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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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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성취 100일 회향기도

  • 입력 2004.11.22
  • 수정 2025.01.15

2004년 11월 17일 수요일, 대학입시 수학능력 시험이 치러짐과 동시에 학업성취 100일기도 회향의 날이었다. 새벽 잠 설치며 이른 아침부터 오신 학부모님들로 인해 법당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돗자리를 깔아 놓은 마당까지 관세음보살님을 염하는 학부모님 소리로 가득했다. 시험이 진행되어진 시간 내내 학부모님들의 간절한 무심의 기도는 보는 이까지 절로 숙연해지게 했다.

 

8월 10일 입재했던 그 날을 떠올려 본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대웅전은 자녀들의 학업성취 기도를 위해서 오신 학부모님들로 가득했다. 주지스님은 “지금은 아이들을 위한 기도를 하러 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의 기도가 되게끔 일심(一心)의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결과를 위한 기도보다는 잡되고 삿된 생각을 떨쳐 신앙생활의 전기가 되는 기도가 되길 바란다.”며 100일 기도의 문을 열어주셨다.

 

얼굴이 땀에 흠뻑 젖도록 기도를 마친 한 보살님께 “많이 힘드시죠?”라는 물음에 “애들이 더 고생이죠......엄마로써 해줄 수 있는 것은 기도 밖에 없어요...”라면서 끝내 말을 못 잇고 눈시울을 적시셨다. 무념의 100일 기도를 마치는 학부모님들의 모습은 마치 관세음보살님이 화현한 듯 하다.

 

밖에서도 기도하느라 힘들 학부모님을 위해서 신도회 청향법등에서는 따뜻한 차를 준비하셨다.

 

주지스님은 회향에 앞서, "모든 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며 기본을 닦고 힘을 축적하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며 학업성취 기도가 아니라 긴 인생에 있어서 생을 살아가는데 성장의 계기로 삼아서 그 성장의 바탕이 됐으면 합니다. 집에 돌아가시면 이후에는 결과를 막론하고 여기에서 기도한 만큼 그 공덕이 돌아갈 것이라 확신하시고 수험생들을 칭찬하고 위로해 주시고 이 기회를 통하여 더 큰 성장을 하도록 계속적으로 지도해 주시기를 바라며 수고 많았습니다." 라며 법문을 마치셨다. 11월에 새로 부임하신 부주지 스님이신 도문스님께서도 주지스님을 이어 격려의 말씀을 전하셨다.

 

마지막 남은 시간을 위함인지 스님의 목탁 치는 속도와 정근 소리에 박차를 가하는 템포가 무섭도록 빨라졌다. 그 소리만으로도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 얼마나 진지하고 아름다운지 가늠할 수 있었다.

 

스님들과 지극한 기도를 봉행한지도 8시간... 회향의 시간이 다가왔다.

"이것으로서 자녀분들의 대학입시 100일기도의 회향을 모두 다 마칩니다. 소원성취 하시고 복이 깃들며 성불하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노전스님의 말씀으로 대단원의 100일 기도가 무사히 끝났다.

학부모님들은 100일 동안 이루어진 능허스님(노전스님)의 지극한 기도 덕분인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자식을 위하여 쏟아낸 부모님들의 정성과 눈물은 먼 훗날을 위한 밑거름과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삶이 되는 젊은 그들이 되었으면 한다. 인생은 실패와 좌절, 그리고 실수의 연속이며 그 속에서 진실한 모범답안을 찾아가는 것은 아닐런지...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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