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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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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법회/행사] 종정스님께 드리는 가사전달 봉헌식

  • 입력 2003.11.14
  • 수정 2025.01.15

2003년 11월 12일, 오늘은 가사불사 회향 후 여법하게 지어진 가사를 법전스님(조계종 종정)에게 전달하기 위해 해인사로 가는 날이다.

도림스님을 비롯하여 신도회 임원이신 수석 부회장(관음성), 부회장(반야월)과 조계사보 편집팀, 보도국 배난경(무생심) 등 9명이 동승하게 됐다.  7시 40분에 출발한 차량은 1시를 약간 넘긴 시간에 도착했다.  우선 대적광전에 들러 부처님 전에 가사를 올려놓고 삼배의 예를 갖추고 다시 종정스님이 계신 퇴설당을 방문하여 스님께 삼배의 예를 올리며 가사 전달을 위한 봉헌식을 거행했다.

“조계사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주축이 되어 정성을 다해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여 만든 가사입니다.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진 이번 가사불사를 여법하게 잘 회향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종정스님에게 예로서 가사를 올리고자 합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이에 스님께서는 ”정성스럽게 지어서 주심에 감사하며 잘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하셨다.

도림스님께서 신도들에게 좋은 법어 한 말씀만 해 달라고 청을 하자 종정스님께서는 나중에 말할 기회가 된다면 좋은 글로서 법어를 대신하겠다고 하셨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란다는 도림스님의 말씀으로 그 날의 종정스님에게 드릴 가사 봉헌식을 마쳤다.

 

해인사의 해인지를 발행하시는 원철스님(해인지 편집부장)과의 차담 시간이 마련됐다. 먼저 박세민스님(해인사 주지)에게 드릴 가사를 잘 전해 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전하고 나서 은은한 차향과 주지스님을 4년째 시봉하고 있는 시자스님이 내어 주신 과일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하얀 접시에 담긴 과일이 그렇게 정갈해 보일 수가 없었다.  한입 크기의 알맞게 썰어진 과일에서조차도 불심이 느껴진다. 난생 처음으로 시자스님이 깎아주는 과일을 먹어보게 되니 새삼스러워진다.

 

화제는 자연히 조계사보와 해인지에 귀결됐다. 각각의 개성을 갖추고 있는 대표사찰의 사보라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찰에서 발행되는 사보 중에서 잘 만들어진 사보로서 알려진 조계사보를 한권을 드렸다. 올해 초 디자인을 완전히 개편했다는 해인지는 처음에는 생경한 탓에 질타의 문의가 빗발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흘러서인지 그 익숙함과 수준급의 디자인을 수용하게 되어 별 무리 없이 발행되고 있다고 한다.  해인지에 대한 전산화 작업도 모두 마친 상태라고 하셨다.  사보를 편집함에 있어 어려웠던 자금 조달과 그 외 애로사항들을 들을 수 있어 사보가 쉽사리 만들어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한번 더 알게 됐다.

사보를 대하고 읽으면서 만든 이들의 노고와 수고로움을 되새기며 소홀히 읽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인지는 내년 특집으로 환경생명보존에 초점을 맞추어 기획되어질 예정이라고 했다.  이를 계기로 모든 사찰의 대표 사보로서의 위상을 갖춘 조계사보가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의 촉매제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짧은 만남을 아쉬움으로 작별하고 장경각에 들러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난 후 느긋한 마음으로 언제 보아도 가슴 벅차고 위대해 보이는 팔만대장경을 다시 되새기고 한창 달마전이 전시되고 있는 해인사 미술관에 들러 차와 곁들여 그림을 감상했다.

좋은 때에 맞추어 해인사에 들르게 된 것 같다.

 

늦은 점심을 먹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서둘러 서울로 향했다. 얄궂은 날씨 탓에 하루의 여정이 남달랐다. 흐린 날씨와 더불어 오는 동안 햇살이 비추고, 비가 오고, 어스름 저녁의 밤하늘에는 휘영청 밝은 달도 보게 되는 등 날씨로서 겪어야 할 모든 것을 경험한 하루였다며 모두 한바탕 웃었다.

소풍 나온 아이들처럼 간식을 곁들이며 차창 밖으로 보이는 잔잔한 풍경과 한없이 내려와 있는 운무를 감상하며 참으로 아름다운 날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밤이 깊어 도착한 조계사는 해인사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적막한 도심 속을 지키고 있었다. 불 꺼진 고요함 속에서 내일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많은 중생들의 번뇌를 감싸 안아 줄 조계사가 묵묵히 어둠을 밝히고 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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