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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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을 위한 동안거 결산 및 좌담회
2004년 3월 6일, 생활인을 위한 동안거를 주관했던 조계사 청년회 회장과 3개월여 동안 함께 동참했던 재가불자들을 모시고 동안거 기간 동안 느꼈던 감동과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결산의 자리를 마련했다.
생활인을 위한 동안거에 동참하게 된 동기와 그동안 가졌던 마음가짐이나 느낌은 어떠했나요?
임순빈 : 불교에 입문한 지는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절이 좋아 성지순례를 시작했는데 첫 성지순례지였던 법주사에 계신 스님이 사찰에 대한 설명을 너무나도 잘해 주셔서 더욱더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또한 불교가 나에게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성지순례에 갔던 한 사찰의 법당 안에서 우리말 대참회 법문을 듣고 발심을 하게 되었고 불교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습니다. 그때 법문을 해주셨던 스님이 너무나도 큰 스님이신 성철스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08배를 하러 성지순례를 시작했는데 좋은 지도자를 만나 기도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사람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불교를 만나기도 어렵고, 정법을 만나기는 더더욱 어렵다고 했는데 정법으로 들어가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내 성품을 보아 대자유인이 되리라 생각하여 참선결재에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아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마침 불교신문에서 생활인을 위한 동안거 기사를 보고 전화를 하여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하루의 점검과 기간동안 수행을 점검하는 수행일지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참선을 했지만 참선만이 수행이 아니라 어떠한 수행이든 하면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선공부가 잘 안되었는데 이 동안거가 방편이 되어주었습니다. 또한 주위 친구들의 불교공부가 나에게 분심이 되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선명화 : 이번 프로그램이 수행에 대해 체계적으로 잘 짜여졌습니다. 계율, 염불, 간경 등 고우스님도 법문시 강조하셨던 부분이지만 한 가지만 아니라 여러 가지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수행을 하면서도 가운데 토막만을 빼놓았듯이 중간 부분만 수행을 한 것 같습니다. 기초적인 보살행까지 겸비하면서 구성이 잘 된 것 같습니다. 들어보면서 아주 좋은 내용들이 많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것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 것인가가 과제입니다. 부분적인 기도, 참회는 늘 해 왔지만 자신의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택하여 전력질주하면 될 것 같습니다. 어떠한 수행이든 지도자가 필요하며 이러한 것이 어떻게 보완이 될지, 조계사에서 해 줄 것인지가 주목됩니다. 일반 불자의 수행은 스님들에게도 수행의 채찍질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결실의 뿌리가 내리기를 바랍니다. 제목처럼 '겨울나무에서 봄 나무에로'처럼 거름, 햇빛, 공기가 필요하듯 후속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또다시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잘 다듬어서 전국적으로 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될 수 있습니다.
조준상 : 한겨레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알았습니다. 집사람과 함께 기사를 보고 참여를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동참하였고, 꼭 참석해서 들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교를 처음에는 책이나 경전을 통해서 접하였습니다. 불교에 관한 체계적이고 정확한 교육이 없었는데 불교의 수행법이 이렇게 다양한지를 몰랐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여 불교에 한발 더 다가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직은 불교와 생활에서 오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적응이 조금 어렵습니다. 초심자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선명화 보살님은 주력 수행법으로 동안거 기간동안 강의도 해주셨는데, 수행을 하는 분들에게 지침이나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있다면 어떠한 것이 있는지?
선명화 : 저 역시 주력수행을 하고 바로 화두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위빠사나를 3년 동안 했었습니다. 많은 수행을 하면서 깊은 선정의 상태에 들어가 보니 전부가 하나였습니다. 어떠한 수행도 삼매력이나 깊은 선정이 없으면 되지를 않습니다. 물론 위빠사나도 선정력이 없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옵니다. 수행의 깊이가 되면 얼굴만 보고도 벌써 스승이 먼저 알아봅니다. 저 역시도 선정의 상태가 되니 스승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되었구나!” 하셨습니다.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기참회, 보살행, 강한 집중력이 있어야 다음 수행으로 박차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어떠한 수행이든 기초가 잘 잡혀 있어야 수행을 빨리 할 수 있고, 참선도 쉽게 되어집니다. 그런 면에서 많은 분들에게 수행의 체계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강좌였다고 생각합니다.
수행이나 불교의 모델은 스님이 아니라 부처님의 행동, 부처님의 말씀을 모델로 삼아야 하며 그 가르침에 따라야 합니다. 처음에 수행을 할 당시에는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 때만해도 수행을 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거나 정신병자 취급을 하곤 하던 때였습니다. 어느 정도 수행의 경지에 오르자 이제 수행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부러워합니다. 그 때와 지금의 불교의식이나 수행풍토가 많이 달라졌고, 국제화되고 변화됨에 따라 수행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강좌를 듣는 기간동안 특별히 도움이 되었던 수행법이나 변화된 일상의 삶이나 생활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조준상 : 불교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초보자입니다. 기초적으로 ‘불교가 이런구거나’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계율의 중요성 등 여러 가지 책으로만 보다가 이렇게 법문을 듣다보니 너무나 좋고 새롭습니다. 화요일만큼은 약속이나 하고 있는 일의 일정 등 시간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제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고 불교에 대한 정립이 되었습니다. 불교수행과 현실적 거리감이 있었는데 고객들을 대하다 보면 종교적 차이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강좌를 들으면서 고객들이나 사람들을 대하면서 더 말을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안정연 : 처음에 환희심에 차서 왔습니다. 저 역시 예전에 위빠사나 수행도 했었습니다. 주변에서 수행이나 불교에 관한 것을 조각조각 듣다가 전체적으로 체계적인 강좌를 듣게 되었습니다. 주력이나 진언 수행을 천천히 해 보니 망상이 쉽게 들어왔습니다. 또한 강의시 주력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강의대로 속도를 빨리 해보니 망상에 사로잡히지 않게 되더군요.
임순빈 : 많은 수행법 강좌 중에서도 실참을 가장 많이 했던 청견스님의 절 수행법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절하는 것에도 절차와 순서, 호흡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합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심코 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절을 하는 것에도 많은 신경을 씁니다.
선명화 : 모든 수행이 그렇지만 주력수행은 속도를 빨리 해야 합니다. 그래야 망상이 들어오지 않으며 수행시 한 가지 주제를 정해 놓고 거기에 매진해야 지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행에 진전이 없어서 쉽게 놓아 버리게 됩니다.
옆에서 묵묵히 듣고만 계셨던 조계사 청년회장 정우식씨에게 생활인을 위한 동안거를 기획하고 추진하게 된 동기와 기획의도를 들어보았다. 기자 개인으로서 동안거를 맡아 취재하면서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이었다. 그만큼 세간의 이목과 집중을 받아 온 규모나 강좌 내용면에서 작지 않은 큰 법회였기 때문이다.
이런 큰 행사를 어떤 의도와 생각으로 기획하게 되었는지 청년회 회장님에게 들어보고 싶습니다.
청년회 회장 : 강좌를 열기 전에 프로그램에서도 밝혔듯이 기획 의도는 한국불교가 나아갈 방향이 '일수일행'에 달려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찰에 한두 번 오는 게 아니라 신행, 봉사단체 등에 가입하여 '일수일행 갖기' 운동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또 한 수행법을 갖는 것뿐만 아니라 무형에서 유형으로 자신의 수행을 점검하고 검수를 받아서 이웃과 함께 하고 더불어 사회가 맑고 향기롭게 되어지는 것입니다. 이를 대중 속에서 펼쳐 보고자 하는 고민을 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수행에 목말라하는데 어떠한 수행법을 해야 할지 몰라하며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찰의 하안거나 동안거는 현실적으로 생활인들에게 거리감이 있습니다.
생활불교가 생활 속으로 확실히 들어와야 하는데 이에 방향제시를 해 주는 것에 목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 같습니다. 이 동안거가 수행체계의 모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강좌의 배치가 약간은 작위적일 수 있지만, 나름대로 법회 순서를 정하고 생활인으로서 수행을 하시는 분들도 강사로 모시는 등 실천행까지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강의에 보현행원 수행법을 넣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느슨한 결제 형태와 헤이해지는 마음상태입니다.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강의에 대한 평가들이 다양합니다. 저희가 청년회원 외에 일반인들에게 강의를 개방한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이 계기가 되어 이런 강좌가 전국적으로 퍼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추진하고자 하는 것들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청년회 회장 : 그 동안의 법회가 매 주마다 동영상으로 제작되어 조계사 홈페이지에 올려졌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고 싶습니다. 이제까지 했던 법문 강좌를 조금 더 다듬고 손질을 하여서 하나의 책으로 엮어보고자 합니다. CD나 테이프 등으로도 제작하여 참여하지 못하고 접하지 못한 분들에게 널리 보급해보고자 합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좋은 자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에 만만치 않은 비용이 예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생각들을 들어보고 수렴하여 실행에 옮겨보고자 합니다.
또 후속작업의 일환으로 앞으로 이러한 법회의 성격을 띄운 강좌를 개발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이론이 어느 정도 정립이 되었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실참을 해 볼 기회가 적었다는 겁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한 가지 주제를 선택하여 심도있고 깊이있게 불교 아카데미처럼 한 달 동안 일주일에 1~2번을 실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진해 보고자 합니다. 선원장 법회, 타 사찰의 큰 스님 법회 및 조계사 2차 1000일기도 등 신행 조성에 선봉장 역할에 한몫 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조계사 청년회와 불교대학에서 주최하는 출가열반절기념으로 참회발원정진인 3000배 철야정진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리는 날이다. 행사를 주도하고 있는 바쁜 와중에도 함께 하여 많은 시간을 내어 준 청년회장에게 그 동안의 노고와 큰일을 해낸 결실에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청년회의 재정 상태, 강사 섭외, 법문의 강좌 내용 등 많은 어려움과 고민, 수고로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만히 성취하고 회향하게 되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이제 마무리로 각자 하고 싶은 말씀이나 수행, 신행생활의 나아갈 방향들이 있다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임순빈 : 조계사 신도도 아닌데 도반으로 인연이 지어지게 되고, 이제 많은 수행법을 알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주력수행을 참선과 함께 겸비하여 해 볼 생각입니다. 이제 내실을 기하는 자발적인 수행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큰 스님들의 법문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방일하지 않고 조심하게 되고, 내 마음이 독인데 독이 깨지는 것에 대하여 스님들이 신신당부를 하였습니다. 이에 마음단속을 잘 하고 살아야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기획으로 수행의 단계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준상 : 신문을 보고 왔지만, 많은 것을 얻으려고 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알음알이로, 경전으로, 책으로만 알던 것을 이제 내 신행생활의 이정표적인 길잡이 역할을 해줬습니다. 진작 이런 강의가 있었다면 헤매지 않고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불교에 대한 것들이 정립이 된 것 같습니다.
문정연 : 많은 수행법을 들어본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교리공부를 하다보면 수행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데, 강좌가 없어 찾아다니면서 배우다 보니 실참 위주로 하게 되었는데 이론적으로 체계가 수립이 되었습니다. 정법을 만나서 너무 좋았고, 앞으로 쉼 없이 정진하고 수행하겠습니다.
선명화 : 이렇게 보니 좋네요. 항상 어떠한 수행이든지 조급증을 내지 않아야 하며 남의 수행을 비판하지도 않아야 합니다. 수행에는 구분이 없으며 선정의 상태는 다 똑같습니다. 정진하고 매진하여 삼매력을 길러야 합니다. 수행이 몸에 익으면 삼매는 저절로 됩니다. 이제 수행이 어느 정도 불교에 정립이 된 것 같습니다. 수행 후 불보살님의 가피로 어려운 일들이 없어졌으며 매사를 편하게 살고, 운명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운명을 제도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불보살님의 가피는 어떠한 형태로든 나타납니다. 불교에서 삼칠일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조급증을 내지 않고 부단히 정진, 노력해야 합니다.
마무리를 해주신 선명화 보살은 잘 알다시피 동안거 기간 중에 능엄주에 관한 주력 수행법을 강의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호응을 얻었었다. 본인 자신도 무던히 아팠고, 입술이 부르트는 등 수행시의 어려움과 깊은 삼매에 들어 불보살님의 가피를 입는 등 많은 경험담을 들려주었던 분이다. 이렇게 여러 분들을 모시고 들어본 좌담회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열띤 시간이었다. 그만큼 생활인을 위한 동안거가 일반 재가자들에게 많은 수행지침과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고, 그동안 품었던 의구심을 해결하는 데 크나큰 한몫을 하게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더 나은 자기 자신의 수행과 신행생활의 도구로 삼아 정진하고 매진하여 부처님을 닮아가는 진정한 불자로서의 삶이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좌담회의 끝을 맺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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