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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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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산재 기획특집 ①

  • 입력 2004.10.10
  • 수정 2024.11.24

1.  영산재의 의의와 목적

죽은 자는 극락으로, 산자의 업장소멸을 발원하는 영산재

작년, 조계종단에서 최초로 시도된 영산대재가 올해로 2회째 봉행된다.

 

망자를 위해 올리는 의식중 가장 큰 의식이 영산재이다. 영산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영축산에서 설하신 당시의 법회를 이르는 영산회상의 줄인 말이며 영산대재란 당시의 법회를 장엄하게 재현한 가장 큰 불교의식으로 이는 불법의 세계가 시공을 초월하여 봉행되어짐을 보여준다. 영산회상에서는 모임에 참여한 모든 청문중과 외호성중이 환희심을 일으키고, 천지가 진동하고, 하늘에는 만다라꽃이 내리고, 묘음보살 및 천동천녀가 내려와 꽃과 향, 기악과 가무로써 공양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모임은 지극한 종교적 환희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러한 환희심을 오늘에 다시 불러일으키는 의식 법회가 바로 영산재인 것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 50호로 지정된 영산재는 불법의 교리와 선지식의 사상이 한반도의 토양에 배양되어 문화로 태어나고 예술로 표현되어 구도의 길을 거듭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재를 매개로 설판재자(큰 시주자) 및 동참대중이 영산회상에 동참하여 불법과 선근인연을 맺는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영산재는 나무대성인로왕보살 인도 아래 도량에서 재를 베풀어 불보살의 공덕을 찬탄하고 죽은 자로 하여금 해탈과 극락왕생을, 살아있는 대중에게는 불법의 가르침과 신앙심을 고취시키는 한편 부처님 당시의 영산회상을 도량에 다시금 꾸며,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불법 인연을 짓고 업장소멸과 깨침을 주는데 영산재 목적을 두고 있다.

 또 국가의 안녕과 군인들의 무운장구, 큰 조직체를 위해서도 봉행한다.

 

2.  영산재의 역사

영산재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절차나 예문 및 각종 장엄이나 범음과 작법이 언제 어떻게 정비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신라시대의 진감선사가 불교음악을 행했던 기록이 있으며 불교가 가장 융성하였던 고려시대에 본격적으로 행해지고 의식의 기본요소들이 갖추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 초에는 의식의 골격이 갖춰졌으며 조선 후에는 기록으로 남기고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그러나 1911년 일제시대 때 사찰령이 반포되면서 쇠퇴의 일로에 놓였다. 범패와 작법이 금지되어 전수에 더 큰 어려워지면서 일부사찰과 몇몇 스님에 의해서만 명맥이 유지되어오다 1960년 종단을 구분하지 않고 영산재를 가르치는 몇몇 승려의 노력이 시작되었다.

 

영산재는 본디 사흘 밤낮에 걸쳐 지내던 대형법회였다. 또한 재력이나 권세있는 설판재자가 나서지 않으면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경비와 인원과 준비가 필요한 의식이었다. 영산재의 개설 목적도 국가(국왕)의 안녕, 병사들의 무운장구 등으로 개인이나 일개 가족의 귀부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영산재는 조선시기에는 무척이나 희귀한 의식이었고, 불자들의 평생 소원이 영산재 구경이었을 정도였다. 영산재에는 불교의식에 필요한 모든 절차와 장엄과 범음과 작법과 대중회향이 모두 녹아 있다.

하지만 영산재는 그 절차와 내용이 까다로워 전수에 어려움이 많아 그를 보전하고 전수하려는 스님들의 노력이 있었다.

 

 

3. 범패와 작법무

① 범패

영산재는 범패와 작법무로 이루어진다.

범패란 범음범패와 같은 말로 ‘범음’이란 여래께서 지니신 32가지의 외적 특징 가운데 하나인 부처님의 음성을 말하며 동시에 그분의 말씀 즉 가르침을 의미한다. ‘범패’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공덕을 찬미하는 노래를 말한다. 여기서 ‘패’는 범어 바사(bhasa)의 역어로 세속의 가무(歌舞)와 달리 복잡한 인연을 끊게 하고 분주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범패와 작법을 자타의 성불을 돕는 수행도의 일환이라 한 것이다.

범패는 장단이나 화성이 없는 단성선율이며 우리 정악(正樂), 즉 궁중 제사음악을 제외한 아악(雅樂)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의 범음,범패는 그 가사와 곡이 모두 한국적이거나 한국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다시 말해 교리적인 면은 물론, 수용 당시의 사상․문화․예술․역사적인 면이 망라되어 있어 한국불교를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 필수덕목이라고도 할수 있다.

 

또하나 범패의 특징은 범패에는 공인된 악보가 없어 그 전수에 어려움이 있어 고래로 어장의 입에서 입으로만 전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범패는 안채비와 바깥채비, 화청으로 나뉜다. 승가에도 이판승과 사판승으로 나뉘듯이, 이원리가 의식에도 적용되어 이적(理的)인 면과 사적(事的)인 측면을 고려하여 거행한다. 이적인 면이라 함은 불교가 진리를 설파하는 종교인만큼 의식의 목적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이적인 면을 취함이고, 사적인 면이라 함은 인정(人?)에 호소함으로써 자칫 딱딱하고 냉정하기 쉬운 이적인 면을 부드럽고 따듯한 체온으로 감쌈을 말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 안채비와 바깥채비는 각기 이와 사에 해당한다.

 

유치성, 착어성, 편게성, 게탁성으로 구성된 안채비는 순수 불교적 의식절차이다. 불교의 진리를 통해 불교의식의 목적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많은 어구를 통해 반복하고 부연하며 수식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바깥채비에 비해 길이가 짧고 굴곡이나 리듬이 심하지 않아 그 의미에 중심을 두고 있다.

 

바깥채비는 홑소리와 짓소리로 이우어졌다. 홑소리는 안채비를 거행하기 위한 준비나 그 후에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절구인 한시형태가 대부분이다. 짓소리에 비해 거행시간이 짧으며 단성이라고도 부른다. 짓소리는 홑소리에 비해 주로 의식진행에 중점을 두고 거행된다. 최고의 범패승인 어장의 지휘하에 대중이 재창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보통 20분 이상 소요되며 음악적으로 매우 발달된 고차원적 소리여서 짓소리는 홑소리를 모두 익힌 승려만이 습득할수 있다. 과거에는 72종이 있었으나 현재는 15종만 전해내려오고 있다.

 

화청은 불보살의 공덕을 찬탄하며 불법을 들어 참회하고 발원함으로 법회를 개설한 목적을 성취케 하려는 것이다. 우리 말로 소리하며 고유의 음악을 활용하였다.

 

범패는 국악의 소리를 대표하는 ‘국악의 성악’이라할수 있으며 기본을 배우는데만도 최소 3년이 걸리는 고행의 예술로 마음과 신앙심이 갖춰지지 않으면 공부할수 없다고 한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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