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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기 불교기본교육 수계식 및 수료식

  • 입력 2004.02.28
  • 수정 2024.11.22

갑신년 2월 28일 겨울 내내 얼음 속에 갇혀 음색을 잃고 있었던 물소리가  푸릇푸릇 되살아난 새싹과 함께 본래의 음률을 찾아가는 겨울의 끝자락,  지난 12월에 입문하여 3개월의 교육을 마친 42기 기본교육 수료생 229명의 수료식이 교육국장 진성스님의 사회로 거행되었다.

 

주지스님은 "계(戒)라고 하는 것은 범부에서 벗어나 성인의 계에 입성하는  것이며, 계(戒)를 받는다는 것은 성불의 계단을 올라가는 사다리와 같으며 악을 멸하고 선을 짓게 하는 기본이 되며, 생사고해의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열반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이다. 부처님께서 계(戒)를 지키라고 가르치신 것은 당신 가르침을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고통과 어둠 속에서 해방된 세상, 8만4천 번뇌에서 벗어난 대자유의 세계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삶을 통해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라는 법문을 하고 이날 수료자 및 사부대중과 함께 부처님의 오계를 합송했다.

 

차라리 이 입으로 벌겋게 달은 쇳덩이를 삼킬지언정

계 받은 몸으로 거짓을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차라리 이 몸을 훨훨 타오르는 불구덩이나 날카로운 칼날 위에 던질지언정

계 받은 몸으로 부정한 음행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차라리 이 몸이 끓는 가마솥에 들어가 있을지언정

계 받은 몸으로 남의 재물을 훔치지는 않겠습니다.

차라리 쇠망치로 이 몸을 부수어 머리에서 발끝까지 가루를 만들지언정

계 받은 몸으로 생명을 해치지는 않겠습니다.

 

엄숙함 속에서 글자 한자 한자 가슴깊이 새기며 읽어 나갔고 229명 수료자의 수계식과 함께 두 시간의  수료식은 가슴 그득 충만감을 느끼면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번 수료식에  바쁜 일과 중에서도 3개월 내내 빠지지 않고 무사히 수계를 받은 회사동료 이영근(관법), 최태식(각림) 씨를 만났다. 두 사람은  철도청 서울 기관차사무소에 근무하는 한국철도 기관사로서 직업상 수업시간 맞추는 게 쉽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불법을 배우고자 노력한 결과 수계를 받을 수 있었다.

 

 

어려운 근무조건에도 기본교육을 받고자 하는 계기와 교육을 받으며 변화된 것을 말씀해주세요. 이영근(관법) : 저희 사무실엔 '법우회' 란 불자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그 모임 에서 기본 교육을 수료한 불자가 22명 정도되는데 교육을 다녀오신 분들의 추천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어렸을 적 불교적인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불교에 대한 사상, 의식들이 많이 부족함을 느끼며 살았는데 직접 법당에 와서 의식을 배우고 불법을 공부하니 이제야 자신 있는 불자가 된 것 같습니다. 최태식(각림) :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렸을 적 할머니를 따라 절에 다니며 생활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마음의 안식처를 생각하면 포근하고 고향 같은 절의 모습이었는데 이렇게 동료들의 인연으로 이곳에서 불법을 공부하니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한지, 늘 무언가 불안했던 마음이 이제야 편안하고 넉넉해졌으며 또한 부처님의 불법을 마음속에 곱게 모셔 하루하루 평화롭습니다. 불법을 공부하며 변화된 일상과 수계식 을 받고 난후 진로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최태식(각림) : 직업상 피할 수 없는 사상사고 같은 직무사고가 가끔 있는데, 그런 아픔을 보면서 인간의 삶에 대한 아픔들을 고뇌하며 가끔은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이젠 그런 불안한 마음도 관세음보살을 염하며 편안하게 그들을 위해 기도해줄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은 생겼습니다. 초발심의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우선은 내 주위에 사람들에게 불법을 전하고 싶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의심의 정답을 불법을 공부하며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영근(관법) : 가끔은 사소한 말로 상처를 주고, 받기도 하는데 불법 공부하며 말이란 '양날의 도끼'와 같아서 성낸 말은 상대에게 가기 전에 내 몸에 먼저 독이 된다는 계율을 접하며 신중하게 됩니다. 이젠 가족과 함께 법당에 나와서 불법의 향기를 자주 맡을 것이며 인터넷을 통해서 자료를 찾고 손에서 놓치지 않고 공부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이 좋은 불법을 다른 사람에게도 회향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할 것입니다. 수료식을 마치면서 동료를 비롯하여 법우님들에 하고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이영근(관법): 4월 1일 고속철도 개통에 앞서 3월 6일 전국에 철도청 불자 500 여명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철도 무사고 기원 법회를 거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부디 우리들의 소원대로 모든일이 원만 성취되길 바랍니다. 최태식(각림): 얼마전 뉴스에 나온것과 같이 지하 철 기관사들의 사상 사고에 대한 염려가 과하여 공황장애로 까지 발전하여 산재판정을 받은바 있는데 이러한 고통받는 모든 동료들이 불법을 공부하여 마음의 평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어떤 직업이든 나름대로 애환이 없는 분야가 있으랴.  부처님 말씀에  모든 세상 일은  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말씀을  되새기며   두분의 삶이 슬기롭게 부처님의 지혜로 극복해 나갈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불법을 통해서 신심을 키우고 계율을 바르게 지켜 우리의 삶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정화되면 내가 속한 사회, 내가 생활하는 터전들 또한  자유롭고 평온한 상태로 나아가게 된다."는 선지식들의 말씀이 유난히도 가슴 깊이 와 닿는 충만한 날이였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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