타불 함께 가니 걸음마다 연꽃 되고 연꽃 마다 아미타불.

 앉고 서고 가고 눕고 아미타불 잊지 않아 생각 생각 간절하여 한덩어리 불꽃 되면 일어나고 사라지는 생멸심이 사라지고 아미타불 그대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리.

 결가부좌 좌선 자세 모든 질병을 파괴하고 우뚝하니 앉은 모습 부처 형상 다름없네.

 피곤함도 멀리 가고 일체 마군이 달아나니 오직 정좌 아미타불 대안락의 법문일세.

 참선 염불을 함께 하면 부처님도 환희하여 금생에는 스승되고 다음 생에는 성불하니 염불수행이 진실하면 적정 광명이 나타나고 과거 미래 현재 동참 법대 연기가 이 아닌가.

 참선 염불 안 닦으면 의지할 때 하나 없어. 중원 경계가 나타나면 업보따라 윤회길로.

 아미타불 화두 삼아 자나깨나 쉬지 않으면 분별심이 끊어지고 온세계가 청정하네.

 화두타파 견성성불 간화선의 수행법과 공중 요수 집안타자 묵조선의 가르침과 본래부처 그리운 마음 염불선의 수행방법 최상성선 삼종선법 성품마다 닦아보세.

 이 뭣꼬? 이 뭣꼬?  이 뭣꼬?  무(無), 無, 無, 나무아미타불. 마하반야바라밀."

 

  앞으로 조계사에서 현대불교와 합작으로 중국 선원에 있는 스님들 모시고 간화선에 대한 발표로 법회를 열 것입니다. 여러분도 참석하면서 간화선에 대한 철저한 수행정진 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종단에서는 간화선을 주장하지만, 가외로 묵조선은 자리에 앉아 모든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야구방망이로 공을 때리듯 없애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 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화두를 들고 '이 뭣꼬?' 들고 찾아가는 간화선이나, 없애면서 찾아가는 묵조선이나 거기서 나타나는 것은 본래 면목이다. 거기에는 부처와 중생이 없다는 것입니다.

 

  요새 어느 신도분은 이런 질문을 합니다. "요즘 온통 영어를 쓰니까 극락도 영어로 쓰였을지 모르니 그 영어이름 좀 가르쳐 주십시오?"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이, "극락 세계에는 문자가 없다. 문자란 서로 소통하려고 있는 것인데 극락세계는 상하, 좌우 앞 뒤, 시간도 없습니다."

 

  그래서 법문하고 끝에 나무아미타불하는 뜻은 지금 내 살림 밑천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미타불 무량수 무량광의 한량 없는 세월 속에 오늘 들은 이 법문이 내 살림에 밑천이 되어주십시오 하는 뜻에서 아미타불 하는 것입니다.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예요.  

 

  여기 계신 영가님도 잘 들으십시오. 영가님이 가지고 있는 알음알이의 그 정을 놓아야 극락세계가 되지 그걸 가지고는 극락세계에 못 갑니다. 

 

  제가 읽은 이 이야기는 고통의 바다를 건너간 배입니다. 이 배가 고통의 바다를 건너가려면 다른 필요 없고 하얀 백지만 있으면 됩니다. 여러분들이 새해 되어 일기장을 사면 글자 하나 없잖아요. 거기에 어떤 것을 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요새 감기도 안 걸리려면 손을 씻어야됩니다. 손을 씻으라는 것은 세균을 없애라는 것도 있지만 나쁜 돈을 받지 말고 음흉한 사람과 손 잡지 말아라. 잡으면 배탈납니다. 죄를 지었으면 들어와 손을 씻어야하고요.

  그렇게 불교는 쉬운 것입니다. 손 함부로 잡지 말고, 주는 거 함부로 받지 말고, 세균 뭍은 것 씻어내고, 그러면 감기 안 걸리고 건강하고 아무리 무서운 법이 있어도 나와는 상관없게 됩니다. 그물을 지나가는 바람이나 물처럼 아무 거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들이 그 사람한테 머뭇거린 나를 미워하는 후회는 하지 마시고, 여러분은 사랑 밖에 모르는 참 사랑의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원이차공덕 보급어일체 아등여중생 당생극락국 돈견무량수 개공성불도"

 

  행복하십시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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