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
사랑해요 당신을! 아주 영원히!영원히! 부처님 오신날을 열흘 남겨 둔 5월 1일 12시,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이 산악인 엄홍길씨의 주례와 조계사 부주지 도문스님의 증혼으로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개최되었다.이번 행사는 올해 봉축 표어인 '함께하는 나눔, 실천하는 수행'에 따라 다문화 가정 등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는 행사 중 하나로, 신랑은 조계사 장애인 단체 원심회 소속, 청각장애인을 포함 6쌍이 부처님과 증혼스님, 그리고 가족, 친지 등 5백여명의 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년가약을 맺고 부부가 되었다.불교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혼례식은 범종 타종 10타와 육법공양, 증혼의식, 거례선언, 촛불의 불을 밝히는 헌촉과 신랑신부 손씻기, 청신자 청신녀 신랑신부 소개, 고유문 낭독, 합환주, 신랑신부가 청실홍실을 엮는 동심결, 성혼선언, 산악인 엄홍길씨의 주례사, 신랑이 아내에게 바치는 편지, 증명법사 도문 부주지스님의 세정의식 등으로 진행 되었다. 이 날 청각장애인 신랑신부와 하객을 위해 조계사 장애인 단체인 원심회 회장 엄재면(법광)씨의 수화통역이 있었는데, 주례 엄홍길씨의 "청신자 엄익규와 청신녀 어윤치맥은 어떠한 경우에도 서로 참고 이해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갈 것을 맹세하겠습니까?"라고 물으니, 수화 통역이 잘 되었는지 신랑 신동열씨는 경내가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예"라고 대답해 대중의 힘찬 격려의 박수를 받았고, 필리핀에서 온 신부 "마리셀 로페즈"씨는 수줍어 하면서 색동저고리 옷소매로 입술을 살짝 가렸다.엄홍길씨는 주례사에서 "만일 더 작은 행복을 포기함으로써 더 큰 행복을 얻는다면 지혜로운 사람은 더 작은 것을 버리고 더 큰 것을 얻을 것이다."라는 부처님 말씀을 인용하며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서로를 아끼지 않는 다면 부부 관계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부부가 함께 힘쓰고 노력한다면 누구보다 더 행복한 가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주례사에 이어 청각장애인 신랑 엄익규 씨가 역시 청각장애인인 몽골 신부 엥후르트 어윤치맥에게 쓴 편지<이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신부에게>가 대독 되었는데, "당신의 남편으로서 또 앞으로 태어날 우리 아이들의 자랑스런 아빠로서 착하고 성실하게 살 것을 약속할게요. 다시 한 번 내 아내가 되어 주어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영원히..."라고 낭독 되었을 때, 모두 숙연해 졌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신철원 부부와 아이들이어 어린이의 몽골 전통춤 공연, 조계사 육법법등의 태평무 공연, 축가 등이 이어졌으며, "정말 우리 신부 `스엉`을 많이 많이 사랑해요. 그리고 결혼식을 올리게 해준 조계사에도 감사를 드리구요" 인터뷰에 응해 말을 마친 신랑 신철원(효자동:다문화가정)씨는 감격에 겨워 살짝 눈가에 눈물 방울이 맺히고 베트남 신부 부티뚜엣스엉은 두 아이를 꼭 끌어 안고 환하게 웃었다. 결혼식을 올린 6쌍의 신랑 신부는 다음과 같다.신랑 김철, 신부 다이광화(중국). 신랑 전병철, 신부 엘레나 바디안(필리핀). 신랑 엄익규, 신부 앵후르트 어윤치맥(몽골). 신랑 신동열, 신부 마리셀 로페즈(필리핀). 신랑 최용준, 신부 팜티미항(베트남). 신랑 신철원, 신부 부티뚜엣스엉(베트남) 신랑 전병철, 신동열, 엄익규 3명이 조계사 원심회 청각장애인이고, 신부 앵후르트 어윤치맥(몽골)이청각장애인인데 엄익규씨와 부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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