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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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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붉은 해 마음을 타고 흐르다

  • 입력 2004.06.26
  • 수정 2024.11.17

붉은 해가 떴다.

뚜렷한 해가 떠있는 자연과 도시 풍광은 어느덧 마음의 무늬로 그려진다.

연꽃이 무릇피었다.

바람이 부는 듯  구름 다리 아래  연꽃은 시시때때로 마음의  무늬로 밀려든다.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오후의 따가운 햇살에서 여름인줄 알게 되었고 쌀쌀한 바람이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던 6월 22일 캐나다 토론토 아트 갤러리 오브 온타리오(Art Gallery of Ontario 토론토 소재 ).

보라, 주황, 노랑 등 화사한 빛깔의 옷차림으로 갤러리 안을 가득 메운 파란눈의 사람들.

런던 파리 토론토 세도시에서 함께 19세기 초기 인상파로 분류된 모네( Monet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파리 출생)의 유명한 미술 대작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인상파 이전의 그림은 실내에서 인물이나 정물을 놓고 세밀하게 그리거나, 천국이나 천사등을 상상해서 그리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1874년 모네를 비롯한 르느와르, 드가 등이 작품 전시회를 열었을때, 모네 [인상 해돋이] 작품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물감을 풀어 순간적인 느낌을 표현 하는 그림이 생소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미술 평론가들은 모네, 드가, 르느와르 등을 한 순간의 인상만을 그리는  어처구니없는 사람들이라며  이때부터 이 화가들을 묶어 '인상파'라 부르게 된다.

 

갤러리에서 전시된  [인상 해돋이 모음 ] [연꽃 모음] [기차역 모음] [루앙 성당 모음] 들은

빛에 의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풍경을 그린  모네의 대표적인 진품들로  영국 프랑스에서 대여한 작품들이다.

 

모네는 해가 떠오르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인상을 빨리 그려내기 위해 사물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색이나 모양을 자세히 그릴 틈도 없이 그려내어야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의 위치가 달라지는 <빛>을 오히려 그림에 반영해 <인상>을 그리게 된다.

이른 아침 안개 속으로 막 떠오르고 있는 해, 맑은 날 아침의 해, 스모그에 가린 해..

자연 현상이 가지고 있는 안개, 스모그등의 대기의 변화와 빛을 받고 있는 풍경의 순간적 묘사를 한 [인상 해돋이].

비슷한 자리에서 같은  사물을 그린 그는 한번도 똑같이 반복된 적이 없는 자연의 다채로운 표정으로 그림을 그렸다.

 

[루이 성당]을 그리면서 하루 세번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사물을 그리면서 빛의 변화에 따라 사물의 색이 어떻게 달라지는 가를 오랫동안 지켜 보며  다양한 빛으로 변하는  루이 성당을 화폭에 담아 내었다.

이는 빛과 어른거리는 햇살의 효과를 보여주며 그림의  순간성을 전달하고자  했다.

 

프랑스 교외에 살게 된 모네는 [철도] 풍경을 그리게 된다. 이 역시 빛의 변화를 묘사했다.

역 구내의 풍경과 기차가 내뿜는 푸른색의 증기 뒤로 파리의 건물은 새로운 기계 문명을 그려 낸 것이 아니라 기차가 가지는 역동적인 그림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후 모네는 1878년 센강변에, 1883년에는 지베르니로 주거를 옮겨 그림을 그렸으며  만년에는 저택 내 넓은 연못에 떠 있는 연꽃을 그리는 데 몰두하였다.

‘연꽃’ 연작에 이르러 빛의 움직임만이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산업화 시대에서 작은 아름다움에 대한 희망과 동경을 보여주둣,

빛과 공기, 습기의 변화를 통한 자연의 모습들, 동일 주제를 아침 저녁 시간에 따라 자연의 표정이 바뀌는 모습들을 모네는 투명함과 보이는 그대로의 이미지를 캔버스에 옮겼다.

 

-epilogue-

함께 관람한 딸아이에게서 모네 그림 안에 햇빛이 비칠 때 그 빛에 반짝이는 눈물 한방울 맺음을 보게 되었다.

나의 분별심과 어리석은 감정으로  이상을 꿈꾸며 미술 역사를 배우고 싶어 했던 그녀의 미래 진로를 막아버리고 고작했던 말한마디는  "꿈을 가져라" 였다

나는 언제쯤...딸아이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아름다운 신념과  꿈들을 마음으로  읽고 받아 볼까?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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