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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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선원장초청대법회 네번째 ~ 함주스님
선원장 초청 대법회 네번째 법회가 3월 7일 거행되었다. 오늘 법문 주제는 '마음은 무엇인가'이며 법사 스님은 법주사 총지 선원장인 함주스님이었다. 함주스님은 전국 선원 수좌회 상임 대표를 맡아 '조계종 수행지침서(가칭)' 발간에 힘을 써, 선풍 진작에 앞장을 서고 있다. 은사는 금오스님이며 본사는 법주사, 법랍은 45년이다.
2, 3일간 폭설로 인해 교통이 마비되자 스님이 눈길을 걸어 와 해준 법문이기에 이 날 법회가 다른 주에 비해 더욱 값졌다.
함주 스님은 '마음은 커다란 힘이다'라고 마음의 정의를 내린 뒤 법문을 시작하였다.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란 말을 아시죠. 마음의 조작에 따라 색이 이루어지고 세계가 생깁니다. 새가 울면 개개인의 감정에 따라 운다, 슬프다, 기쁘다 라고 합니다. 새소리를 참으로 바르게 들으려면 자기 감성을 놓고 소리에 임하면 참 새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마음에 따라 조작되어 세계가 생깁니다. 허망한 망각의 삶을 살기 때문에 본래 내 능력, 무한한 힘을 잊고 삽니다. 본래 내 능력을 다시 내 것으로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합니다.
스님은 간화선을 해야하는 이유로
"마음을 찾고자 수행해야 하는 것이 공부다. 공부하는 길은 인연법에 따라 여럿이며 근기에 따라 다르다. 화두를 들고 하는 간화선을 해야 바른 길을 갈 수 있다. 이 길은 하기 쉽고 열심히 하면 높은 성취를 얻을 수 있다. "라고 하였다.
또 부처님 법은 최상승인이 아니면 감내하기 힘들기에 참선을 하기 전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대인격을 들었다.
"대인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진실하고 순수하고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또 마음이 편해야 모든 것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물을 먹어도 뱀은 독을 만들고 소는 젖을 만드니 중생의 업을 단절하는 고행이 전제가 된 수행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대자연인, 대도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대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대각오를 가지고 수행에 임해야 한다고 한 뒤, 대각오로 대분심과 대발심 그리고 용맹심을 들었다.
"업에 흔들린 삶을 살아온 것이 억울하고 분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뼈저린 변화를 하려는 대분심이 있어야 합니다. 또 발심을 알아야 합니다. 죽음의 길도 업연에 따라 사자가 데리러 오고, 천사가 인도하기도 합니다. 허망한 마음과 생각을 알고 커다란 힘이 있음을 알았으니 본래 힘을 회복해야겠다는 대발심이 있어야 합니다. 하기 싫고 짜증이 나면 마음이 안정이 안돼 공부가 안됩니다. 그러니 대용맹심을 내어 고행을 해야 합니다."
스님은 오늘 인연이 참 공부를 할 수 있는 인연이길 바란다라는 말로 법문을 마쳤다.
뒤이어진 질문에서 함주 스님은 염불선이란 말은 옳지 않다며,
"염불은 간절히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으로 관법입니다. 모든 것은 길이 있으니, 부처님을 생각하고 염불을 해야지 화두를 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따라서 염불선은 아닙니다."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다 잡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부귀 영화를 얻는 세속의 고시공부에도 밤잠을 안 잡니다. 그래도 붙을 지 떨어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공부는 열심히 하면 됩니다. 무한한 힘을 얻을 수 있는 이 공부에 나태심이 있을 수 없습니다"라며 업연에 끊지 못하고 방일한 삶을 사는 대중에게 경각의 일타을 가했다.
폭설과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0여명의 대중들이 대웅전, 극락전 그리고 앞마당을 가득 메웠다. 매서운 추위와 따스한 봄볕이 함께 공존한 날씨 속에서 법회가 거행되었다. 앞마당에는 녹지 않은 눈이 쌓여 있는데 대웅전 처마 밑 고드름은 봄볕에 녹고 있었다.
이는 오늘의 날씨일 뿐 아니라 법회의 정경이기도 했다. 한기가 가득한 대웅전과 늦추위가 매서운 앞마당, 법을 설하러 눈길을 헤쳐 걸어오신 스님의 용맹심과 냉기가 올라오는 바닥에 앉아 법을 듣는 신도들의 발심, 그리고 기어코 오늘은 깨치고야 말리라는 분심.
봄볕보다 더 뜨거운 공부에 대한 열정이 있기에 오늘 조계사 경내의 늦추위도 녹였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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