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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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 인권의 존엄성
부처님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이 사바세계에 오신 날을 기념하기 위한 봉축행사가 열릴 즈음, 인간의 가장 기본적 권리인 인권보호에 대한 강의가 셋째 주인 4월 17일에 열렸다.
강사는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였다. 인권 변호사로 널리 알려진 그는 최근 나눔과 상생의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아름다운 재단을 설립해 사회 전역에 새로운 문화를 꽃피우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은 기업 혹은 개인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어려운 이웃, 소외된 사회영역에 이를 전달하는 뜻깊은 일을 하고 있다.
박원순 변호사는 재학시절 당시 영등포 구치소에 갔을 때에 수감자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범죄자란 선입견이 있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영혼이 아름다운 자들이란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낙선운동 시절, 수감되어 읽었던 책 한권이 나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으며 현재 내가 갇혀 있지만, 생각만큼은 밖에 있는 교도관보다 더 자유로운 사람이 바로 나라는 생각을 했다.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수감자와 그들을 감시하는 교도관이라는 극명한 대립의 양상이지만, 교도관이 근무해야 할 자리로 들어오면 밖에서 이중으로 문을 잠근다. 갇혀 있지만 자유로운 자, 자유롭지만 갇혀 있는 자의 위치이니 생각으로는 내가 더 자유를 누리고 있는 셈이었다"라며 수감자와 교도관의 관계를 그렇게 설명했다.
그 시절의 경험과 변호사가 된 이후의 생활에서 그 분들의 인권을 위한 변론을 맡았지만, 생각해 보면 오히려 더 많이 배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단다. 우리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재야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며 그러기 위한 일환으로 인권을 위한 변호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동물에게도 동물권 해방 운동이라는 권리가 있다는데 하물며 인간에게는 두 말할 필요 없이 인간의 권리인 인권이 당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권, 민주주의, 생명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던졌고, 그것들은 그 희생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결코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검사나 판사가 되는 그들에게 축하가 아닌 조의를 표해야 한다는 말에서 얼마나 많은 고충과 어려움이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자칫 잘못 판단하여 판결을 내릴 경우, 그로 인해 억울한 이가 죄인으로 뒤바뀌는 상황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역사와 민족 앞에 평가받아야 할 재판을 하게 되므로 오히려 위로의 전문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인간이 인간을 재판한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강조하는 대목이다. 고뇌에 찬 판결 때문에 판사를 그만두고 출가해 큰스승이 되었던 효봉스님도 이처럼 어렵고 힘들지 않았을까.
그렇게 억울한 이들을 위하여 조계사가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고 했다. 조계사 앞마당에서 그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야 하며 그러한 시스템을 이제는 갖추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가정상담, 성폭력 상담소, 여성의 전화 등 많은 인권단체들이 우리나라가 아닌 독일에서 기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독일에서 기부를 받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까지 기부를 하는 것은 기업이 돈을 벌어 사회에 환원하여 매출의 재창출을 꾀하는 목적도 없지 않다고 본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돈을 번 기업이 일반인과 사회에 환원하여 기업의 이미지 쇄신과 함께 더 많은 매출 증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라고 했다. 결국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위해 재투자를 하는 셈이다. 이러한 것들이 국제적인 라운드가 형성이 되어야 하며 이제 그러한 나눔의 시대가 도래 했다고 한다.
"성철스님과 같이 산 속에서 알게 모르게 세상에 영향력을 미치는 분도 있어야 하지만, 속세에서 중생을 위한 나눔의 정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스님들도 사회복지를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기독교나 천주교처럼 중생을 위한 제도적인 제반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며 중생 속에서 불교계가 인권운동, 사회 환경 등 많은 곳에 역량을 발휘한다면 극락이 따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밥을 못 먹는 아이들이 15만 명이나 된다. 아름다운 재단에서 일을 하다 보니 도우면 도울수록 더 많이 도움을 필요로 하고, 도와야 할 곳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환경이 파괴되면 가장 많이 피해를 보는 곳이 절이고, 사찰이다. 불교야말로 환경운동에 근원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생명, 평화운동 등 시민운동을 위해 불교와 스님들, 그리고 사회단체가 함께 펼친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나눔이나 사회의 변화 등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이 언젠가는 오리라고 생각한다.“라면 강의를 마쳤다. 인권운동 시절보다 나눔으로서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말과 함께 기부 문화의 정착을 호소했다.
아름다운 재단에서 하는 일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마는 구체적인 활동이나 홍보, 시스템에 대한 설명이 미비했으며 법회에 모인 이들에게 적극 동참의 동기 부여를 주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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