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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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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

  • 입력 2004.05.15
  • 수정 2025.01.15

봉축을 맞아 조계사에서는 이웃을 위한 등을 모연하고 있습니다.

동참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했습니다. '이 정현은 어떤 아이인가, 지금 병의 상태는 어떤가.' 그래서 만나러 갔습니다.

선홍빛 찢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만나러 가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어머니, 안 순남씨를 정현이가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 내 법당에서 만났습니다.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간, 정현이가 주사를 맞고 들어와 쓰러질 듯 엄마에게 안기며 힘 없이 '너무 아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좌복을 깔아 만든 자리에 누워 아픔을 삼키느라 두 눈을 꼭 감았습니다.

"중생이 아프므로 보살도 아프다."란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내 마음이 이럴진대, 어머니 마음은 오죽하랴!

지금은 모든 수치가 떨어진 상태라고 했습니다. 상태가 안 좋은 것이 아니라 치료 과정 중 그럴 때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감염이 되지 않으려 정현이는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마스크를 하고 있었습니다.

"왜 입원을 하지 않고 외래 진료를 받아요."

"병실이 모자란대요."

집이 지방이라 어린이 백혈병 재단이 운영하는 곳에서 기거를 하고 있다며, 어머니는 순간  두고 온 작은아이를 생각하는 듯 했습니다.

조금 뒤 뜬 정현이 눈동자는 의외로 평온했습니다.

"성격이 밝아요. 때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개구져요. 병원에 오면 법당에서 책을 많이 읽어요. '관세음보살 보문품'을 특히 좋아해요.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지난해 11월 재발하기 전 제가 공부 욕심을 부렸어요. 건강하면 되는데, 내 욕심 탓에 재발한 것 같아요."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습니다.

 

이 정현 어린이는 2000년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병하여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작년 11월 재발하여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힘든 항암치료를 잘 견디고 있어 6월에 제대혈 이식 수술을 받으면 좋아질 수 있답니다. 그러나 예상 병원비는 제대혈 구입비 2,000만원과 이식 수술비 5,000만원를 포함하여 7,000만원입니다. 큰 금액이지만 한 생명을 다시 밝히는 데 필요한 돈입니다.

조계사 입구에 커다란 아치가 세워졌습니다. 정현이를 위한 자리입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의 동참하고 있습니다. 동참을 할 때는 정현이에게 보내는 서원의 글도 씁니다. 단순한 아치는 서원이 달린 등 터널이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의 서원이 모인 연등 터널이 완성되면 아픔을 이기기 위해 감았던 이 정현 어린이의 눈이 다시 밝게 빛날 수 있습니다. 

 

 

 정현이를 돕는 방법

 모  금: 5월 1일 ~ 5월 26일/ 신도회관 옆

 참여방법: 투병불자를 위한 발원문 작성, 동참금 보시

 온라인 입금: 국민은행 023-01-0563-150 (조계종조계사)

 문의: 신도회 사무처 732-2187(담당-사회부)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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