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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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보 <큰스님을 찾아서> - 안연춘씨
지난해 11월, 조계사보는 300호 특집으로 신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연재되고 있는 코너들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주지스님의 법문인 <이달의 법문>이 가장 먼저 읽는 코너와 가장 유익한 코너로 뽑혔으며, <큰스님을 찾아서>가 그 뒤를 이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계사보 편집팀의 자원봉사자로 <큰스님을 찾아서>를 맡고 있는 안연춘(청련화)씨를 만나보았다.
안연춘씨를 만나기 위해 약속한 장소는 조계사 앞 ‘명가원’, 다기와 차를 파는 곳이다. 다기들이 진열되어 있는 공간 속에서 차를 마시는 그의 모습이 잘 어울렸다. 그가 현재 다도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다인이자 등단한 시인이기 때문일까. 안연춘씨가 조계사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역시 차로 인해서이다. 그가 조계사를 다닌 지는 20여 년, 그러나 단순히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가던 것이 전부였는데, 2년 전 육법법등에서 부처님께 차를 올리는 일(헌다)을 맡은 것을 계기로 이제는 조계사보 편집팀, 사진동호회까지 생활에서 조계사를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축하합니다. <큰스님을 찾아서>가 인기 코너로 뽑혔던데.
안연춘 : 솔직히 부담스러워요. 잘 하지도 못하는데 좋아해 주시니... 많은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큰스님을 뵙는 귀한 인연이 제게 주어진 것에 너무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큰스님을 친견하러 가기 전에는 늘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뵙는 큰스님들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안연춘 : 큰스님들을 가까이에서 뵈니 위엄있고 어렵기보다는 너무도 친근하고 편안했어요. 관응스님은 중암에서 오랫동안 정진하셨는데, 낡은 이불이며 물건들이 지나칠 정도로 소박했어요. 왜 큰스님이라고 하는지 느낌으로도 알 수 있었습니다. 큰스님들의 한결같이 검소하고 소박한 모습에 감동하여 ‘나도 지금부터 어떻게 살면 저런 모습을 지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늘 화두처럼 안고 돌아오곤 하지요.
코너를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안연춘 : 일정이 너무 여유가 없어서 힘들어요. 원고 마감 2, 3일 전에 다녀와서 글을 써야 할 때도 있었으니까요. 또 어떤 질문에도 “부처님 법대로 살면 되지.” 하는 한 마디뿐인 스님도 계셨고, 정말 삼배만 드리고 나와서 글을 써야 했던 적도 있었어요. ‘이런 것이 공부구나!’하고 생각합니다.
어느 스님이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안연춘 : 석주스님이었어요. 올해로 세수 96세 되셨는데, 체격이나 모습이 우리 아버지와 많이 닮으셨어요. 규칙적인 생활이나 수행 정진하시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럽고 좋았습니다.
조계사보에서 편집기자로 활동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안연춘 : 이제는 조계사보가 내 책처럼 애착이 가요. 늘 사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다른 사보들도 눈여겨보게 되었어요. 우리 사보와 비교도 하면서 장단점을 살피죠. 봉사인데도 정성을 쏟게 되더군요. 사찰의 일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본업을 미루더라도 사보 일을 먼저 할 정도로 내 생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안연춘씨는 약한 체력 때문에 만발봉사나 노인복지센터 급식 봉사와 같은 육체적인 봉사를 많이 못하는 것을 늘 아쉬워하고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날 “글을 써서 사람들이 그 글을 읽고 좋아할 때 사람들에게 지혜의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다.”는 구절을 읽게 된 후 글을 쓰는 일이 남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인연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리라 결심했다고.
그동안 맡았던 코너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안연춘 : <큰스님을 찾아서>를 하기 전에는 <나눔의 손길>이라는 코너에서 난치병이나 불치병에 걸린 어려운 사람들을 취재했습니다. 신생아들이 불치병에 걸려 병상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는 집으로 돌아와 앓아눕곤 했어요. 또 취재를 갔을 때 “이 고통을 어떻게 다 표현하려고 하느냐!”고 따질 때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하지만 기사를 보고 글을 잘 써주었다고 고마워할 때나 모금이 많이 되었다고 할 때 정말 기뻤어요. 글 하나하나, 코너 하나하나가 모두 기억에 남고 소중하게 생각돼요.
올해에는 꼭 개인 시집을 출판하고 싶다는 안연춘씨. 시집을 예쁘게 꾸미고 싶어 사진동호회에도 가입했다. 어떤 일에도, 누구에게나 자신의 마음을 다 쏟는 사람. 요즘 인삼정과를 만들고 있는데 잘 되질 않는다며 속상해 하는 그의 모습이 따뜻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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