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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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법회 ~ 환경 보존의 중요성, 세 번째 법회
지율스님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화두가 되었던 천성산을 지키는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다. 가무잡잡하고 작은 체구의 어느 곳에서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가 솟아나는 것이었을까? 처음 뵌 스님은 넓은 대웅전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의 열정을 소유한 그런 분이었다.
산을 오르면 인간에 의해 산이 범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하셨다. 산이 울고 있고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면서 많은 부조리 앞에서 스님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셨다. 천성산을 지키기 위한 단식 투쟁이 힘들 거라는 걸 알지만, 산이 울고 있기에 외면할 수 없었고, 그러기에 마음 속으로 도와주기로 약속을 했다고 하셨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신 것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기나긴 싸움을....
45일간의 살인적인 단식 농성, 서울까지의 국토순례, 환경부 앞에서의 1인 시위 등 3년 동안 할 수 있는 것은 다해 보았지만, 그래도 모든 것을 다 동원하여 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우리나라의 자연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나를 일컬어 정부에서는 스님도, 지율스님도 아닌 국책사업을 방해는 지율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나라의 환경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상처와 폭행 속에 있다.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말이다."
북한산, 지리산, 설악산, 태백산 등 많은 명산들이, 백두대간이 인간의 편리를 위해 뚫리고 잘려 나가고 있다고 하셨다. 그러한 인간의 이기가 전 국토를 마르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잠깐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개발 이상의 것들을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로 말미암아 더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하셨다.
“원효스님께서 화엄경을 설하신 천성산은 그 자체가 화엄의 도량이다. 당나라에서 온 1,000명의 중을 화엄경으로 교화했다는 것에서 유래하여 화엄벌이라고 부른다. 산 정상에는 꽤 넓은 늪이 펼쳐져 있으며, 그 늪에는 천연기념물과 많은 생태계를 내포하고 있다. 법문이 필요가 없으므로 화엄벌이라고 하니, 이 시대가 원하는 정신이 화엄에서, 천성산에서 꽃을 피워야 한다.”라고 생각하신단다. 이제 여기 모인 불자들에게 지켜야 할 명분이 분명한 천성산을 살리는 데 도와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하셨다.
산은 병들었고, 하천과 강은 썩어가고 있으며 그로 인해 물은 오염되어 가고, 녹색의 댐이라고 일컬어지는 산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하셨다. 복구가 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가고 있지만, 그 심각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셨다. 이는 비단 천성산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산들이 개발과 이익이라는 이름으로 파괴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영산(영험한 산)이 존재하려면 산이 살아 있어야 한다. 많은 산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지금의 우리 산들과 기도처는 쌀을 올리고, 복을 비는 기복 형태로 변해 있다. 예전의 어른들처럼 물을 올려놓고 우주와 만나는 그런 마음가짐의 기도가 없는 것 같다.”라며 안타까워 하셨다.
대선 당시, 노대통령의 유명무실한 공약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버렸고, 함께 동참했던 단체가 스님도 모르게 정부와의 협의책을 만들고서는 면죄부를 주어 산을 깎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하셨다.
천성산이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 중에서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 것인가는 우리 불교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하셨다. 말보다는 몸과 마음과 행동, 그리고 실천으로 보여 주시는 스님 앞에서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믿음 깊은 곳에서 천성산이 지켜지리라 믿는다고 하시면서 산을 지키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고 사안인데 3년 동안이나 끌었고, 그로 인해 잊혀져 가는 것이 더 안타까운 일이자 더 슬프고 서글픈 일이라고 하셨다.
멸종한 뒤, 때늦은 후회의 산물인 천연기념물로 보호할 것이 아니라, 이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을 때에 그 존재 가치의 소중함을 지켜 주는 것이 진정한 보호이자 후대에게 물려 줄 보이지 않는 유산이 아닐까 싶다.
많은 불자들의 방문과 적극 협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울산지법에서 통보가 오게 되면 어쩌면 스님이 구속되실 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위 주소로 찾아 오셔서 격려의 글과 따뜻한 마음이 담긴 글을 남겨 주시면
지율스님에게 많은 힘과 용기가 되어 드릴 것입니다.
홈페이지 주소 : http://www.cheonsung.com/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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