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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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선원장초청대법회 세번째 ~ 대원스님
ㅡ불기2548년2월22일 선원장초청대법회(3) 대원스님법문
“사부대중은 아시겠습니까! 이 산승이 학림사 오등선원 방에서 한 걸음 나오기 이전에 이미 모든 법문을 다 마친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사부대중께서도 집에서 한 걸음 내딛기 이전에 이미 법문을 다 들어 마친 것입니다. 지금 제가 이렇게 말씀드린 것 자체도 크게 기특한 것이 못됩니다. 하물며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여러분의 인격에 먹칠을 하는 것입니다. 저 자신도 그 허물을 면치 못합니다. 저는 한 글귀도 여러분에게 드릴 말이 없습니다. 또 여러분들은 한 글귀도 들어야 할 말이 없습니다. 만일 제가 드려야 할 말이 있고 여러분들이 들어야 할 말이 있다고 한다면 진흙바닥에서 뒹구는 격이라. 그것을 여러분들은 바로 보아야 합니다.”
22일, ‘선원장 초청대법회’의 세 번째 법회인 학림사 오등선원 조실 대원 큰스님의 ‘선과 깨달음’을 주제로 한 법문은 우렁찬 일갈로 시작되었다. 대웅전을 가득 메우고 마당을 가득 메운 사부대중을 향한 큰스님의 일갈은 계속되었다.
“어떤 것이 선이냐? 찬풍음로라, 바람을 먹고 이슬을 마신다. 어떤 것이 깨달음이냐? 석인이 정오에 타삼경인데 산고수심백화향, 돌사람이 낮 정오에 밤 삼경의 종을 치니 산은 높고 물은 깊고 백 가지 꽃향기로다.”
“선이 아닌 것이 없다 해도 선은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범부선이나 소승선은 영원한 것이 아니며 참 공부가 아닙니다. 최상승선이 바로 여래선이고 조사선입니다. 여래선, 조사선은 깨치고 안 깨치고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래 대각자리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여래의 대각자리를 보여주고 바로 보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향하고 추구하는 것은 ‘행복’입니다. 그러면 어떤 것이 행복인가? 행복이란 편안함입니다. 바로 ‘안심입명처安心立命處’, 마음의 편안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한 생각, 나는 무엇인가를 알 때 영원한 안심입명처를 얻는 것입니다.”
“이 공부는 절대적으로 믿음이 필요합니다. 믿음이 극치에 달하면 바로 깨닫는 것입니다. 법문이란 철저한 믿음을 가지고 다 비워버리고 듣는 것입니다. 모든 살림살이를 놓아버리고 비워버리고 여러분 본래면목을 깨달으십시오.”
법회 한 시간 전부터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던 법당 안은 12시 30분, 법회가 끝날 때까지 큰스님의 한 말씀 한 말씀 놓칠새라 미동도 없었고, 몸과 마음을 다하여 법문을 듣는 모습이 역력했다.
자신을 40대라고만 밝힌 어느 거사님은 “불교신자는 아니나 평소에 호흡이나 명상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불교의 선은 건강이나 개인의 차원을 넘어 깨달음의 길을 보여주는 것이라 놀라웠다.”고 말한다. 그동안 큰스님 법문을 빼곡히 적어놓은 노트와 법회 소개와 일정이 나와있는 신문 기사를 스크랩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매주 일요일마다 충남 논산에서 새벽 5시 50분 기차를 타고 조계사에 온다는 관보 거사님(47세)은 불교에 입문한 지 이제 8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알아도 좋고 몰라도 좋다는 생각으로 참석했는데, 큰스님의 법문을 직접 듣는 기쁨이 너무 크다며 남은 법회에도 모두 참석할 수 있기를 발원했다고 한다.
법당 안은 여전히 한기가 돌았다. 그러나 이미 그 한기는 따뜻한 생명의 기운을 품고 있었고 법당 밖은 환한 봄빛이 완연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얼굴이 편안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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