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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이주민돕기 캠페인, 기금 전달식

  • 입력 2025.02.27
  • 수정 2025.03.12

조계사 부주지 탄보스님과 김형규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 대표가 '이주민 노동자 돕기 공동캠페인' 기금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조계사(부주지 탄보스님)와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대표 김형규)이 2월 27일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차파카인 고팔(37) 씨에게 후원금 400만원을 전달했다.

전달식에는 김형규 일일시호일 대표가 대신 참석해 감사를 전했다.

 

네팔인 이주노동자 차파카인 고팔(37) 씨는 사고로 오른손을 잃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절단된 손보다 수입이 없어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지 못하는 현실이 더 잔인하다. 고팔 씨는 2019년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용접기술을 배우고 돈을 벌기 위해 네팔을 떠나 낯선 땅에 발을 디뎠다.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는 어머니, 아내, 두 아들을 고향에 두고 한국행을 택한 이유는 어려운 집안 형편과 기술을 배우기 어려운 네팔의 환경 때문이었다.

 

고팔 씨는 한국에서 용접공으로 일했다. 네팔에서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공장에서 한국인 동료들과 의사소통하는 데 애를 먹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며 의사소통 문제는 줄었고, 용접기술은 늘었다. 기술이 향상되며 수입도 조금씩 늘었고,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 그 결과 한 달에 최대 170만원까지 벌게 됐다.

 

고팔 씨는 한국에 함께 입국했던 네팔인의 소개로 플라스틱 제조 공장에서 불량 플라스틱을 폐기하는 일을 맡게 됐다. 시간제로 근무했던 용접공과 달리 공장에서는 전일 근무를 할 수 있었다. 월급은 240만원까지 뛰었는데, 이중 150만원을 고향으로 송금했다. 고향의 아내는 시어머니를 돌보며 두 아이까지 챙기느라 일을 할 수 없어 대부분의 월급을 네팔로 보내야 했다. 그래도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떠올리면 힘이 났다.

 

사고가 발생한 시기는 지난해 5월이었다. 고팔 씨는 공장 분쇄기에 불량 플라스틱을 넣고 있었는데, 돌연 그의 오른손이 분쇄기로 빨려 들어갔다. 급작스럽게 발생한 사고여서 고팔 씨는 그 순간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사고 후 병원으로 이송돼 오른손을 절단했다. 수술 후 20일간 입원하며 총 700만원의 병원비가 청구됐다. 이중 300만원을 냈는데, 150만원은 한국에 있는 네팔 친구들에게 빌렸다. 사고 후 일을 전혀 하지 못 한 고팔 씨에게 이 돈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있다. 김해에서 병원이 있는 부산으로 갈 때마다 드는 교통비, 한 번 치료할 때마다 지불하는 5만원도 고팔 씨에게는 버겁다. 매달 들어가는 월세와 생활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됐다. 의수를 구입했는데, 370만원이 들어 그동안 모아뒀던 돈도 바닥났다.

 

네팔 가족들도 그의 상황을 알고 있다. 고팔 씨는 자신의 사정을 알고 슬퍼할 가족을 생각할 때마다 목이 멘다. 또 자신의 수입으로 생활하던 가족의 생계가 걱정돼 괴롭기만 하다.

 

“손은 불편해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사고 이후 아무 일도 구하지 못해 친구들에게 돈을 갚을 수 있을지, 어머니 약값과 아이들 학비를 고향에 보낼 수 있을지 막막해요.”

 

사고 이후 고팔 씨는 어디서도 일을 하지 못 했다. 그런 그에게 남은 것은 빚과 가족 생계에 대한 걱정뿐이다. 당장 그의 주위에는 도움을 받을 단체도, 사람들도 없다. 오직 한국에서 기술을 배우고 일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가정을 꾸려나가고 싶었던 그의 소박한 소망은 지금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고팔 씨가 한국에서 다시 일자리를 잡을 때까지 그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불자들의 자비온정이 절실하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56-51 ㈔일일시호일. 070-4707-1080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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