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다도반 보훈병원에 차봉사 가다
3월 5일 수요일 조계사 다도반에서 강동구 둔촌동에 위치한 서울보훈병원으로 차봉사를 나갔다. 서울보훈병원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희생한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진료와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종합의료기관으로 다른 병원과는 조금 다른 이력의 병원이다. 차봉사는 보훈법당에서 호스피스 전문가로 환자들을 위해 기도하시며 환자들을 돌보는 선문스님의 의뢰로 이루어졌다. 선문스님의 의뢰에 응해 조계사 다도반 강사 안연춘(청련화), 회장 최계숙(광명화), 부회장 이상둘(무상심), 송정필(법연지), 총무 박정화(진여정) 보살님이 봉사팀이 되어 차 봉사를 하였다. 선문스님께서는 교통이 불편한 먼 길 찾아와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불자로써의 몸가짐을 잊지 말고 봉사하길 부탁하였다. 또 새로운 봉사자로 기존 봉사자간의 화합을 재차 강조하였다. 보훈병원은 다른 병원과는 조금 특이한 환경의 병원이다. 6.25, 베트남전쟁의 상해군인, 경찰공무원 등 나랏일을 하다 다친 환자들로 오랜 병상환자가 많으며, 평생을 계신 분들도 있다. 그래서 환자들끼리는 ‘가족’이란 표현을 할 만큼 새로운 조직이 형성되고, 힘이 형성된 곳이기에 각별히 몸가짐에 조심해야 한다고 부탁한다.이곳의 환우들은 피해의식과 우월감이 공존하며, 대우받고 싶어한다고 한다. 또 사지절단, 마약중독 등으로 심리적 우울감에 빠진 환자도 많고, 정신병력이 있는 분도 많으며, 대부분 연세가 많으신 노인분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므로 ‘차봉사는 더욱 의미가 있으며 다도시연은 오랜 병상생활을 하는 환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게 될 것이라고’ 하며, 오늘은 스님께서 ‘그간 꿈꿔 왔던 일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날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신다. 보훈병원은 800명의 병상뿐만 아니라 하루 4천여명의 많은 외래환자가 방문한다고 한다. 보훈법당에서 이루어지는 봉사는 법당관리, 책 무료대여, 신문과 사찰지 공급, 대중공양, 호스피스 활동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선문스님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재적사찰을 둔 불자들이 모여 요일별로 팀을 마련하여 봉사하고 있다. 이들은 하루하루 ‘환우 불자 재원 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추어 봉사한다. 반갑게도 최근 조계종단에서 사회복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나 자원봉사자 인력이 타 종교에 비해 창피할 정도로 부족하여 환자들 보기에도 죄송스럽다고 자원봉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 중 조계사 다도반은 차봉사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자원봉사를 하게 된 것이다. 다도반 안연춘(청련화) 선생님은 차봉사를 의뢰를 받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봉사이다. 바로 내가 할 일이다’ 란 생각으로 좋았으나,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으니 조심스럽게 회원들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회원들이 더 반기며 그런 봉사를 꿈 꿔 왔다며 대환영이라고 하여 얼마나 고맙고 기뻤는지 모른다고 한다. ‘병원에서 차봉사를 하는 것은 처음 일 것이고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봉사란 것은 꾸준히 해야 하므로 무조건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겠노라’라고 한다.다도반 자체의 보시금으로 봉사용 차살림을 마련했고, 병원인 것을 감안하여 녹차, 보이차 보다는 좀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연꽃차, 국화차 등을 준비하였다고 한다.‘기획한 대로 차 봉사가 이루어지고 보시 할 수 있는 인연이 잘 마련되어, 차 봉사가 성공적인 봉사 케이스가 되고 이를 모범으로 병원에서 차봉사 활동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한다. 최계숙 보살님은 환자나 보호자가 처음에는 머뭇머뭇 거리며 선뜻 다가서지 못하다가 어렵게 다가와 차를 마시며 정이 담긴 말을 남길 때는 역시 검소한 차 한 잔이지만 소통의 힘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의 차봉사가 씨앗처럼 뿌려져 든든한 뿌리가 되길 바란다고 하였다. 이상둘 보살님은 아파서 오랜 병상생활을 하였는데 그때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어떻게 은혜를 갚나 생각하며 살았는데,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하루 종일 무조건 기분이 좋으시다고 얼굴 가득 미소를 띄우며 말하였다. 그러고 보니 하루종일 미소를 머금고 계셨던 듯 싶다. 송정필 보살님은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아직 익숙치는 않으나 진심으로 하면 다들 환영해 줄 것이라고 믿음을 갖고 긴 시간 꾸준히 봉사할 것이라고 한다. 박정화 보살님은 팀의 기동력을 제공하는 분이다. 처음 왔지만 보훈법당이 좋고 편안하여 인연이 있는 것 같다고 하며, 무슨 복이 많은지 이런 봉사의 기회를 가져 행복하다고 한다. 마음은 한 번도 빠짐없이 하고 싶다는 원을 세웠다고 한다. ‘봉사’는 불자들의 앎과 실천을 행하는 해답이라고도 한다. 그 해답을 알아서 일까? 다들 편한 마음, 미소 띤 얼굴이다. 역시 봉사하는 기쁨은 큰 것인가 보다. 다도반은 앞으로 더 많은 조계사 식구들이 함께 동참해주길 바라며, 보훈법당 자원봉사자들에게 다도예절교육을 하여 한 층에 머물지 않고 층층마다 차봉사 공간을 마련하며, 병상에 오래계시고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환자들을 위해 직접 배달하는 것도 모색 중이다. 함께 봉사하지 못하는 분들은 차 마련을 위한 보시금에라도 마음을 합하여 봉사자들을 위한 격려를 보내야 할 듯하다. 미래의 포교는 내 사찰 안에서의 포교가 아니라 밖으로 향하는 포교이다. 봉사가 활발해져서 사찰 밖 포교의 한 역사의 장을 이루기를 바란다. 차 봉사처럼 개인이나 각 법등의 특성에 맞는 특성화에 따른 봉사영역도 넓혀져야 할 것이다. 봉사하는 기쁨, 자비를 행하는 마음으로 환희의 미소를 띠며 봉사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또한 아직은 어설피 찾아드는 발걸음이지만 “차 좀 드시고 올라가세요”, “갈증 나시죠”, “보살님 이리오세요”, “아무나 드실 수 있어요” 하는 정겨운 목소리에 나이 드신 분, 젊은 분할 것 없이, 허리 굽은 어르신, 휠체어에 몸을 실으신 분들 모두 모두 모였다. ‘뭘까하고 걸어오시는 분들’ 은 아직은 어색한 몸짓으로 차 한 잔 마시며 미안해하고 겸연쩍어 하지만 오시는 걸음, 가시는 걸음마다 어느새 오래고 힘든 병원생활의 새 위안처가 될 것이다. 차를 한 모금 한 모금 마실 때마다 거친 마음은 부드럽게 녹아들고, 지친 마음은 활력을 찾게 될 것이다. 차가 가진 오묘한 기운은 그들에게 새로운 위안을 제공할 것이다. 조계사 다도반의 보훈병원에서의 차봉사는 불자 봉사에 있어 새로운 영역을 장식 할 것이다. * 보훈병원에서 조계사 다도반의 차봉사는 매달 첫째/셋째 수요일 12시부터 3시까지 이루어진다. ※ 조계사 미디어팀은 조계사보 취재팀과 인터넷 보도팀이 하나된 새로운 이름입니다. 새 봄, 새 기운을 품고 여실지견(?實知見)하여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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