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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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자원봉사의 기쁨
안양에 살고 계시는 보살님 한 분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 청년회 활동을 하셨고, 지금은 신행생할과 더불어 자원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계시는 보살님입니다.
외부교육기관에서 함께 교육을 받다가 알게되었는데, 자원봉사활동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재주가 참 많았던 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연동화를 보여주시던 모습은 저에게 인상깊게 남아 있습니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 가정에 도시락과 반찬 배달 자원봉사를 하고 계시던 보살님은, 어느날 초등학교 5학년 따님에게 함께 자원봉사를 가자고 조심스럽게 제안을 하셨답니다.
방문하는 가정의 환경적 요소에 익숙해 있던 보살님과는 달리 딸은 집안에서 나는 냄새 등으로 인해, 따님에게 원망만 듣고 자원봉사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보살님의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자원봉사를 마치고 조심스럽게 딸의 눈치를 살피던 보살님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엄마 오늘 보니까 나는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도 많은 것 같애!
우리 집이 작다고 불평하곤 했는 데 앞으로는 그런 말 하지 않을께“
이 말을 듣고 난 보살님의 마음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는,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들은 쉽게 추측이 가리라 봅니다.
물론 그 보살님은 어린 딸이 너무도 대견스러운 것은 물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 밀려들어 왔다고 합니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 대부분은 부족한 것을 모른 채 너무도 풍족하게 자라가고 있습니다.
지나치다 싶을 만큼의 자식에 대한 애정과 교육열 때문인지, 자녀들이 원하는 것들에 대해 부모들은 대부분 받아들여 해주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절약하고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배려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는등의 어른들 얘기는 진부한 잔소리로만 들립니다.
컴퓨터 게임을 친구삼아 살아가는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어 대화하기도 어렵고, 대화를 하다 보면 똑똑해진 아이들에게 오히려 체면 유지도 못하는 경험까지 하게 됩니다.
아마도 자녀 교육의 문제는 이 시대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은 분명하게 있으며, 누구나 모두 알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모들이 알고 있기는 하나 실천(行)이 없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불법의 가르침이 수승함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중생들의 삶처럼 말입니다.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녀들은 부모님에 대한 존경과 함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모님의 바른 모습이 자기의 내면속으로 들어와 자리잡게 됨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런 가정에서는 자녀가 엇나가는 경우를 볼 수 없을터인데, 더구나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자원봉사를 하는 가정에서의 그 교육 효과는 그 무엇보다도 클 것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며 자녀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계신 불자님들에게, 저는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가족자원봉사를 권해드립니다.
백마디의 말보다 바른 행을 통해 바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자녀교육에 으뜸입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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