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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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재 기획특집 ②
3. 범패와 작법무
②작법무
작법이란 넓은 의미에서 승려로서의 예의범절 전체를 말하며 좁은 의미로서는 의식에서 예배의 대상인 소례(所禮)를 찬탄하거나 기원의 성취를 발원하고, 또는 법회에서 얻은 법열(法?)을 나타내기 위해 바라?착복?법고 등 율동으로 표현하는 신업공양(身業供養)을 의미한다. 작법무란 바로 후자의 의미를 말한다. 불교의식무용은 종교의식무용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한국 불교의 특수성 및 한국적 미가 잘 조화를 이루는 훌륭한 전통무용으로 발전하여 왔으며, 무무(巫舞), 탈춤, 민속무용 등 민속예술이나 연행 전반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불교의식무용은 세존께서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할 때 천사색의 채화를 내리니 가섭이 이를 알아차리고 빙긋이 웃으며 춤을 추었다고 하여 후세 스님들이 이를 모방하였다는 설이 잇다. 즉 불타의 가르침은 언어문자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심전심으로 전해진다는 선가의 해석과 연관된 설로 보인다.
이러한 작법무의 춤사위는 교화(敎化)?원만(圓滿)?자비(慈?)?귀의(歸依) 등의 표현으로 절제되고 자타를 무념무상(無念無?)의 열반으로 인도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의미와 특징을 지닌다. 또 재의식에 있어 장엄함과 신앙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한다.
불교의식에서 범패는 음덕공양(音德供養)이라 하고 춤은 신업공양(身業供養)이라한다. 불교의식춤은 포교라는 종교적인 목적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생겨났으나 불교음악인 범패와 함께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엄숙함 속에서 절제하는 수도의 길을 걷는 청정자활(??自?)의 종교적 정신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록 예술적 성격이 내재적 충동을 자극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결코 밖으로 드러내거나 예술성을 보이기 위함이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 없다. 육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성보다는 종교적 의례로서 정신적인 면이 중요시된다.
작법무는 바라무, 착복무, 법고무, 타주무로 이뤄진다.
바라무란 바라라는 악기를 이용한 춤이다. 빠른 장단에 맞춘 강렬한 춤사위로 남성적인 춤으로 분류된다. 중국 선종(禪宗)에서 수용된 것이 한국불교에도 수용되어 법열(法?)이나 기원을 나타내는 율동에 사용하게 되었다. 복식으로는 장삼과 가사 등 일반 법복을 수(受)하고 거행한다. 때로는 착복을 담당한 승려가 고깔만 벗어 놓고 육수가사를 수한 모습 그대로 거행하는 경우도 있다.
바라무은 부처님을 찬양하고 허공중생들을 불러 부처님께 천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을 지닌 바라춤은 대체로 불살의 강림이나 의식도량의 옹호와 같은 신비성을 돋울 필요가 있을 때에 추는 추이다. 그리하여 이 추을 추고 있을 때는 여러 가지 진언을 창하게 된다. 천수바라와 사다라니바라 등 7종류가 있다.
착복무는 육수가사에 고깔을 쓴 승려가 거행한다. 육수가사란수 착복무에서 수하는 가사와 장삼이 곱고 아름답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여기서 ‘수’는 잠자리 날개와 같이 극히 가벼운 옷을 말한다. 고깔은 탑을 상징한다고 한다. 착복무에서는 양손에 연꽃을 들고 있는데 이는 탁한 곳에서도 항시 청정함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때로는 종이로 곱게 만든 모란과 작약을 들기도 한다. 곱게 움직이는 춤사위로 인해 여성적인 춤으로 분류된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삼매에 들도록해 대중을 치우침이 없는 중도의 세계로 인도한다.
법고무는 법고를 치면서 추는 춤으로 7~8분정도 소요된다. 느리게 시작하여 박자와 춤사위가 점점 빨라지는데 이는 구도에 점점 박차를 가한다는 뜻이다. 끝부분으로 가면 다시 느려지는데 이는 원하는 경지에 이르렀음을 표현한다. 전체의식에서의 의미는 법고무를 행하기 전까지의 의식이 원만히 성취되었음과 이어 다음 의식으로 이어짐을 육도의 중생이 함께 환희를 율동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불교의 법요의식에 쓰이는 악기로는 범종?목어?운판?법고 등 대사물과, 이를 축소한 요령?목탁?태징?소북 등 소사물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타악기로 그 소리에 명부(冥府)?수부(水府)?공계(空界)?세간(世間)의 중생을 운집시키는 염원을 담고 있다. 이들 대사물 가운데 무(舞:율동)을 곁들여 작법을 행하는 것은 오직 법고뿐이다. 특별한 가사는 없고 어산에서 울리는 태징에 맞추어 북을 울리며 행한다.
타주무는 <식당작법>거행시 육수가사를 수하고 고깔을 쓴 2인의 승려에 의해 거행되며, 거행하는 승려를 타주라 부른다. 식당작법은 공양시 <심경>에서와 마찬가지로 공양에 동참한 대중은 물론 온 우주 법계의 중생과 더불어 행하는 법공양을 계기로 시자(보시자)와 수자(보시를 받는자)가 모두 오상(오계)을 얻어 급기야 피안에 이르러 성불토록 하자는 의식이다. 따라서 타주무는 공양이 진행되는 동안 정해진 대목에서 작법을 행하며, 그 내용은 점차 성불을 향해 나아가는 점층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 춤사위는 깨달음을 염원한 것부터 마침내 까달음에 이르는 수행의 단계를 형상화 한 것이다.
참고자료 : 영산재. 심상현 글. 국립문화재연구소.2003.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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