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송미술관 연구실장 최완수 교수
부처님 열반 후 600년 동안은 부처님의 모습을 어디에서도 표현되지 않았다. 1세기 말에서 2세기 초에 쿠샨제국의 중심지인 간다라 지방에서 대승(大乘)불교가 일어나자 서북인도의 간다라와 중인도의 마투라 양대 지역에서는 비로소 불상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거기에다 인격 신상을 출현시킨 그리스 문화가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 결과로 간다라 지역에 300여 년 동안 뿌리내리고 있었으니, 불보살상이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출현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대승불교 이념이 쿠샨제국을 가득 채워 가는 동안 불상은 점차 예배 대상으로 착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고 중국으로 흘러갈 때는 불상이 예배의 주 대상으로 신앙의 구심점을 이루게 된다. 그래서 중국 최초의 전도승이었던 가섭마등과 축법란도 42장경과 석가불입상을 백마 등에 싣고 왔고, 중국 불교는 처음부터 불상을 예배 대상으로 삼는 불교로 출발했다.
초기 단계의 특색을 보이는 불입상들의 양식은 한결같이 큰 북상투를 상투구슬과 상투 끈으로 묶은 자연 상투를 보이고 있으며 눈을 크게 뜨고 보통의 귀에 코밑수염이 있다. 2세기 중반 양식을 주도하는 단독 예배상에서는 상투끈을 맺어주는 고리 형태의 구슬 장식인 상투구슬이 사라져 있고 이는 자연 상투의 의미가 퇴색되고, 상투 자체가 양식화하면서 신비화하는 현상으로 파악해야 한다.
3세기 말경에 이르면 쿠샨제국이 노쇠해지면서 불상에서도 양식 파격을 보이기 시작한다. 육계 부위가 나발화돼 있는데 상투 끈뿐만 아니라, 상투구슬의 표현이 분명하고 상투 아래는 편도 모양의 머리카락이 있어 간다라 불두의 변천 과정 가운데 어느 단계에도 편입시킬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좁은 이마에 눈썹과 눈자위 위에 윤곽선이 가해지고 두 눈썹이 백호 아래에서 연결돼 마투라 후기 양식에서 보이던 특징까지 나타난다. 귓불은 늘어지고, 코밑수염이 양감있게 표현되며, 목에는 삼도가 분명하고, 옷 주름 표현에는 마투라적인 음각선이 첨가되는 등 간다라 불상과 마투라 불상에서 보이던 모든 양식적 특색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으나, 후기, 그러한 시대적 변천을 거쳐 오늘날 불상이 정립되어 각 사찰의 경배의 대상이 되었고, 불상의 모습은 그 시대의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을 부처님의 형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강의했다.
하안거 방생법회 마무리 제3강의는 8월12일 금요일 오후 7시30분 대웅전에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