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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김장김치 담그던 날

  • 입력 2004.12.03
  • 수정 2024.11.22

조계사는 이상한 나라 같다. 평소에는 조용하던 앞마당이 행사만 있으면 어디서 나타나는지 사람들로 가득하다. 본격적으로 겨울로 접어들던 12월, 조계사 신도회가 주관하고, 농협 서울지역본부가 후원한 ‘불우이웃과 쪽방생활자들을 위한 김치 담그기’가 햇살마저 따사로웠던 1일과 2일에 조계사 앞마당에서 진행되었다.

 

 행여 머리카락이라도 떨어질 새라 머리에 수건 두르고, 빨간 고무장갑을 낀 신도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동원하느라 힘들었음직한 살수차 한대와, 5천 포기의 배추가 김치가 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총 5천포기를 위해 동원된 인원 5백여 명, 무 1500개, 소금 50포대, 고춧가루 6백근 등은 김치를 위해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 확성기에서 흘러나오는 구령에 맞춰, 배추를 다듬고, 물에 담군 다음 소금에 절이는 손길이 한창이다.

 

남은 배추도 버리지 않고 다 모아둔다. 시래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첫날의 임무는 여기까지다. 배추를 김치로 만들기 위해서는 소금에 절이는 하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에 담궜다 빼서 소금에 절이는 작업을 한 신도들은 특히 허리가 아팠을 것이다. 배추 하나하나마다 상할 새라 조심스레 들어올려야 하는 작업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둘째날은 어제부터 다듬어 준비한 야채들에 고춧가루를 버무려 속을 만든 다음 절여진 배추를 비비는 날이다. 본격적인 김장인 셈이다. 바람은 좀 불었지만, 햇살이 따가워서 김장이 맛있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제 포장 작업이다.

그리고 둘째날에 농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장 종로지점장님도 함께 동참하시어 자비의 김장김치 담그기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불우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도록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 포장을 하였다. 조계사 신도들은 항상 마무리도 완벽하게, 마음 씀씀이도 곱다. 서로서로 농담 주고받으면서 분업을 하다보니 어느새 그 어렵다는 김장이 끝이 났다.

   “맛있게 먹어주세요.” 김장에 참여한 조계사 신도들의 자비로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길 바란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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