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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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Sarah), 처음 경험한 '한국 불교'
"집중 잘했습니까?"
"잠이 왔습니다."
"집중을 잘하면 잠이 오지 않은 법입니다." 도은 스님 말씀이 끝나자 '까르르' 밝게 웃는 소리가 소설법전을 가득 메웠다.
짧은 시간 동안 호흡을 관찰한다고 하지만 온갖 망상과 생각들이 내 머리 속으로 왔다 갔다 했을 것이라고 하며 "고통으로부터 해방되어 행복하기 위해서는 참선을 통해 참나를 찾아야 한다."는 스님 말씀에 사라(Sarah) 는 다시 자리를 고쳐 가부좌를 틀고 자신을 찾는 물음에 잠겨들었다. 의자 생활에 익숙한 사라에겐 가부좌 자체가 고행. 그러나 꿈쩍하지 않았다. 그녀의 모습에서 조용함과 평화로움과 진지함이 함께 배어 나왔다.
지난 토요일 29일 오전 10시 조계사 소설법전.
일 주일전 동남아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여행지인 한국에 도착하여 비오는 모습만 보았다는 노 부부와 엘리자벳 (Elizabeth) 부부. 생명 공학을 공부하고 있는 여대생 사라(Sarah) 등 미국인 6명이 템플 라이프(Temple Life) '정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조계사 외국인 안내소에서는 올 3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외국인 누구나 개인 자격으로 불교문화를 체험 할 수있는 '정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공양하는 사람은 일체 소리를 내어서는 안된다. 음식을 남겨서는 안된다. 음식물과 대화를 하는듯 해야 한다.보통 식사가 아니라 수행의 일종이다 등 도은 스님의 말씀과 도움으로 사라(Sarah)는 'Where has this food...I will take it as an offering to attain enlightment' 오관계를 독송하고 발우공양을 체험했다.
이어진 연담스님과 함께한 차담 시간에는 고정 틀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질문과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 졌다. 그리고 그간에 생각해 온 많은 의문과 생각들을 풀어 놓았다.
'동양(인도, 일본, 중국)에서 한국의 선은 어떤 자리를 차지 하나'
'불교는 어떤 방법으로 한국에 전파되었는가'
'한국 불교는 어떤 독창성을 가지고 있나'
'현대 사회에서 스님은 역할은 어떤 것인가'
'스님이 된 뒤 연담 스님은 무엇을 얻었나'
사라(Sarah)는 그녀가 공부하는 전공답게 '인간복제에 대한 연담 스님의 개인적인 견해는 어떤 것인지 ' 라는 질문을 던졌다.
한 시간으로 정해진 차담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격식도 필요 없고,근엄함도 필요 없고 딱딱함도 필요 없었다.
"모든것이 나로부터 온다고 했다. 그래서 난 좌선 중에 괴로웠다. 이 고통이 바로 나로 부터 라는 생각때문에 행복이 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괴로운듯 사라(Sarah)가 물었다.
5년 동안 참선을 했다는 여자 고등학교 선생님 신디(Cindy)가 사라에게
"고통이라는 생각도 떨쳐 버리라. 늘 두려웠고 욕심이 많았던 5년전. 지금은 관대해지고 평화롭게 변했다. 참선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며 특별한 경험을 조심스럽게 일러준다. 신디의 말에 사라도 참석자들도 부러운듯 쳐다본다. 질문을 던진 사라와 답을 하고 있는 신디를 빙그레 미소 띈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는 연담 스님. 연담 스님의 미소는 '염화미소(拈花微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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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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