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조계사 뉴스
원심회 야외법회와 조계사 장애시설 점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18일 장애인 포교단체인 조계사 원심회가 야외법회를 가졌다.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이날 야외 법회는 장애인 47명을 포함 총 85명이 참가했다.
서울맹아학교 학생인 시각 장애인과 정릉 그룹 홈 정신 지체 장애인도 원심회원들과 봄나들이를 같이 했으며, 前 원심회 부회장, 종진 스님은 멀리 대전에서 올라와 자리를 빛내주었다.
종진 스님은 "오늘 날씨가 화창하여 화려한 태양의 빛과 꽃의 향기가 가득합니다. 이 계절을 청각 장애인은 보이는 눈과 느낄 수 있는 몸으로, 시각장애인은 누구보다 예민한 청각과 몸의 느낌으로, 그리고 지체 장애인은 순수한 영혼과 마음의 힘으로 마음껏 누리십시오. 현세에 받는 삶의 고통은 업장을 소멸시키는 힘입니다. 잘 견디고 이겨야 다음 생에는 밝고 맑은 삶을 살 수 있다'"라고 법문을 했다. 이날 법문은 봉사자가 수화통역을 해주었다.
법회 이후 물개 등 동물쇼 프로그램인 애니스토리 관람으로 했고, 이후에는 동물원과 식물관 관람, 간단한 놀이기구 타기가 이어졌다.
4월 봄날이지만 여름 못지 않게 햇볕이 강한 날씨에 지쳐 예정시간보다 빠른 4시 30분에 귀가하였다.
조계사 원심회원은 청각장애우 중심의 장애 포교단체이다. 귀를 듣지 못하기에 많은 인파 속으로 흩어진 경우 다시 모으기가 힘들다.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바라는 기념행사가 무엇이냐고 질문에 큰스님 법회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 사중에는 선원장 초청 법회가 한창이다. 이들을 위한 기념 법회를 따로 열지는 못하지만 18일 법회는 수화통역법회를 겸하였으면 의미가 더욱 깊었을 것이다.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보도부에서는 조계사 원심회에 '조계사내 장애인의 신행활동'이란 기획기사를 쓰기 위해 협조를 구했다. 처음 우리가 의도한 것은 조계사 장애시절 점검이었다. 하지만 조계사 원심회는 이동권에 제약이 없는 청각 장애인 포교단체이다. 애초 기획의도가 잘못된 것이었다..
원심회 봉사자, 김 동숙 (수순행)보살과 일문일답을 나누어 보았다.
조계사 원심회원이 조계사에서 신행활동하기에 어떤가요.
수순행: 원심회는 청각장애인 중심의 단체입니다. 청각장애인은 이동권에 제약이 없기 때문에 시설보다는 프로그램에 더 많은 갈증을 느낍니다. 회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스님 수화법회입니다. 매주 일요일 일요법회를 봉행하는데 법사스님이 대전, 부산 등 지방에서 먼길을 옵니다. 사실 타종교에 비해 많은 것이 미비하여 장애인이 불자가 된다는 것이 매우 힘들어요. 불심이 대단하죠. 더 많이 보살펴 주어야할 종교에서도 외면 당한다는 게 안타까워요.
인터넷 조계사 홈페이지 내 신행활동은 어떤가요.
수순행: 우선 스님 법문이 녹취되어 올려진다는 것을 방금 전에 알았습니다. 몸이 불편하기에 소극적이라 정보에 어두워요. 청각장애인은 볼 수 있지만 후천적 장애인 외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어 못해 글 습득이 어려워 문맹이 많아요. 그래도 법문 녹취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원심회 다음 까페에 퍼놓아야겠죠. 법회가 동영상으로 뜬다는 데 그것을 수화 동영상으로 올려주는 것이 제일 좋죠. 너무 소망이 크나요. 불서 녹음도 좋은 방법이겠어요. 이것은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을 위한 것이 될 것 같네요.
시설을 한번 이야기 해주세요.
수순행: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는 이동권에 제약이 없어 시설에 관한 이야기는 적합치 않아요. 굳이 말하자면 장애인 전용주차장이 정도죠. 요사이는 어디를 가나 있지 않나요. 그런데 조계사 경내는 물론 지금 우리가 있는 교육관에도 없어요. 참! 아주 사소한 건데, 화장실 문손잡이도 있군요. 한번은 우리 회원이 빈 화장실 앞에 계속 서있는 거예요. 화장실 앞에 짐이 있으니까 당연히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듣지 못하니까 노크도 하지도 않고 기다린 거죠. 큰돈이 들지는 않을 텐데 작은 배려가 아쉽죠. 작은 배려가 없으니 큰 것은 엄두도 못내죠. 대웅전 계단은 너무 가파라 불편한 사람은 이용을 전혀 할수 가 없어요. 또 화장실 이야기인데 장애인 전용화장실도 하나 없어요. 웬만한 곳에는 다 있는 점자 보드도 없어요. 말하고 보니 너무 많군요.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옳아요. 사실 장애인시설이 장애인을 위한 것만이 아니에요. 계단 난간, 경사로 등을 설치하면 다 같이 편해요. 특히 노 보살님들이 얼마나 편한 신행활동을 하겠어요. 벽은 장애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편견으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먼저 많은 접촉이 선행되어야죠. 그런 의미로 원심회 수화 강좌가 많이 홍보되어 수강자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원심회 : 720-4528
장애인이 없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 아니라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가 밝은 사회이다. 이는 조계사에서도 같다. 장애인과 같이 신행활동을 하는 곳이 참 부처님이 계신 곳일 것이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저작권자 © 미디어조계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