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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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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둘이 아니고 하나인 것을....

  • 입력 2006.08.29
  • 수정 2025.01.09

2006년 8월 24일 (음 윤7월 1일)초하루 법회가 있었다.

주지 원담 스님의 초하루 법회는 무더운 날씨임에도 조계사 법당과 도량 가득 신도들로 꽉 찼다.

 

스님께서는 “마지막 더위지요? 올처럼 무더운 해에 피서들 다녀오셨는가?”물으시며 조계사는 기도도량으로 명당이나 물이 부족한데 사주에 물이 많으신 원담스님과의 좋은 인연으로 모든 일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우리 신도님들 얼굴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시며 물에 대한 이야기로 법문을 시작하셨다.

 

시간이 나면 여름철에 가곤 하는 제주도 절에 휴가를 다녀왔다고 하신다.

 

“바닷가에 가까이 있는 절로 돌담을 끼고 돌면 바로 바다인지라 낮에는 풍덩 바다로 뛰어들어 수영도 하고 저녁이면 해가 지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고 고요하여 그것을 낙으로 하던 곳이었는데 몇 년 전 여름에 갔더니 태풍이 와서 파도가 치기 시작하자 도량까지 물이 튕겨져 들어와 이틀간 해일과 집채 만 한 파도를 보며 공포를 느끼게 되었다”고 하신다.

 

“언제나 조용하고 아름답게 낙으로  느꼈던 바닷물이  성난 야수처럼 파도로 닥쳐오는 것을 보고는 공포를 느끼게 된 것이다." 생각해 보면 조용하고 아름다운 바닷물이나 성난 파도를 밀고 오는 바닷물이나 그 물이 두 가지가 아니고 한 가지 똑같은 물인데 고요할 때는 낙이요 성낼 때는 공포인 것을.... 우리의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내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하면 주변 사람에게 해맑은 웃음처럼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고 내 마음 안에 파도치는 물처럼 바람 불고 시끄럽고 늘 삶에 부대끼고 헐떡거릴 때는 남에게 어려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금강경에 보면

수보리가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되려고 하면 깨달은 마음을 어떻게 머물며 번뇌의 마음을 어떻게 항복받아야 하나?” 질문하니 부처께서 답변하시길 “항복 받으면 머무르는 길을 찾아 간다”고 길을 가르쳐 주셨다.

 

항복 받는 방법은 모든 경전에 나와 있는 말씀이지만 다 배우려고 하고 다 알려고 해도 좋은 스승 만나기도 어렵고 근기도 부족하여 알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굉장히 쉬운 한 가지만 알고 할 줄 알면 부처의 길로 가고 못하면 중생으로 남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쉬어라”이다. 이 얼마나 간단한가?

 

마음안의 모든 욕심과 형상을 모두 놓으라고 수많은 경전에서 광대하게 설명해도 이해를 못한다. 그러나 간단하게 이것저것 넣은 비빔밥처럼 뭉뚱그려서 마음 쉬는 훈련을 하게 되면 점점 부처님께 가는 길이 되는 것이다.

 

“놓아라, 쉬어라”해서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항상 고요하게 맑게 깨어 있으면 되는 것이다

 

훈련을 통해 자기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고 파도치는 마음속 파도의 높이를 높게 낮게 조절할 수 있는 수행이 따랐을 때 해인삼매에 들 수가 있는 것이다. 그 마음안의 바닥까지 볼 수가 있는 것이다. 파도치는 마음이나 고요한 바닥까지 보는 마음의 주체는 바로 자신인 것이다.

 

자기 전에나 깨어나서나 날마다 세수를 하는 것처럼 쉬고, 놓고 하는 수행으로 마음의 때를 늘 닦아내야 한다.

 

항상 기도하고 수행하는 신도님들 자기 마음을 수시로 놓아서 고요한 마음을 보도록 하세요. 결코 파도치는 마음이나 고요한 마음이 둘이 아니고 하나인 것을......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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