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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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이주민돕기 캠페인, 기금 전달식
조계사 주지 담화 원명스님과 김형규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 대표가 '이주민 노동자 돕기 공동캠페인' 기금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조계사(주지 담화 원명 스님)와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대표 김형규)이 4월 21일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루완 시시라 해와와산(47) 씨에게 후원금 400만원을 전달했다. 전달식에는 김형규 일일시호일 대표가 대신 참석해 감사를 전했다.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루완 시시라 해와와산(47) 씨의 보호자 마힌다 스님은 수술 이후 아직 의사소통이 어려운 루완 씨의 사연을 대신 전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터져 나오는 한숨에 저릿한 슬픔과 아픔이 아련히 담겨 있었다. 루완 씨는 2016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다. 그는 고향에서 두 아들을 키우며 ‘가난을 대물림해선 안 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 어느 날 돈을 벌기 위해 스리랑카를 떠나는 친구로부터 한국에 대해 듣게 됐고, 그곳에서 일하면 가족에게 더 나은 환경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한국행을 결심했다.
한국에 도착한 루완 씨는 어촌에서 어업 보조로 일을 시작했고, 이후 공장에서 플라스틱 분쇄 일을 맡게 됐다. 일손이 부족한 날이면 휴일도 반납한 채 출근했고,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공장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그렇게 악착같이 일해 월급이 300만원까지 올랐고, 이 중 200만원 가량을 고향으로 송금했다. 송금된 돈은 신장질환으로 고통받는 아내의 병원비와 두 아들의 학비로 쓰였다. 루완 씨는 고향으로 송금할 때마다 건강을 회복한 아내의 모습과 학교에서 공부하는, 다람쥐처럼 귀여운 아이들을 생각했다. 그러면 일하는 동안 쌓였던 피로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건강했던 루완 씨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지난해다. 평소 친분이 있던 마힌다 스님은 루완 씨의 안색이 너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병원에 가볼 것을 권했다. 하지만 루완 씨는 “그저 피곤한 것뿐”이라며 오히려 일에 더 전념했다.
마힌다 스님은 당시 루완 씨를 병원으로 데려가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루완 씨는 올해 4월 초 갑자기 오른쪽 가슴이 바늘에 찔리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이어 호흡곤란 증세까지 겪었다. 마힌다 스님이 급히 그를 병원으로 데려갔고, 병원은 루완 씨를 울산대병원으로 이송시켰다. 검사 결과는 급성 심근경색. 급하게 스텐트 세 개를 삽입하며 위험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수술 후 걱정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루완 씨에게 청구된 병원비는 무려 2100만 원. 다행히 스리랑카 지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1000만 원으로 일부를 해결했지만, 남은 금액은 여전히 미납 상태다. 향후 치료 일정에 따른 추가 비용도 부담인데, 빌린 돈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가족들이 루완 씨의 상황을 알게 된 점도 부담이다. 루완 씨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잘 치료받고 있다”며 안심시켰지만, 가족들의 떨리는 목소리와 걱정스러운 눈빛이 자신의 고통보다 더 아프게 가슴을 저며온다.
“루완 씨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합니다. 그래서 아픈 몸보다 가족들 걱정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루완 씨는 아내의 건강과 아이들 학비, 친구들에게 빌린 치료비를 생각하면 누워있을 시간이 없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도움을 줄 단체도, 사람도 없다. 한국에서 일하며 가족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려던 가장의 꿈이 흔들리고 있다. 루완 씨가 이른 시일 내에 건강과 꿈을 되찾으려면 불자들의 자비온정이 절실하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56-51 ㈔일일시호일. 070-4707-1080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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