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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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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사람에 대한 고마움

  • 입력 2004.02.04
  • 수정 2024.11.15

더불어 살아가면서 새삼 누가 고맙다는 것은 이상한 일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문득 그 사람이 고맙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따뜻함이고 세상은 그런 이유로 얼마나 여유로운지를 경험한 우리 입장에서 그러한 공유는 나눌수록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틈에서 모두가 무심한 타인으로 비춰지는 도심의 일과 속에서도 눈이 마주치고 따뜻한 미소 한번 보여줌으로 서로가 가슴이 따뜻했던 기억, 작은 마주침으로도 하루를 행복함으로 채웠던 작은 추억들 속에서 얼굴은 생각이 나지를 않지만 그 미소는 아직도 기억이 됩니다. 일상의 무심한 표정에서 행여 눈이라도 마주치는 사람이 있다면 씩 웃어 줄 수 있는 것도 그때의 그 미소 때문입니다.

 

강원도 음식이래야 막국수 아니면 감자부침정도인데 손님이 오면 별식이라도 대접할까 싶어 항상 모시고 가는 집이 있는데 스님은 왜 이집 밖에 가지를 않느냐고 자주 가본 신도님은 이렇게 묻기도 합니다.

저는 이집의 막국수가 제일 맛있습니다만 맛이 없습니까? 이렇게 반문을 하면 신도님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다른데도 가보고 그래야 더 맛있는데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음식이라는 것도 기호이기에 사람마다 느끼는 입맛이 다를 수가 있습니다. 제가 굳이 그 집을 고집하는 것은 주인 내외의 따뜻한 마음을 음식속에서 느끼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도님 자연스럽게 그런 맛까지 드시라고 주인 부부의 인생을 이야기 해주곤합니다. 결혼해서 평생을 부부싸움 안했다고 하면 우선 저가 처음에는 믿지를 않았는데 자주 들리면서 그 일상을 조금씩 지켜보니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처사님 결혼 전에 전도사 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결혼하고 마누라 따라 절에 다닌 이유가 마누라 시키는데로 하면 제일 좋겠지 하는 믿음 그리고 서로가 양보하면서 사는 것이 부부생활이 아닐까 하는 믿음 때문에 아직것 부부싸움을 안했다는 것 입니다.

 

손님이 많을 때면 아들, 며느리 등도 와서 가계일 도와드리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공손함과 친절함 그리고 사람에 대한 따뜻함을 마냥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은 꾸민다고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아버님 어머님의 삶을 지켜 보면서 자연스레 소화한 일상들이기에 가능하리라 이해하면서 우리 신도님 그런 맛들을 잡수시라고 다른 음식점 가지를 않고 꼭 그 집을 고집하는 이유이지요.

 

작은 물건 하나라도 사기 위해서 제가 들리는 집에는 항상 이유가 있습니다. 그 집 젊은 부부가 어렵지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지? 그런 마음속의 작은 바램들이 사소한 일상을 감사한 이유로 만드는 삶의 아름다움. 우리 신도님들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갑신년 새해에는...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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