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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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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해낼 수 있다는 열정으로..

  • 입력 2004.05.04
  • 수정 2024.11.15

지난 3일 오후 3시, 조계사 경내는 낮은 비구름과 비안개에 파묻혀 있었다.

 

봉축연희단(조계사 무용단)을 찾았을 때 늦은 점심으로 밥과 김치 한 가지로만 공양을 하던 단원 7명이 반갑게 인사하며 함께 공양을 하자며 권한다.

 

이들은 3년 전부터 봉축 연희단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무용단을 창단했다. 그리고 올해에도 '봉축연희단' 이라는 이름으로 봉축기간 동안 시청앞 점등식, 연등놀이, 제등행진 등 조계사를 대표하여 축제를 이끌게 될 춤사위를  공연한다.

 

단원들은 전문 선생님을 제외하면 순수 조계사 불자로만 이루어진 아마추어 무용단이다.  연습장은 조계사 교육관 지하실 한방을 쓰고 있지만  연습만큼은 오전 10시부터 하루 7시간씩 연습하고 있다.

 

크고 맑은 눈을 가지고 있는 연희단 단원의 조교를 맡고 있는 보현행(한인순) 보살은 고전 무용이 좋아 무조건 뛰어들었던 ‘순수파’. 호랑이 조교로 불리우는 보살은 '4그룹 창작 율동'을 직접 만들어 지도하고 있다. “단원들 개개인은 이쁘게 동작 했다고 스스로 평가 하지만 저가 보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며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예술의 연습은 끝이  없다며 딱 잘라 말한다. 그녀는 바로 ‘ 牛行虎視’

 

명림(문금숙)보살은 얼굴도 이뻤지만 마음도 참 고왔다. 기도보살이라는 이름답게 그녀는 “우리 단원 중 몸이 아픈 도반이 있다. 그래서 지난 4월 21일부터 21일 기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대장정의 길을  함께 나선 도반이기에 우리 단원 모두가 아프지 말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임해야 하기 때문에 무용 연습뿐만 아니라 기도하고 수행도 다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춤을 시작한지 3주째인 새참 김지수 보살은 “늦게 들어와서 발동작도 맞출 수 없지만 제가 여기에 함께 있는 존재 이유를 알기 때문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며 수줍게 활짝 웃는다. 자신을 모두 발산할 수 있는 공연이 항상 그녀를 기다리고 있겠지...

 

단원중 맏언니 같은 심안성(김연아) 보살은 오십견 때문에 힘들었는데 바라춤을 추고부터는 그 고통에 벗어났다고 했다. “오십견을 가지고 있거나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불자님들은 하루 빨리 연희단에 두루 동참하고 부처님 오신날 봉축기간동안 열정으로 참가한다면 오십견이나 스트레스는 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내부 에너지를 비축한 듯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서 연희단의 힘이 느껴졌다.

 

손동작, 발동작 하나 하나 세심하게 이쁘게 하는데도 늘 지적받지만 그 지적 소리도 사랑스럽게 들린다는 수정화(강숙점) 보살은 “하루 공연을 위해 한 달간 땀 흘린 노력의 댓가는 이것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며 세월이가더라도 무용단만큼은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조계사 불자님들 중 땀의 보람을 알고 싶으면 단원으로 동참하라며 귀띔했다.

 

밝은 표정인 이은아 보살은 이론만 알고 시작한 춤사위가 지금 보니 불교와 닮은 점이 많다며 “우리들이 배우는 춤은 내면을 드러내지 않고 끈끈하고 우직하고 무게와 깊이가 있다.”고  소탈하게 웃음을 건넨다. 조계사 불자님들이 봉축기간 동안 연희단으로 동참하여 각자가 주인공이 되어 보지 않겠냐고 권유도 잊지 않았다.

 

어느 모임이든지 살림꾼이 있듯이 무용단 재무를 보고 있는 수정심(이강예) 보살은 “살림살이가 늘 긴축이라 우리 단원들에게 맛있는 공양도 한번 제대로 사드리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수입이 늘어 김치에서 반찬 가지수가 한 가지만 더 늘어나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그녀는  어려운 살림이지만 마음만은 넉넉해 마냥 즐겁다고 한다

 

이들은 절에 가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연습 시간이 기다려진다며 입으로 모으며 말한다.

 

“지금은 무심한 우리집 거사가, 종교가 다른 시댁어른께서 우리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조계사 법당에 오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봉축 기간에 소개될 깜짝 놀란 만한 공연를 기대하세요. 우리 단원들은 '굳세어라 금순아' 입니다.  배불러서 아이를 낳고 옆에서 젖을 물리며 우리들에게 자신감과 무용을 가르쳐 준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들은 어렵던 지난 시간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환하게 웃는다.

 

“지난 일요일 동대문 운동장에서 전체 사찰 합동 연습시간을 가졌는데 타사찰에서 수박이며 김밥이며 음료수를 먹고 있을 때 저희들은 물만 먹었습니다. 사실은 그들이 조금은 부러웠지만 그 생각도 한 순간이더라고요. 우리 무용단과 연희단에게 편안하게 연습할 수 있도록 마음의 지원과 그림자 역할을 해주시는 지홍 주지스님과 사중 스님들,  대중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공연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겠지요.”

 

봉축 기간동안 '반야용선을 타고 깨달음의 세계로' 소개될 공연을 위해 벌써 한달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들에게서 프로 춤꾼과 다른 순수한 열정을 보는 듯했다.

 

인터뷰 내내 밝은 표정과 크고 다이내믹한 목소리는 봉축날 공연을 기다리는 초조함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그녀들에게서 강한 에너지가 실려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자유분방하여 아름다운 그대들 이름은 ‘조계사 무용단’, '조계사 봉축 연희단'

 

 

 

 

불기2548년 봉축연희단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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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 ~항시

활동기간 : 봉축기간중(~5월26일)

안무: 창작율동 및 선유락

문의: 신도회 사무처 문화부 732-2187

        무용단 보현행 011-9889-4996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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