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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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도반, 김기수(향공) 거사
어머님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하는 봉사
마음을 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그 생각을 실천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오늘 만난 향공거사님의 실천과 봉사정신은 더욱더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생각을 실천함으로써 더 아름다운 그에게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렵고 힘들었던 이야기, 보람 있었던 이야기들을 들어보자.
향공 거사님은 2000년도에 처음 불교에 입문함과 동시에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기초교리 27기에서 출발하여 불교대학(45학번)을 졸업하고 포교사로 활동 중이며, 현재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서 발마사지 전문교육을 배우고 나서 서초노인복지재단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다음(daum) 카페에서 '지심귀명례'라는 불교 카페를 개설하여 인터넷 포교에도 힘쓰고 있으며 동남지역법회에서 총무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서초노인복지재단에서 하고 계신 봉사를 소개해 주세요.
향공 : 치매에 걸린 15명 정도의 노인들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발마사지를 해 드리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서 함께 발마사지 강좌를 수료한 분들과 ‘금강'이라는 봉사팀을 구성해서 매주 2시간씩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발마사지 봉사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향공 : 불교에 입문하면서 젊은 시절, 부모님에게 못 다한 마음을 대신하여 그분들에게 봉사하게 되었습니다. 간병인 교육과 장례의식도 함께 배웠습니다. 봉사를 해드리고 난 후 좋아하시는 노인들을 보고 감동을 받아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꿈이 있다면 노인분들을 위한 작은 복지관을 운영해 보고자 하는 계획이 있습니다.
마사지가 쉬운 일이 아닐텐데요.
향공 : 정말 힘듭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라 실제로 발마사지를 하게 되면 조심스럽고, 효과도 있어야 하고, 기술적인 면도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사지를 하면서 말벗도 해드리기 때문에 너무 좋아하십니다. 현재 개척자의 입장에서 하고 있습니다. 불교계에서는 봉사하시는 분들이 너무 적습니다. 서초복지관 역시 기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입니다. 처음 1년 계약이었는데 반응이 좋아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노인분들의 기억력을 위해서 노래도 불러 드리고, 이야기도 시켜 드립니다. 예전에 어머님이 좋아하시던 ‘석탄가’를 곧잘 불러드리곤 합니다. 그러면 너무 좋아하십니다. 요즘은 단소를 배워서 연습 중에 있습니다. 그곳에 잔치가 있던 날에는 사진을 찍어서 다음 카페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복지센터 직원들과 함께 사진 구경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복지센타에 오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향공 : 평균 연령대가 74세이며 94세가 되신 분도 계십니다. 치매 노인들을 위한 주간 위탁소인데, 이런 시설이 많지가 않아서 신청자가 많아요. 1년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불교에 입문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향공 : 예전에 운전을 하던 중에 무심코 천수경 테이프를 듣게 되었는데 너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이후부터는 승용차에서도 늘 들었습니다. 그렇게 듣게 되다보니 외우게 되고, 내용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불교방송에 가 보니 천수경, 예불문, 스님법문 등 좋은 게 너무 많더군요. 금강선원에 계시는 혜거스님의 금강경 강의에서 발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은 너무 멀고 두렵게 느껴져서 기초교리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 조계사에 와서 실망을 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절의 구조와는 너무나도 다른 절집 같지 않았고, 절 입구에 있는 커다란 문조차 없어서 들어가는 입구를 찾느라 지나치기도 하고 좁은 골목으로 들어온 후에야 절이 있어서 무슨 절이 이런가 했습니다. (웃음)
3월에 입문하여 인연이 되려고 했는지 행사라는 행사는 다 치뤘습니다. 부처님 오신날에는 연등행렬을 했는데 이때 가장행렬을 했던 것이 조계사보에 실렸고, 그것이 너무 좋아서 이후로 사보를 모으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조계사는 발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와 맞춰 변화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평상시 하고 계시는 기도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향공 : 아쉽지만 가족간의 종교가 다릅니다. 아이들이 저보다 더 빨리 종교를 가졌고, 가족과 서로 융합하기 위해 집에서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불자들이 외부에서 하는 활동이 적은데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이 있다면 해 주세요.
향공 : 현재 서초복지관도 기독교에서 관할하고 있는데, 근시안적인 안목을 갖지 말고 멀리 보고서 정토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원대하게 들릴지 모르나 그러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장애인, 노인들을 보고 느껴야 합니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힘든 걸 이겨나가야 합니다. 없는 시간을 쪼개어 하는 것이 봉사입니다. 한 시간을 하되 꾸준히 해야지, 일 년에 하루, 24시간을 한다든가 어쩌다가 많은 시간을 하는 것은 봉사가 아닙니다. 어렵지만 한결같은 마음으로 끊임없이, 늘, 항상, 같은 마음으로 해야 봉사입니다. 봉사자가 자주 바뀌면 그들이 감당해 내지 못합니다. 너무 많은 것을 하는 것보다 깊이 있게 해야 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자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신심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만족에서 하는 일회성 봉사는 오히려 그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지금 '다음'에서 '지심귀명례'라는 불교 카페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소개해 주세요.
향공 : 작년 8월부터 운영했습니다. 처음에는 글만 올리다가 딸에게 태그를 배워 이제는 간단한 이미지도 올리고 사진도 찍어서 올리기도 합니다. 포교사 이후에 해야겠다는 원을 세웠습니다. 인터넷에서 초심자를 위한 포교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쉽고 좋은 글, 가슴 속에 담는 글들을 중점에 두고 있습니다. 정토마을의 능행스님께서도 우리 카페에 들르신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스님의 카페를 좀 도와달라는 부탁도 받았습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향공 : 자료는 무궁무진하지만, 아직은 태그나 그림 이미지를 올리는 것이 숙달되지 않아 시간이 걸립니다. 흔한 자료보다 새롭고 신선한 자료를 찾는 것이 어렵고 중요합니다.
현재 동남지역 법회에서도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향공 : 동남지역 법회에서는 염불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동남지역뿐 아니라 주변분들까지 하고 있습니다. 또 동남지역에서는 박승귀 거사님이 금강경 강의도 하고 있는데 너무나 열심히 잘 하고 계십니다. 동남지역법회 회원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오셔서 금강경 강의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기초교리나 불자로서의 예절 강의도 하고 있는데 나이 드신 불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지역법회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세요.
향공 : 지역법회에서 나름대로 보람 있고, 지역법회에 대한 상당한 욕심도 있습니다. 2년전 법회가 출발할 당시부터 함께 해 왔는데, 한동안 주춤하다가 지홍스님과 여러 스님들의 원력에 의해 다시 활성화가 되었습니다. 이제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불자라면 누구나 마음을 내어서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나 법회, 제반적인 사항에 대한 뒷받침이 된다면 넓게 전파되고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마사지를 하면서 노래를 불러드린다는 말에 기자가 노래 한곡을 청하자 거사님은 주저없이 구성진 민요 가락의 석탄가를 불러 주었다. “석탄, 백탄 타는데, 연기는 펄펄 나구요...”
어머님을 그리면서 부르는 노래가 노인들에게도 따뜻한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이리라.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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