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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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재 기획특집 ③
3. 영산재의 준비과정
재(齋)란 부처님 전에 재반(마지)을 올리는 의식이다. 그러나 평상시의 불공이나 사시마지와는 구별되는 이른바 특별연회와 같은 성격을 지닌다. 동시에 수행도의 일환으로서 중생이 안고 있는 생사라는 큰 문제를 해결하려는 데 있는 것이지 결코 망자(亡者)의 명복만을 기원하는 것은 아니다. 다라서 이 큰 문제의 해결방법을 진리의 구현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재란 진리를 구현키 위한 수행도의 일환으로 특정한 목적을 갖고 비교적 짧은 기간(1~3일)에 거행하는 대규모 진리 구현 의식”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① 도량장엄
장엄이란 좋고 아름다운 것으로 국토를 꾸미고 훌륭한 공덕을 쌓아 몸을 장식하고, 향이나 꽃 따위를 삼보님께 올려 장식하는 일을 말한다. 즉 이렇게 함으로써 정토가 건립되는데, 이를 건립장엄이라 한다. 이와같은 일련의 불사는 내외로 나누어 볼수 있다. 외적으로 보면 도량의 범위를 정하여 번(幡)과 개(蓋) 등 가지가지 장엄으로 장식하는 것이니, 도량장엄이라 말하고, 내적인 면에서 장엄은 의식 가운데 3번 등장하는 ‘정법계진언’과 진언을 중심하는 일련의 의식으로 거행한다.
영산재 도량을 장식하는 각종 장엄물은 봉건시대에 다른 어떤 집회나 의식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다양하다.
<도량장엄물>
삼신번, 보고번, 항마번, 축상번, 시주번, 금은괘전, 청황목, 대?소고등, 오방불, 칠여래, 목단화?작약화, 인물개, 화개, 사슬개, 보산개, 연화, 산화락, 진언집, 십이지, 수파련, 재시용상방, 육색방, 폐백목, 팔금강, 사보살, 욕실방, 시왕번, 초방록, 관욕실, 당사소, 금잡인, 향적천, 남신구?여신구, 내별공?외별공, 주망공사지, 식당방, 밀촉, 연, 제위의 등
② 법공양 - 육법공양
‘이상세계의 구현’이라는 염원의 성취를 보장하고 이에 따른 방향을 제시해야만 하는 종교이다. 하지만 의?식?주?로 대변되는 현실적인 문제 ‘생존’에 관한 문제는 이상적 문제와 더불어 인간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한 식(食)은, 먹는 것에 대한 해결 없이 생존은 불가능하며 때문에 현실적으로 모든 유기체는 스스로 이것을 해결해야만 한다. 이런 전제하에 우리나라 사찰에서 삼보께 올릴 공양을 마련하는데 공양물의 종류로는 향(香), 등(燈), 화(花), 과(果), 다(茶), 미(米) 등 6가지를 대표적인 것으로 하고 이를 ‘육법공양(六法供養)’이라 한다. 영산재에서는 이러한 육법공양을 아주 정성스럽고 가장 장엄스러버게 준비한다.
4. 영산재의 진행과정
영산재는 대규모의 권공의식이다. 규모가 큰 재인만큼 진행과정의 내용과 절차를 크게 4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살필 수 있다. 4개의 부분이라 함은 재의 구성원을 초청 및 영입하는 ‘도입부분’, 공양을 준비하는 ‘전개부분’, 소계께 공양을 올리는 ‘절정부분’, 초청 제위를 전송하는 ‘결말부분’ 등이다.
①시련- 영산재 도량에 불법과 도량을 수호하는 호법성중과 대범천왕, 제석천왕 등 성중을 영접하는 의식
②재대령- 설판재자를 복위로 하는 영가와 유주?무주의 모든 영가를 도량으로 영접하는 의식
③관욕- 삼업을 청정히 하지 않고는 해탈문 안으로 들어올수 없으므로 탐진치 삼독으로 더럽혀진 업장을 불법과 진언, 향탕수로 씻어주는 의식. 삼보의 가지력(加持力)을 의지하여 법등(法燈)을 밝히고 다시 이를 각자의 자성처엉심에 옮겨 받아 다겁 동안 쌓고 지녀온 일체의 번뇌를 소멸하고 청정한 본래 마음을 회복하여 해탈의 길로 나아가게 하려는 것이다.
④조전점안- 명부에서 사용 가능한 돈을 만들어 돈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는 의식. 이생에서 진 빚을 갚는다는 의미가 있다. 빚을 갚는다는 것은 대가를 개대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므로 행복의 극치인 성불을 추구하는 불자라면 응당 타인의 성불을 위해서도 무주상의 자세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됨을 적극적으로 의식화한 것이다.
⑤신중작법- 신중을 의식 도량에 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도량을 옹호해 주길 발원하는 의식. 성중들로 하여금 도량을 수호하고 수법재자를 보살펴 소기의 불사가 원만히 성취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⑥괘불이운- 감(龕)에 모셔진 괘불탱을 법회도량으로 괘불을 내걸어 부처님을 모시는 의식. 의식전체의 구성 면에서 보면 법회의 주인공이신 부처님을 모시는 것으로서 전체의 도입부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의식이다.
⑦영산작법(상단권공)- 불보살님께 공양을 올리는 의식으로 영산재의 가장 중심이 되는 의식. 결계의식, 소청의식, 설법의식, 권공의식, 회향의식의 크게 5부분으로 나누어진다.
⑧식당작법- 영산재에 동참한 모든 대중 스님들이 함께 공양하는 의식. 작법이란 말이 의미하듯 일상의 공양과는 달리 범음?범패로 의식을 거행하며 이때 사물(四物)을 비롯한 각종 법구가 동원되고, 법고?바라?착복 등의 작법무를 거행하는 등 그 의식 규모와 절차가 매우 방대하다. 때문에 다소 복잡하고 난해한 느낌이 들지만 그런 만큼 장엄스럽다. 영산재에서만 볼수 있는 독특한 의식이다.
⑨중단권공-불보살과 신중에게 공양을 올리는 의식
⑩관음시식- 영가에게 법식을 베풀어 주림을 달래주고 경전과 법문을 설하여 극락왕생하게 하는 의식
⑪봉송의식- 영산재 도량에 보셨던 불보살, 옹호신중, 영가 등을 돌려보내며 전송하는 의식. 결말부분에 해당하는 의식으로 재의식을 마치며 거행하는 ‘회향의식’이다. 특히 영가의 극락왕생을 위해 봉송의식중 소대의식에서 의식에 사용된 갖가지 장엄구와 영가를 위해 준비한 금은전(金銀錢) 및 옷 등을 ‘하늘의 입’이라 여기는 불에 넣어 사루며 금일 법회의 공덕을 모두 영가의 몫으로 회향하여 영가를 극락세계로 전송한다.
영산재의 절차는 매우 복잡하며 중층적이다. 본디 사흘씩이나 진행하기 때문에 아침예불 등 여러 절차가 반복되기도 하며, 다른 의식에서는 생략하는 삼단(三壇) 예공과 권공이 빠짐없이 모셔진다. 삼단은 불보살님을 모신 상단과 신중들을 모신 중단, 그리고 영가단인 하단으로 구성되며, 모든 전각의 탱이나 존상을 모실 때나 각종 재회에서 함께 모셔진다. 그러나 이러한 삼단 구성이 완벽하게 갖춰지고 그에 맞는 절차와 범음 및 작법을 갖춘 재회는 영산재 뿐이다.
5. 마치며
영산재의 여러 분야 중 범패가 가장 먼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범패는 1973년 11월에 중요무형문화재 제 50호로 지정되었는데 벽응, 송암 스님들이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그후 1987년에 범패?작법?장엄 등이 ‘영산재’라는 명칭으로 통합?지정되었다. 당시 장엄 부분에는 지광, 작법무에 일응 스님이 새로이 인정되었다.
영산재는 한국불교의식에 있어서 가장 크고 중요한 의식이며 불교예술의 백미이다. 그리고 영산재 자체가 한국불교의 역사이기에 한국불교를 이해하려면 영산재를 이해해야한다고도 한다.
그리고 영재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우리의 삼업을 청정하게 하는 불교수행의 하나이며 영산재를 통해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불법을 깨닫는 계기로 삼을수 있는 불제자의 중요한 계기일 것이다.
이러한 영산재를 작년 한국불교의 장자격인 조계종이 그리고 한국불교의 대표사찰 조계사에서 처음 봉행하였다. 이는 종단 자체의 역량으로 영산재를 보존하고 정비하고 체계화하는 첫걸음이었다.
조계종단의 독자적인 힘으로 최초 시도되어 불교계뿐만 아니라 문화계에서도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영산대재를 작년에 이어 올해 2회째 봉행한다.
원래 영산재는 사흘 밤낮에 걸쳐 진행된다. 작년에 봉행한 영산재는 전체 영산재의 30%의 분량이다. 올해 또 30%가 봉행되고 내년에 나머지 40%가 진행되어 총 3년에 걸쳐 영산재를 완성한다.
올해도 법회의식에 동참한 공덕으로 모두가 선근종자를 심어 무상복락을 누리고 무상보리를 성취하기를 발원한다.
참고자료 : 영산재. 만춘당 심상현 글. 국립문화재연구소.2003.
불교의식각론2. 만춘당 심상현 글. 영산불교문화원 한국불교출판부
영산재. 2003년도 대한불교조계종 영산재 자료집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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