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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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선물 송년맞이 노인잔치
매월 지장재일에 실시하는 인로왕 법등 노인생신잔치가 올해는 갑신년을 보내는 마음으로 종로구 소재 쪽방독거노인과 함께 치러졌다.
12월 29일 오후 2시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극락전을 가득 메운 200여명의 노인과 신도들은 설렘과 기대로 분주하다. 이번 행사는 여느 때와 다른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이다. 다과상을 한상 차리고, 본격적인 잔치가 시작되었다.
포교과장(이세용)의 진행으로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시작하였으며, 인로왕 법등장 만법심(정옥경)의 수줍은 인사와 신도회 회장의 인사가 이어졌다. 동남아시아의 지진피해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노인이여 신뢰, 자신감, 희망을 갖자’는 회장의 인사말은 본 잔치의 의미를 보여주는 듯 했다.
뒤이어 주지스님을 대신하여 부주지 스님의 격려사가 이어졌다. 법망경의 효도로써 정진하라는 문구가 떠오르는지 ‘모든 남자와 모든 여인은 나의 부모다’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효도의 필요성과 노인들의 건강을 기원하였으며 함께 참석한 포교국장 스님의 격려가 있었다.
잠시 후, 생일을 맞은 주인공들에게 생일 떡에 촛불을 켜고 축하노래와 선물증정을 하였다. 고깔모자를 쓴 노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이날 특별히 참석한 40여명의 종로구 소재 독거노인들에게도 푸짐한 선물보따리가 전달되었다. 선물보따리와 함께 희망과 복을 함께 가지고 가기를 바라는 신도들의 따뜻한 마음이 노인들에게도 전달되었을 것이다.
조계사 합창단의 음성공양, 수도민속예술단(김재홍 단장)의 다양한 민속무용과 민요, 법등에서 아코디언과 하모니카로 ‘오빠생각’을 연주할 때는 가슴이 뭉클하였다. 이어 조계사 무용단의 민요와 입춤 등은 이날의 대미를 장식하였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다양한 문화공연이 준비되었지만, 외부 예술단과의 사전조율이 없어서 비슷한 공연이 이어져 진행이 매끄럽게 되지 못하였다. 민요나 전통무용에만 국한하지 말고 좀더 재미있고 신선한 문화공연으로 생신을 맞은 노인들을 흥을 돋워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바야흐로 갑신년을 보내고 을유년을 맞이하는 때이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데 앞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마음을 내는 여유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나이 들어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에게는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함께 잃어버린 웃음과 흥을 조계사에서는 미약하나마 잔치를 열어 되찾았으면 하고 바랬다. 그것이 진정한 종교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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