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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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법회 <종교 화합이 희망이다>
2004년 7월 17일 제헌절에 열리게 된 조계사 청년회의 희망법회는 다른 종교를 이해하기 위한 화합의 자리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사무총장(변진홍 교수~성공회대)을 초빙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는 1965년 서울에서 6개 종단(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의 지도자들이 모여 대화모임을 갖기 시작했으며 그 후 '한국종교인협회'를 거쳐 1986년 3차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서울총회 개최를 계기로 국제종교기구와 유대 관계를 갖는 현재의 조직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현실에서의 희망이란 나에게, 가족에게 어려움이 닥쳤거나 필요할 때에 종교에 의지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우리에게 새로운 삶을 제시해 준다. 이러한 깨달음의 순간에 출발해도 늦은 것이 아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희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눈에 보이는 결실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결실까지도 얻게 되는 것이 종교의 힘, 불교의 힘이다. 저는 종교가 천주교이며 신학대학을 졸업했으므로 불교에 대하여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원효 사상에 대한 강의를 감명 깊게 들었다.”라고 하시면서 그러한 맥락에서 볼 때에 이웃종교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했다.
종교와 희망은 처음 출발은 나를 위해서 갖는 것이지만 그 결실이 나를 비롯하여 남에게 주어질 수 있게 개방할 때에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나만의 희망이란, 물이 고여서 썩어가는 것과 같은 것으로서 내가 희망을 갖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며 나아가서 모두가 함께 밭을 갈고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기복신앙은 자신에게만 그치기 쉽지만 이것이 출발점이 되어 중생에게 나누어지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했다. 물에 씻기고 다듬어져서 무늬를 갖는 돌이 되듯이 이러한 삶의 무늬들이 희망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종교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종교가 정치, 문화, 역사와 함께 이루어졌다. 왕권보다 우월했으나 종교에 대한 왕권의 도전에 의해 세력이 많이 약화되었다. 종교와 종교문화는 모든 포괄적인 것을 내포하고 있다. 서양문명으로서의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이 있다면 동양문명으로서의 불교와 유교가 대변된다.”라고 말씀하셨다.
20세기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에서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가게 됐다. 앞으로는 이슬람과 결합한 불교가 기독교와 대립하게 되는 종교 이데올로기가 올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으며 이는 종교적 충돌로 갈 것이라고 했다. 이슬람과 동양, 특히 중국을 견제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이러한 도전을 막기 위한 위기론이 서구지식층들의 인식에 깔려 있다고 한다.
동양문명이 서양보다 낙후된 것이 아님을 강조했으며 문명충돌이 아닌 문명공존의 시대로 가야 하듯이 종교 충돌이 아닌 종교 공존이 필요하며 이제 그 시점에 와 있다고 했다. 또한 종교의 근본자세는 자기참회이며 이 참회가 빠진 것은 사상누각처럼 진실의 탑을 쌓기 어렵다고 한다. 내가 참회함으로서 그가 변화될 수 있도록 그 원인을 제공하는 것을 말하며 내가 남을 용서하고자 함에 있어서 나를 참회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제는 종교의 깊이와 정체성에 대한 각성이 요구된다고 했다. 종교청년평화캠프라는 종교수련회가 있는데 개신교, 천주교, 불교, 천도교 등 나와 다른 종교와의 만남에서 오는 다름이 아름다운 캠프라고 했다. 종교평화캠프는 서로의 종교에 대한 이해와 단어의 미묘한 차이인 타종교란 단어에서 다른 종교라는 표현으로 변화시켰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종교에 대한 이탈을 우려했으나 오히려 자신의 종교에 대한 자기성찰과 반성, 공부의 필요성을 불러오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서로간의 대화 및 순례프로그램의 운영으로 각 종교의 성지를 순례하면서 상당히 배타적이고 이질화되었던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사회가 열린사회로 갈수록 종교도 열린 종교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종교의 대화는 대화냐 죽음이냐의 중대성을 띄고 있으며 대화가 되지 않으면 죽음뿐이며 모두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내가 입은 옷과 내가 차린 식탁에서 내가 만든 것이 하나도 없듯이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길러지고 생겨났기 때문이다. 서로 문을 열지 않으면 죽음뿐이며 함께 살아가는 길은 상생뿐인 것이다. 이라크 전쟁이 석유, 정치, 종교적 의미 등 많은 것을 내포하듯이 이는 그들의 세계를 장악하고자 하는 욕심과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대화로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마음을 열어야 진정한 의미의 대화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요즘 들어 사찰의 방화사건이나 교회의 방화사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각 종교 관련 신문사에서 기사를 쓰기 전, 상대 종교와 기사에 대한 의견 교환과 상생의 길을 찾아야 더 큰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협력의 바탕 위에서 토론의 장이 마련되어 사건이 터졌을 시에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정치는 갈수록 희망이 없으므로 이제는 문화적인 코드의 바탕 위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내 탓이오.’라는 자기참회의 종교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신앙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야 진정한 종교인이며 나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개발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무너지고 쇠퇴한다. 공존의 가치, 공존의 이해가 필요하다. 희망과 함께 마주보며 협력과 평화를 이루는 기점에서 청년들이 많은 기여를 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띄우며 강의를 마쳤다.
장마철을 대변하듯 조계사 대웅전을 나서니 빗방울은 여지없이 굵고 힘차게 내렸다. 이 비로 인하여 산하대지가 모두 부처님의 품처럼 내일을 위한 단단한 발판이 되는 생명수가 되기를 바라며 오는 장대비를 바라봤다.
현재, 서울시 봉헌 발언으로 한창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시장(이명박)에게 종교적 상생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 이렇듯 이기적인 발상으로 자신과 자신의 종교에 흠집을 내어 멸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파악하여 함께 가는 종교 발전의 길을 모색하도록....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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