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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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으로 가기위한 길 ‘간화선’
(기획특집) 한국불교, 미래를 듣는다.
여는 마당의 두 번째 이야기-불교의 깨달음/수불스님 편(안국선원 이사장)
겨울은 이미 봄을 잉태하였고 봄이 오니 저절로 새싹이 움튼다네.
이는 동군이 천기를 누설한 것도 아니요,
때가 되니 풍요로운 햇살이 쏟아질 뿐이다.
- 수불스님 법문 中
우리는 사회가 갈수록 삭막해진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봄날은 올 것인가? 이러한 사회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주는데 종교만한 것이 없다고 본다. 그동안 불교는 젊은 종교인을 끌어들일만한 계기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학교와 직장생활에 바쁜 젊은이들은 어렵기 만한 불교를 생각할 틈이 없다고 변명하면서 세상이 삭막하고 잔인하다고 투정부리곤 한다.
햇살이 따사로운 봄날, 세상에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한 분의 선지식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법문을 하였다. 지난 20일, 매주 일요일 11시부터 시작하는 기획특집 ‘한국불교 미래를 듣는다’의 두 번째 이야기, 깨달음으로 가기 위한 여러 노력 가운데 ‘간화선’에 대한 법문을 들었다. 안국선원의 이사장인 수불스님은 간화선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스님이다. 이날 불교신문사 향덕스님과 조계사 주지인 원담스님을 비롯하여 천 여 명의 스님과 신도들이 대웅전과 앞마당을 가득 메우며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하였다.
불교는 깨달음으로 가기 위한 종교이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많은 선지식들은 평생을 공부하며 깨달음으로 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위한 믿음(수행)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깨달음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지향점과 방법이 궁금할 것이다.
수불스님은 “세상에는 종교적인 눈과 상식적인 눈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 차이를 알지 못하면 종교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상식적인 눈으로는 밝음이 어둠을 비추지만, 종교적인 눈은 밝음도 어둠도 비출 수 있어 더 밝아진다.”고 말한다. “상식적인 눈만 가지고 양쪽을 다 이해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종교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종교를 위한 종교인은 광신자”라 못 박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믿는 북방 불교의 역사적 배경을 보자. 북방 불교가 전파된 지역은 참선과 같은 선수행을 하기에는 의식주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았다. 생활인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수행만 하는 것은 자칫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었다.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는 정신(종교)과 물질(사회)을 함께하는 수레바퀴가 있어야 나아갈 수 있다.” 따라서 일과 수행을 병행하는 현실적 입장에서 제기된 수행법이 바로 간화선(看話禪)이다.
간화선은 ‘이 뭐꼬’로 함축된 화두를 근거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수불스님은 하지만 “화두를 위해 억지로 의심하는 것은 죽은 공부”라고 경고하고 있다.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사구화두(억지로 의심)가 아닌 활구화두(의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의심-눈앞에 당면한 문제)를 가지고 바람직한 선지식과 도반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입으로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채득하여 증명하며, 현실 속에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간화선이라는 것이다.
초심자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수불스님의 법문에서 스님은 “화두는 한번 들고나면 끝나는 것이며 자꾸만 계속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풍속에 관계없이 누구나가 일하면서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간화선”이는 스님의 법문은 비교적 선지식만의 것으로 인식되던 화두를 한번 제대로 해 보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 법문이었다.
한국불교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시절부터 불교를 공부하고 좋아하는 신자가 있어야 한다. 예전에 아들을 낳게 해달라며 부처님 코를 만지며 빌던 기복신앙에서 한 걸음 나아가, 생활인으로 할 수밖에 없는 고민에 불교의 수행법이 그 고민을 더 가볍게 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회에서 불교의 역할이 커질 것이며, 이것이 한국불교의 미래를 밝히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서 다음 법회를 기대해 본다.
‘불교의 깨달음’ 수불스님 동영상 보러가기 클릭!
※ 다음 법회는 27일(일) 오전 11시부터 수행의 마당을 여는 법회로 ‘계율의 의미’에 대해서 지현스님(송광사 율원장)을 초청하여 진행할 예정입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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