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조계사 뉴스
간화선은 현대인에게 알맞은 최상의 수행법
불기2548년2월22일>선원장초청대법회(2) 무여스님 법문
조계사와 현대불교신문 주최로 2월 15일부터 3개월간 매주 일요일 열리는 ‘전국 선원장 초청 대법회’의 두 번째 법문이 2월 22일 조계사에서 있었다. 지난 주 3천여 명의 사부대중들이 모여 이미 관심을 모은 바 있는 이 행사는, 이 날 역시 조계사 대웅전과 극락전, 소설법전, 만발식당까지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적지 않은 불자들이 대웅전 마당에 선 채로 비가 오는 가운데 두 시간 동안 법문을 들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화두를 드는 법’이라는 주제로 법문을 설하신 무여스님의 이날 법문은 어렵게만 생각되던 화두참선의 문제를 아주 쉽고 가슴에 와 닿게 설명했다. 특히 화두참선이 최상승법이라는 스님의 확고한 말씀은 새로운 믿음을 대중들의 가슴에 심어주었다. 간화선 중흥이나 위기라는 말들이 무색할 정도로 ‘선은 반드시 해야 하고 꼭 해야 할 수행’이지 하라 말라 할 필요가 없다고 아예 못박아 말씀하셨다.
“선으로 실제 참여해서 마음을 닦지 않으면 불교의 깊은 진리를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말씀은 고귀한 말씀이나 이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불과합니다.”
스님은 부처의 경계를 체험하는 데 선을 최우선으로 꼽으셨다. 견성성불의 경지, 그 경계를 불교의 근본 진리라고 하는데, 그 자리는 언어도단, 말길이 끊기고 마음작용이 멸하는 곳에서 발견되는지라, 부처님도 누구도 말할 수 없는 것으로 오직 스스로 체험해보는 도리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음을 닦는 것이 최상의 공부인데 여기에는 화두참선이 최상승법입니다. 화두참선을 능가할 수행법은 없습니다. 부처님이 45년 동안 설하신 8만4천 법문이 한마디로 마음을 닦아 부처가 되라는 것 아닙니까. 요즘 지식으로 중무장을 하고 사는데, 이도 망상이라, 점점 불안해질 따름입니다. 수행이 필수입니다.”
특히 화두는 대단한 법문이요, 알맹이요, 진수이기 때문에 화두를 통해 구경처까지 갈 수 있으며, 화두를 모르고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반드시 체험해 보고 말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하셨다.
이어 스님은 간화선이야말로 현대인에게 가장 알맞는 수행법으로 그리 어렵지 않다고 설명하셨다. 현대인은 근기, 신심이 약하고, 발심도 하지 못하고, 간절한 마음도 없으니, 수단을 쓰지 않을 수 없는데, 이는 다리가 아픈 사람에게 휠체어가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고 하셨다. 그 의지처가 바로 화두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의 새로운 수행법들은 오히려 초보 단계까지밖에 나아가지 못하는 방법들로, 간화선이야말로 한국 불교가 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좋은 수행법이라고 하셨다.
“그런데 화두를 든다는 것은 의정을 가리킵니다. 의정이 없으면 깨치지 못합니다. 간절하게 들면 됩니다. 사막에서 물을 찾는 사람처럼 절실하게 들어야 합니다. 또 중단하면 화두 공부가 아닙니다. 대충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간절히 꾸준히 하면 오히려 쉽습니다.”
‘화두 탐구는 여반장’이라는 말씀은 뜻밖으로 들렸으나, 화두가 저절로 들어지는 때가 올 것이라고 충고하셨다. 깨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철저히 믿고 온전히 믿을 때 그런 때가 올 것이며, 그때에야 제대로 마음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하셨다.
몽중일여, 화두가 꿈속에서도 없어지지 않고 한결같이 들리는 상태가 되면, 비로소 화두를 이야기할 수 있고, 불법을 입에 담을 수 있다고 하셨다. 특히 나도 부처라는 생각으로, 부처님처럼 생각하고, 부처님처럼 행동하고, 부처님을 닮으라고 당부하셨다.
조계사를 가득 메운 사부대중들의 모습은 평소에 볼 수 없는 그 많은 숫자만으로도 감동을 줄 만했다. 부처님 당시의 법회도 이러하였을까. 빗속에 우산을 받쳐 들고 서서 스님의 말씀을 노트에 받아 적는 여러 불자들의 모습이 많이 띄었다.
대웅전 마당에 내린 빗물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는 속에서도 가느다란 물줄기를 이뤄 스스로 흘러가고 있었다. 법문이 끝날 때쯤엔 흙탕물이 가라앉아 맑은 물길이 되어 있었다. 스님의 말씀대로 그들을 이곳으로 이끈 마음은 원래 청정했다.
세 번째 법문은 2월29일 학림사 오등선원 조실 대원스님께서 ‘선과 깨달음’이라는 주제로 법문을 하실 예정이다. 대원스님은 1957년 16세 되던 해 상주 남장사로 출가, 고암스님을 은사로, 동산스님을 계사로 수계하였으며, 20세에 하동산 스님에게서 구족계를 수지했다. 법랍 47년. 효봉, 동산, 고암, 경봉, 전강, 향곡, 성철, 구산, 월산스님 등 당대의 선지식을 모시고 공부했으며, 1973년 고암스님으로부터 전법게를 받았다. 1986년 충남 공주 학림사 오등선원을 개원해 선풍을 진작시키고 있다.
선원장 초청 대법회 일정표 보기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저작권자 © 미디어조계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