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는 ‘동자승 삭발식’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동자승 수계식’이 맞다. 수계란 무엇인가? 계를 받는다는 뜻이니 동자가 계를 받아 스님이 되는 행사이다. 조계사는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을 통해 9명의 어린이를 동자승으로 선발했으며, 이들은 이미 5월 10일 입방식을 거쳐 수행 중이다.
5월 13일 오전 10시 30분,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 한쪽에서는 행사 시작 전부터 취재진이 삼삼오오 모여 자리를 지키고 있고, 행사 장소에는 장삼과 가사, 염주가 곧 만날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10시 45분, 동자승 어머니들이 꽃다발을 들고 행사 장소로 들어왔다. 뒤이어 이날 같이 수계를 받을 불교학교 학생들, 신도회장 등 불교계 인사들이 들어오며 행사장소는 가득 메워졌다. 11시 정각 오늘의 주인공인 동자승들의 앙증맞은 등장. 이와는 대조적인 조계사 주지 스님을 비롯한 여러 스님들의 참석으로 동자승 수계식이 시작됐다.
“지금부터 불기 2556년 ‘리틀붓다캠프, 동자승 삭발 수계식’과 ‘조계사 불교학교 수계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가 개회를 알렸고, 목탁소리와 함께 삼귀의가 시작되었다. 어린 동자승의 모습에 약간 들떴던 자리는 고요하면서 장엄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곧이어 동자승들이 어머니들에게 삼배를 하곤 낭랑한 목소리의 동자승 발원문이 낭독되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저희들은 오늘 불기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로 시작된 동자승 발원문은, “항상 엄마 아빠 말씀을 잘 듣는 착한 어린이가 되겠습니다.”로 끝을 맺었다.
▲ 발원문을 낭독하는 동자승
비단 동자승뿐일까? 그 자리에 모였던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과 스님들의 말씀 잘 듣는 불제자가 되겠다고 다짐하지 않았을까?
뒤이어 조계사 주지 스님인 도문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수계식이 이어졌다. 사미계 수계식에 이어 동자승 삭발식이 거행되었다. 천진난만한 웃음에, 선한 얼굴로 앞만 보는 모습에, 계속 울어서 삭발 중단된 모습까지 다양한 동자승들의 모습은 이 행사의 핵심이었다.
▲ 한 동자승이 삭발식을 하며 천진하게 웃고 있다.
삭발식이 끝나고 기다리던 장삼은 주인을 찾았지만 가사는 참회(연비)와 귀의갈마 등의 행사 후에야 주인을 찾았다. 장삼가사를 걸치자, 동자승은 여법한 출가스님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동자스님들은 비록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부모 곁을 떠나 부처님 품 안에서 즐거움을 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