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일요법회
불기 2550년 8월 20일(일) 조계사 대웅전에서는 경전법회 시간으로 은해사 승가대학원장으로 계시는 지안스님께서 금강경에 대해 설해 주셨다. 지안스님은 금강경의 구절마다 상세한 설명을 덧붙여 알기 쉽게 설해주셨다. 이하는 지안스님의 설법을 요약한 것이다. 금강경은 통상 32분으로 나누는데 이것은 양나라 때 문제의 아들 소명태자 소통이 금강경을 오래 수지독송하고 통달하여 금강경 전체를 32 부분으로 나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강경의 첫부분인 법회인유분(法會因由分)은 어떻게 하여 금강경이 설해졌는가하는 연유를 밝히는 대목이다. 금강경 첫 구절인 여시아문(?是我聞) 즉,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라는 말은 아난이 부처님께 들은 법문을 대중 앞에서 송출해내면서 한 말이다.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가섭존자에 의해 칠엽굴이라는 인도 영축산 맞은 편 산봉우리 밑에 있는 굴에서 경전을 결집했다. 이를 제 1회 결집이라고 하는데 당시 500명의 비구가 모인 자리에서 아난이 부처님으로부터 들은 대로 경전을 외어 냈으며, 이후 각 경전 첫구절에는 여시아문(?是我聞)이라는 말이 붙어 있게 되었다. 여시(?是)는 단순하게 보면 ‘이처럼’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에는 아주 깊은 뜻이 들어 있다. 법화경 방편품에는 이 세상 모든 존재하는 것은 열가지 여시(?是)를 가지고 있다는 뜻의 십여시(十?是)가 있다. 십여시는 사물은 본래 그대로의 모양을 갖고 있다는 여시상(?是相), 안으로 내재되어 있는 성품이 있다는 여시성(?是?), 본체 바탕을 의미하는 여시체(?是體), 힘을 의미하는 여시력(?是力), 힘이 작용을 통해 발휘되는 여시작(?是作), 그 외 여시인(?是因), 여시연(?是緣), 여시과(?是果), 여시보(?是報), 여시본말구경(?是本末究竟)을 말한다. 이 십여시에 의지해 중국 천태지의(?台智顗)대사는 일념삼천설(一念三千說)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일념삼천설은 사람의 한 생각에 삼천세계가 들어 있다는 관법 수행을 의미하는 데 사람의 한 망념 한 생각을 관해서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의 진상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십법계가 다 갖추어져서 백법계가 되고 백법계에 십여시가 다 갖추어지고 다시 이에 삼종세간(기세간, 중생세간, 오온세간)이 곱해지면 삼천세계가 된다. 한편 금강경이 설해진 곳은 기수급고독원이다. 인도 사위성에 있는 기수급고독원은 기원정사라고도 부른다. 부처님 당시 제일 먼저 세운 절이 죽림정사이며 두 번째 세운 절이 기원정사이다. 기원정사는 파사닉 임금의 신하였고 아주 재산이 많은 부호였던 수달타라는 사람과 기타태자의 기증을 통하여 세워졌다.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獸園)은 기수(祇樹)가 기타태자의 숲이라는 뜻을 갖고 있고, 급고독(給孤獸)은 수달타가 불우 이웃을 위해 도와줌을 의미한다. 이 곳은 부처님이 가장 오래 머무신 곳이며 부처님 경전의 삼분의 이가 이 기수급고독원에서 설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당시 부처님의 제자는 1255 명이 있었는데 이들은 상수대중 즉, 부처님을 항상 모시고 따라 다니는 대중이라 일컫는다. 정확한 수는 1255명인데 경전에서는 끝수를 생략하고 1250인이라 표현한다.즉, 처음 5비구가 출가를 하여 승단이 구성되었고, 야사 장로 근속 50인이 함께 출가하였으며, 우루빈나가섭 가야가섭 나제가섭 삼형제가 1000명의 대중을 거느리고 있었고, 사리불 목건련이 각기 100명씩 대중을 거느리고 있었다. 한편 경전에 나오는 식시(食時)는 ‘밥 때’라는 의미다. 9시부터 11시 사이를 사시(巳時)라고 하는데 이 때 공양을 하고 그 이전에 밥을 빌어오는 탁발을 행한다. 걸식을 하실 때에는 부처님 당시에 7가식을 하는 풍습이 있었다. 즉 차례로 일곱집을 다니면서 밥을 조금조금 빌어 먹는다. 한편 인도는 기후가 열대기후이며 맨발로 다니었기 때문에 경전에 ‘발을 씻었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경전 첫머리 법회인유분에 이처럼 밥 얻어가지고 공양하시고 발을 씻고 하는 등의 부처님의 일상생활의 평범한 생활을 서술해 놓고 있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깊은 뜻이 있다. 즉, 깨달음은 일상생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일상생활 속에 불교의 궁극적 목적인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들어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법회인유분은 이렇게 금강경이 설해진 동기 즉, 금강경의 실마리를 푸는 이야기이다. 그 다음 선현기청분(善琅起請分)에서는 선현이 법을 청하는 부분이 나온다. 즉 장로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쪽 어깨를 걷어 매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공경히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린다.“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보살들을 잘 호념(護念; 보호하고 염려함)하시고 모든 보살들을 잘 부촉하시나니,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한 사람은 마땅히 어떻게 머물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 받으오리까?" 부처님께서는 이에 대해 “훌륭하고 훌륭하다. 수보리야, 네가 말한 것과 같이 여래는 모든 보살들을 잘 호념하며 모든 보살들에게 잘 부촉하나니, 네가 이제 잘 듣거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으면 응당히 이와 같이 머물려야 하며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해야 하느니라"라고 답하며 이에 수보리는 “네. 세존이시여 원컨대 기꺼이 듣고자 하옵니다."라고 답하며 부처님의 설법을 기다린다. 지안스님은 이처럼 금강경 첫부분인 법회인유분과 선현기청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시고, 금강경이 아주 좋은 법문이며 금강경 법문을 잘 들으면 마음 속에 간직돼 있는 금강 다이아몬드가 뚝 튀어나온다며, 그렇게 되면 세세생생 부처님 세계를 마음대로 누릴 수 있다며 법문을 마치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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