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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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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지율스님과 자연환경을 위한 참회발원 기도정진

  • 입력 2005.01.29
  • 수정 2025.01.15

  불기 2549년 1월 27일 오후 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는 현재(27일) 93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지율스님과 생명평화를 위한 철야기도 입재 행사를 진행하였다.

  ‘도룡뇽 소송’으로 더 잘 알려진 이번 사건은 생명보호를 위해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 공사 중단을 요구하면서 단식에 들어간 지율스님과 선거공약 때는 공사를 중지하기로 했다가 다시 고속철도 터널공사를 진행한다는 정부 측과의 분쟁으로, 각자의 이해관계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여 종단에서는 어떠한 식으로 참여를 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지금이라도 지율스님과 함께 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하게 되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으로 법회를 열고,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인 지원스님이 “황금만능과 이기주의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수많은 생명들이 타인에 의해 매일 죽어가고 있으며, 우리는 많은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3년간 4차례에 걸쳐 200일이 넘는 단식을 하고 있는 지율스님을 통해서 또 다른 죽음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이번 참회발원 기도정진을 시작하였다. 

  뒤 이어 비구니 스님을 대표하여 내원사 주지스님은 “생명의 소중함을 함부로 취급해온 우리 사회와 국가도 우리의 호소에 귀 기울여 뭇 생명이 함께 사는 생명살림의 길에 함께 당당하고 의연하게 나서주기를 호소하며, 죽어서 사는 길을 택하기보다는 모두 함께 사는 길을 택할 수 있도록 우리의 호소에 공명하는 대중이 많아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 드립니다.” 라고 종교계와 일반인, 정부에 호소하는 호소문을 낭독하였다.

 

 

  그동안 작은 체구의 지율스님이 혼자서 너무나 힘들게 싸워온 것을 지켜만 봐온 것에 대한 참회와 앞으로 스님과 함께 한다는 의미의 결배로 108배를 함께 하였다. 이날 참석한 스님, 신도와 내신 기자가 모두 죽비소리에 맞춰 한 108배는 미약하나마 지율스님의 마음과 세상을 녹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하였다.

  지난 1월 24일부터 조계사 극락전 2층 설법전에서 함께 단식을 시작한 도법스님은 “지율스님의 단식이 90일을 넘어서면서 생명이 경각을 다투고 있는 실정이고, 정부, 종단, 시민단체, 지율스님 모두가 문제해결을 위해 애써왔지만 해결이 되지 못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중략) 같은 시대를 사는 종교인, 시민으로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어 미약하나마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종단에서는 지율스님을 함께 안고 가는 것이요, 아울러 뭇 생명의 외침과 호소에 응답하는 것입니다.”라며 이번 정진기도의 의미를 되새겨 주었다. 24일부터 단식기도를 함께한 도법스님, 문규현 신부님 등은 27일 참회기도 입재를 시작하며 단식을 풀고 함께 기도정진 하기로 하였다.

  이어 대한불교 청년회 회장인 김익섭 거사가 낭독한 발원문에는 “도덕과 양심, 최소한의 원칙과 약속이 지켜지는 사회, 아만과 이기적인 탐욕이 없이 함께 나누고 보듬는 사회, 자연과 함께 공존 공생하는 조화로운 세상이 이루어지는 생명의 길, 상생의 길, 평화와 진리의 길을 갈 것을 서원하옵니다.”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는 생명존중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였다.

 

 

  현재 지율스님은 외부와의 연락을 일체 끊고 단식을 계속하고 있지만, 조계종단에서 지율스님과 뜻을 함께 하고, 얼어붙은 지율스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녹이기 위해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조계사 극락전에서 철야정진기도를 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디 지율스님이 건강을 되찾아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무분별한 국토개발과 환경파괴에 대처하는데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계사 대웅전 앞 회화나무 밑에서는 오늘도 대법원 판사에게 전달할 도룡뇽을 접고 있었다. 모두가 종교인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이렇게 마음 아플 일도, 극단에 처하는 상황도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2월 2일까지 조계사 극락전에서 실시하는 24시간 철야기도에 신자들의 많은 동참을 바래본다.

 

 

 

조계사 대웅전의 입재법회가 끝나고 극락전에서는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지율스님과 자연환경을 위한 참회발원 기도정진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지원스님, 여주 실록사 주지스님, 도법스님, 총무원 호법부장스님, 진건스님, 문규현, 문정현 신부님, 성공회 신부님 등이 자리하였다. 도법스님은 “그동안 실상을 공유하고 내용을 소통하지 못하여 불신과 오해, 원망이 생겼다. 우리들의 기도가 얼어있는 마음을 녹여 공명으로 번져갈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기도의 따뜻한 기운이 사회로 번져서 정부, 사회, 지율스님의 마음을 녹여서 문제를 푸는데 훨씬 합리적이고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일주일간의 철야기도를 통해 함께하고 빛을 바라기를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기자들의 질의응답이다. 질문 - 지율스님의 현재 건강상태와 연락이 되고 있는가? 답변 - 장소는 공개할 수 없으나, 현재 연락은 되고 있고 건강상태는 몸과 마음이 안정이 되고 있는 중이다. 질문 - 정부는 이번 사태에 입장표명을 하고 있지 않은데, 얼마 전에 정부와 대화를 했는데 정부의 입장은? 답변 - 지금 지율스님의 상태를 보아 시간이 촉박하지만, 이 문제는 논리와 경우를 따질 시기가 지난 것 같다. 스스로의 마음을 열어나가자는데 의미가 있고, 정부 쪽에 우리의 문제의식과 태도, 입장을 전달한 정도이다. 질문 - 총무원장 스님과 어떤 말씀을 하였고, 단식을 풀라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답변 - 그동안 종단에서 이 문제를 방치했다기 보다는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시간이 흘러버렸다. 종단이 먼저 끌어안고 간다면 단식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였고, 한편으로 지율스님의 단식을 우려하는 소리가 많아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였다. 질문 - 지율스님이 종단에서 함께 하기로 한 것을 알고 있으며, 단식을 중단시킬 대안은 무엇인가? 답변 - 지율스님에게 전달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후에 대안은 없다. 간절한 마음으로 서로를 녹여내자는 뜻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현명한 해결책이 나오리라는 믿음이 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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