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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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속 천진불(千眞佛)
미국 사람들이다."
"....."
금발 머리, 파란 눈, 큰 키를 가진 외국인을 보며 미국사람으로 생각하는 동자스님들. 회색 바랑을 등에 진 동자스님들은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과 함께 할 소풍에 당황한 기색도 어색함도 없이 붉은 볼 위에 작은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큰 키를 가진 외국인들도 해 맑은 미소를 띠며 함께 즐거워한다.
동자스님들이 합장하며 그들에게 "안녕하세요!" 라며 먼저 첫인사을 건넨다.외국인 몇 몇은 합장 인사하는 동자스님 모습에 어쩔 줄을 몰라 스님 따라 합장으로 화답하기도 하며 몇 몇은 신기한 듯 스님을 바라본다.
신록이 나날이 푸르러 가는 계절.
투명한 봄 햇살 속으로 경복궁 소풍 길에 나선 11분 동자스님들과 미국, 프랑스, 불가리아 등에서 온 조계사 붓다 워크 캠프 참가자 13명은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을 관람하고 경복궁 경내를 산책했다.
신이 난 동자스님은 발을 구르며 즐거워한다.이에 뒤질세라 캠프 참가자들은 손그네를 만들어 동자스님을 태워준다."저도 해주세요." "한번 더 해주세요." 동자스님 간청에 그들은 더욱더 신나게 손그네를 만들어 태워준다."How old are you?" 라는 물음에 머릿속에 맴도는 영어 숫자를 동자스님들은 손가락을 펴보이기도 하고, "식스, 식스." 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현혜스님은 간식으로 받아온 손톱만한 ABC초코릿을 짝꿍 안드레아 손에 쥐어준다.
초코릿을 받은 짝궁 안드레아는 감동해 어쩔줄 몰라 당황하는 듯했지만 햇빛을 머금은 환한 미소를 짓는다. 짝궁은 다시 손톱만한 초코릿을 반을 잘라 현혜스님 손에 쥐어 준다. 초코릿 반을 다시 받아 쥐게 된 현혜스님은 수줍은 듯 살며시 자신의 고무신을 바라보며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나뭇잎 사랑거리는 바람은 그들의 마음까지 찰랑찰랑 흔들어 놓아 훈훈한 경복궁 소풍을 마음껏 즐기고 맛보고 있다.도화지에 수채화 물감을 풀어 손이 가는대로 그림을 그린다면 금발 머리와 푸른 눈과 큰 키를 가진 이들과 파르라니 머리 깎은 동자스님들 모습은 어떻게 그려질까?
천진불( 千眞佛 )로 그려지겠지...
멋쟁이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화사한 봄날 아이들이
산을 넘어 너울너울 소풍을 간다
교과서에 없는 보물을 찾으려고
딱딱한 의자 위에
딱딱하게 앉아 있던 아이들이
동장에 묘목처럼 줄을 서던 아이들이
일년에 한번 있는
봄소풍이 좋아 너울너울
소풍을 간다
-(정호승의 시 ‘소풍’) -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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