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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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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계사에 학이 날아왔어요

  • 입력 2004.12.31
  • 수정 2024.11.21

조계사에 학이 날아왔다. 한 마리도 아닌 자그마치 스무 마리씩이나. 갈대 무성한 습지에서 사는 학이 어떻게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조계사에?

 

아홉 마리는 대웅전 동쪽에 마련된 조그마한 동산에서 노닐고 있고, 열 한 마리는 북한산을 줄지어 너머와 이제 막 조계사 마당에 내려앉으려 날개를 접고 있다.

 

지난 29일 밤 조계사 인근에서 저녁식사 모임이 있어, 조계사 앞을 지나다 학들을 만났다. 까만 밤하늘을 하얗게 밝히며 날고 있는 학들의 군무였다.

 

길조(吉鳥)인 학은 해, 달, 거북이, 소나무 등과 함께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불린다. 천년을 산다고 한다. 영물(靈物)이다. 서울 한복판 조계사에 날개를 접고 있으니, 내년은 날마다 좋은 날이 될 것 같다. 조계사에서 그렇게 기원해주고 있다. 올 한해의 마무리를 잘 하고 즐겁고 기쁜 새해를 맞이하라는 조계사의 덕담이다.

 

조계사(주지 원담)에서 학등을 설치한 것은 지난 29일. 오는 1월 2일까지 밤마다 불을 밝힌다. (낮에도 물론 학의 우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시의 까만 밤하늘을 배경으로 날고 있는 학의 모습을 보면서, 잠시나마 시름을 내려놓았다. 시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잠깐 학등의 아름다움에 정신을 빼앗기는 동안에 새로운 에너지가 충전된다.

 

조계사 마당에 내려앉았거나 하늘을 날고 있는 학은 전통등연구회(회장 백창호)의 작품이다. 학등 말고도 호랑이등, 코끼리등, 종등, 북등도 감상할 수 있다. 대웅전 앞마당에 설치한 육천여 개의 연등 또한 장엄하다. 꽃밭에 온 느낌이다.

 

 * 혹 조계사 인근을 지나시거든 2, 30분만 시간을 내어 학등과 연등을 보며 잠시 시름을 잊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2004.12.30 / [법원 기자]| 불교정보센타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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