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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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 제일의 수행도량
7월 22일 목요일!
현기증이 일도록 도심을 빽빽하게 메운 빌딩과 자동차, 부딪치는 사람들을 멀리하며 전날 밤의 뜨거운 열기가 아직도 식지 않는 이른 새벽! 대중공양을 위해 문수성지인 오대산 상원사, 월정사로 떠나는 불자들로 조계사 일주문 앞에는 분주하다.
조계사 불교대학이 주축이 되어 교무국장(정법)스님과, 사회국장(진성)스님을 모시고 120여명의 불자들의 서원을 그득 실고 6시 30분에 상원사를 향하여 버스는 출발했다.
시간이 지나감과 동시에 새벽안개는 걷히고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바람과 푸른 하늘과 조각난 하늘이 보이는 곳을 지나며 언제나 그렇듯 부처님을 향해 떠나는 맘에 또다시 설레임이 한 가득이다. 다른 때와 달리 불교대학 도반들과 함께하는 여행인지라 어느 때 보다 따뜻하고 활기가 넘쳤다.
선원에서 정진 중인 스님을 위해 선원대중에게 공양을 올린다는 의미인 대중공양의 뜻을 새기며 얼마나 기쁨이 충만한지 오대산을 향해 가는 4시간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전 11시가 되어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한 시간쯤 걸어가는 가파른 오르막길에도 발걸음이 가볍다. 500년가량의 수령을 가진 아름드리 전나무가 즐비하게 늘어서 산들 바람과 함께 우리를 반긴다.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한 걸을 한 걸음 걸어가는 동안 어느새 상원사에 도착했다. 병풍처럼 사찰을 빙 감싸고 있는 산새의 모습과 손을 뻗치면 손끝에 만져질 것 같은 하늘아래 사찰 상원사!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부처님의 진신 사리가 모셔져 있는 적멸보궁에서 사회국장(진성)스님의 집전으로 조용하고 엄숙하게 예불을 올렸다. 청정도량에서 이 더운 복중에 수행을 하고 계신 스님을 뵙지는 못하지만 수행정진하고 계신 도량을 거닐고 참배하며 서릿발 같은 수행으로 정진하고 계실 수행자들의 기운이 느껴진다. 더운 날씨로 등에서 줄줄 흐르는 땀방울에도 아롱 곳 하지 않고 한배, 한배 오체투지로 절을 하며 일심으로 기도하는 불자들의 한결같은 서원이 그들에게 다가가 용맹 정진하는 그들의 서원이 꼭 이루어지길 굳게 믿으며 ....
상원사 적멸보궁에서 예불을 마치고 대웅전에 내려와 월정사 주지(정념)스님과 상원사 주지(나우)스님을 친견했다. "더운 날씨에도 멀리서 찾아오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여기는 20~30분의 정진중인 스님들이 계십니다. 찾아오신 여러분들의 서원으로 그들이 모두 성불하여 우리 불교의 미래가 한층 더 업그레드 될 수 있었음 하는 바램 간절합니다. 모두 성불 하십시요." 준비해온 정성을 사회국장 (진성)스님이 대표로 전달하고 월정사를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월정사의 경내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고구려 양식을 계승한 국보 48호인 높이 16.2m 월정사 팔각구층탑이다. 이 탑은 부처님 진신사리 37과를 봉안한 한국 다층석탑의 전형적 양식을 잘 보여주는 우수한 걸작이다. 월정사의 중심건물인 적광전 앞마당 중앙부에 우뚝 솟아 있는 탑 앞에서 두 손을 가슴에 합장하고 기도하는 약왕보살의 모습이 싱그러움으로 뒤덮인 푸른 오대산의 햇살과 함께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팔각 구층탑을 앞으로 하고 만월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적광전의 현판과 주련은 자장 율사의 불탑게를 탄허 스님의 친필로 작성한 것이다.
만대 윤왕삼계주(萬代輪?三戒主) 만대의 왕이며 삼계의 주인이여
쌍림시멸기천주(雙林示滅幾千主) 사라쌍수 열반 이래 얼마나 세월이 흘렀는가
진신사리금유재(眞身舍利今?在) 부처님 진신사리를 지금 여기에 모셨으니
보사군생예불휴(普使群生禮不休) 뭇 중생으로 하여금 예배를 쉬게 하지 않으리
주련의 뜻을 하나 하나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읽고 가슴으로 새겨보면서 우리나라의 최대 성지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신라 선덕 왕 12년 때 자장율사가 중국 오대산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를 한 뒤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 진신 사리를 모시고 와서 봉안하고 월정사를 창건하였다 . 그 후 신효거사, 신의 두타, 유연장로 등이 머물렀고, 통일 신라 때는 보천, 효명태자가 오대산에서 수행하였으며 나옹스님, 사명대사가 수행한 자취가 남아 있으며 조선 세조대왕이 문수동자를 친견하고 병이 낫기도 한 민족의 정신이 아우러진 영산이다.
부처님의 진신 사리가 모셔져 있는 적멸보궁에는 오늘도 많은 사람들의 참배의 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근세에는 방한암스님이 주석하시여 종풍을 드날린 북방 제일의 수행도량이기도 하다.
적광전에 들어가 삼배를 하고 마당 한쪽에 흘러넘치는 시원한 약수로 목마름을 해소했다.
달이 두둥실 뜰 때 다시 꼭 오겠다는 서원과 사찰주위에 흐르는 계곡의 시원한 물속에 손 적시고픈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둘러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오늘 하루 좋은 시간 만들어주신 부처님께 감사하고 오늘 동행하신 모든 도반들과 신도님들 하고자 마음먹었던 모든 일들이 원만성취하시기를 바라면서 상원사 대중공양으로 이어진 인연들, 오늘 같은 좋은날로 거듭나기를 바라면서 버스에서 부르는 사홍서원은 감회가 새로웠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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