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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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선택 물의 종류
모든 생명체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물입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삼천리금수강산이라 예찬한 것은 그만큼 물맛이 좋고 산천의 자연경관이 수려함을 극찬한 말입니다. 사람에게 있어 물의 기능은 매우 중요합니다. 인체의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며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합니다.
좋은 물이란 일반적 개념으로 일년 내내 온도의 변화가 없어야 하고, 냄새도 없어야 하며 각종 미네랄 성분과 무기질, 탄산가스를 알맞게 함유한 약한 산성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나 균이 없어야 합니다. 다성(茶聖) 초이선사는 물이 가져야 할 여덟 가지 덕목으로 ‘가볍고, 맑고, 차고, 부드럽고, 아름답고, 냄새가 없고, 비위(脾胃)에 맞고, 탈이 없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차를 끓일 때 물을 중요하게 다루었다는 것은 물론이지만 과학이 발달한 지금에도 매우 중요시 여기는 항목입니다.
좋은 물을 약수(藥水)라 합니다. 물을 마시면 약이 된다는 엄청나고 놀라운 사실은 그만큼 물이 사람의 몸에 좋다는 비유입니다. ‘차에는 물이 좋아야 된다.’ 는 말은 좋은 물 일수록 좋은 차를 끓일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육우(陸羽)의 다경(茶經)에는 ‘온전한 물이 아니면 차의 신(神)이 나타나지 않는다.’ 고 하였고 좋은 물을 정성스럽게 다루는 것이 다도(茶道)라 했습니다. 초의선사(草衣禪師)의 다신전(茶神傳) 16장 천수(泉水)의 등급에는 ‘차는 물의 신이 되고 물은 차의 본체(本體)가 된다고 하였습니다.
육우의 (다경) 제 5장 ‘차 달이기’에서 좋은 물의 선택에 대해 ‘산의 물은 정상의 것, 강물은 가운데 것, 우물물은 아래 것을 쓴다.’고 하였으나 초의선사의 (다신전)에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육우의 다경에는 산의 물은 으뜸이고, 강의 물은 하등이요, 우물물은 최하품이다.‘ 라고 하였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 지리적 환경이 다르므로 우물물은 최하품이라고 한 말은 실정과 맞지 않습니다. 중국 땅은 물이 나빠 함부로 먹으면 인체에 탈이 나니 조심스럽게 물을 선택하여 차를 다려야 한다는 말인데, 북송(北宋)의 휘종 황제는 대관다론(?觀茶論)에서 ‘산샘의 청결한 물을 취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 다음에 늘 긷는 우물물을 쓰기에 좋다. 강과 하천의 물은 물고기와 자라의 비린내와 진창의 때가 있으므로 가볍고 달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했습니다.
수품전록(水品全錄)에 기록하기를 물을 논함에 있어서 제일 좋은 물은 다음의 6가지를 갖추어야 비로소 좋은 물이라 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 원(源)-물이 나오는 곳이 어떤 곳인가를 알아야 한다.
2. 청(?)-물이 맑고 깨끗해야 한다.
3. 류(?)-물은 흘러가야 한다.
4. 감(甘)-물은 감미로워야 한다.
5. 한(寒)-물은 차가워야 한다.
6. 품(品)-물은 앞에서 말한 5가지를 갖추어야 비로소 품(品)이라 한다.
차를 낼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물의 온도와 우려내는 시간입니다. 비록 적당한 차와 물을 넣었다 하더라도 온도나 시간에 따라, 같은 차이지만 미묘한 변화를 하여 차 맛이 변합니다. 자칫 주위가 산만하여 차내는 일에 전념하지 못하여 온도나 시간을 잘못 조절하여도 차 맛을 그르치고 맙니다.
의성 허준이 말하는 논수품(論水品)
우리 조상들은 물에 대한 자존심이 강해 같은 물이라도 분류하여 그 용도에 맞게 써왔다고 합니다. 조선이 낳은 의성(醫聖) 허준의 동의보감에 논수품에는 물을 33종으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춘우수(春雨水)-정월의 빗물을 말하는데 이 물은 부부가 각각 한잔씩 마시고 합방을 하면 잉태를 한다고 합니다. 그릇에 담아 두었다 약을 달여 먹으면 기운이 용솟는다고 합니다.
정화수(井華水)-새벽에 제일 먼저 긷는 우물물을 말하는데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고 독이 없다고 합니다. 이 물은 약을 다리고 개고 마시는데 쓰이며 술이나 식초에 넣으면 그
음식이 썩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특히 입 냄새를 없애고 안색을 곱게 하고 음주 후
신열과배탈을 다스리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납설수(臘雪水)-동지가 지난 뒤 셋째 술일(戌日)인 납일에 오는 눈이 녹은 물인데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감기, 폐렴, 급성 열병, 음주 후의 신열, 황달을 다스리며 일체 의 독을 없애주며 이 물로 눈을 씻으면 눈의 피로가 가신다고 합니다.
국화수(菊花水)-국화로 덮인 물이나 수원지의 물을 말합니다. 물의 성질은 온순하고 맛이 달고 독이 없습니다. 중풍으로 마비된 몸과 어지러움증을 다스리며 풍기를 제거해 몸이 쇠약해지는 것을 보 해줍니다. 또한 오래 마시면 수명이 길어지고 늙지 않는다고 합니다.
추로수(秋露水)-가을 이슬을 말하는데 몸이 가볍고 살결이 고와지며 조갈증(燥渴症)을 없애 준다고 합니다. 추로수는 성질이 부드럽고 맛이 달며 독이 없습니다.
하 빙(?氷)-여름에 쓰는 얼음을 말합니다. 성질이 대단히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 열을 제거합니다. 여름에 음식을 냉하게 하는데 쓰면 좋고, 부숴서 먹으면 잠깐 동안은 상쾌하 나 오래 먹으면 병이 생깁니다.
박 (雹)-우박을 말합니다. 장맛이 나쁠 때 두 되쯤 장독 속에 넣어두면 맛이 좋아집니다.
한천수(寒泉水)-좋은 우물물로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고 독이 없습니다. 소갈증, 구역질, 열 병과 이질, 임질, 등을 다스립니다. 생선가시가 걸린 것을 내려가게 하고 산초나무의 독을 풀어 주기도 합니다.
동상(冬?)-겨울에 내리는 서리로 뭉쳐서 먹으면 음주 후의 열. 얼굴의 붉은 기운, 감기로 막힌 코막힘 등을 다스릴 수 있다고 합니다.
방제수(方諸水)-아침 이슬의 일종으로서 부스럼 독을 씻고 흉터를 없애며 옷을 빨면 잿물과 같은 작용을 하며 성질은 차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고 합니다.
옥정수(?井水)-옥이 묻혀 흐르는 물로 성질이 유순하며 맛이 달고 독이 없습니다. 오랫동 안 먹으면 몸이 윤택하고 부드러워지고 모발이 검어집니다.
옥류수(屋?水)-지붕 위에 물을 뿌려 처마 밑에서 받은 물을 말한다. 개에 물린 상처나, 옥 류수에 젖은 흙을 개어 물린 상처에 바르면 차도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독이 섞여
있으니 마시면 안됩니다.
모옥의 누수(茅屋의漏水)-초가 지붕에서 흘러내린 물을 말합니다. 운모, 널판지나 비늘모양 의 규광산물의 독을 없애므로 운모를 갤 때 습니다.
매우수(梅雨水)-5월의 빗물을 가리키는 말이며 성질은 차고 맛은 달며 독이 없습니다. 눈을 맑게 하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어린아이의 열과 목마름 병을 없애 줍니다.
벽해수(碧涇水)-바닷물을 말합니다. 큰바다 가운데 맛이 짜고 색이 푸른 것을 씁니다. 성질 이 약간 따뜻하고 맛은 짜고 독이 조금 들어 있다고 합니다. 끓여서 목욕하면 가려움증과 옴을 낫게 하고 한 홉을 마시면 체하여 헛배부른 것을 토하게 합니다.
순류수(順?水)-조용히 흐르는 물로 성질이 순하고 아래쪽으로 조용히 흐르므로 방광병과
통변에 좋다고 합니다.
급류수(??水)-물결이 급하게 뛰놀고 흐르는 물을 말합니다. 성질이 급하게 밑으로 내려가 므로 대면의 통변을 원활하게 합니다.
반천하수(半?河水)-대울타리 끝과 높은 나무의 구멍에 고인 빗물로 성질이 약간 차며 맛 이 달고 독이 없습니다. 마음병과 귀신들려 앓는 병을 다스리고 귀신에 홀려 헛소리하는 것을 없앤다고 합니다.
감란수(甘爛水)-냉수를 저어서 뜨는 물인데 용기에 물을 넣고 국자로 수백번 흔들면 물위에 구슬방울이 뜨는데 그 물을 써야합니다. 방광에 들어가 장과 경련으로 인한 복통을 다스 린다고 합니다.
역류수(逆?水)-파도를 일으키며 맴돌기를 많이 한 물을 말합니다. 성질이 거칠고 거스르며 뒤집혀서 흐르는 것이므로 가래를 많이 뱉는 증상에 약으로 쓴다고 합니다.
지장수(地?水)-황토를 파서 구덩이를 만들고 물을 그 속에 저어서 붓고 흔들어 혼탁하게 한 다음 한동안 지난 뒤 위쪽의 맑은 물을 뜬 것을 말합니다. 성질은 차고 독은 없으며 중독되어 번민하는 것을 없애주고 그 밖에 모든 독을 없애줍니다.
냉 천(冷泉)-차가운 물을 말하며 편두통과 등이 차가운 병. 울화 오한 등의 증세는 이 물로 목욕하면 잘 낫는다. 냉천의 밑에는 백반이 있어 물맛이 시고 떫고 찹니다.
천리수(千里水)-멀리서 흘러온 강물을 말합니다. 성질이 유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습니다. 병후 허약을 다스리는데 쓰이며 무수히 약을 저어 달이면 잡귀의 침범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온 천(溫泉)-따뜻한 물을 말하는데 모든 풍과 근육과 뼈의 경련, 피부의 버짐, 수족의 불수 등 풍 맞은 사람과 옴환자 등을 치료하는데 좋습니다. 온천수로 목욕을 하고 나면 몸이 허하고 피곤해지므로 약과 음식으로 보 해야 합니다. 끓는 유황 물은 모든 종기류의 피부 병과 풍냉을 다스립니다.
증기수(蒸氣水)-시루 뚜껑에 맺힌 물을 말하는데 이 물로 모발을 감으면 모발이 검어지고 윤기가 납니다.
요 수(遙水)-산골짜기 인적 없는 곳에 새의 흙구덩이 속에 고인 물인데 비위(脾胃)를 고르 고 식욕을 돋운다고 합니다.
열 탕(熱湯)-끓인 물을 말하며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습니다. 이 물은 많이 끓일 수록 좋고 만약 반만 끓여서 마시면 창증(脹症;배가 부어오르는 증세)에 걸릴 위험성이 있습니다.
생숙탕(生塾湯)-끓는 물 반 대접에 새로 길은 물 반 대접을 탄 것을 말합니다. 맛이 짜고 무독하니 볶은 소금을 넣어 한 두 되 마시면 체한 것과 독 있는 음식을 토해 냄니다.
장 수(漿水)-좁쌀죽을 끓인 뒤 그 위에 뜬 맑은 물을 말한다. 성질이 미온하고 맛이 달고 시며 무독하다. 갈증을 멈추고 설사를 다스립니다.
마비탕(麻沸湯)-푸른 베나무 잎을 달인 물을 말하는데 기가 여리고 허열을 빼내어 소갈증을 다스린다.
동 기(銅器)에 오른 김-밥그릇에 밥을 담고 뚜껑을 덮어두면 뚜껑에 맺혀 떨어지는 물을 말 하는데 그 밥을 먹으면 악성 종기, 부스럼, 등창이 생긴다.
조사탕(繰絲湯)-누에고치를 달인 물로 뱀독을 다스리며 살충력이 강하다. 끓인 탕을 마시되 고치 껍질 실을 달여 먹어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취 탕(炊湯)-묵은 숭늉을 말하는데 하룻밤 지난 것으로 얼굴을 씻으면 안색이 없어지고 몸 을 씻으면 버짐이 생긴다.
(물을 담아두는 항아리는 정원 그늘진 곳에 놓아두고 비단으로 덮어 밤이슬을 맞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면 물의 영령(英靈)한 기운이 흩어지지 않고 신기(神氣)가 항상 남아있어 변질되지 않는다. 만약 나무나 돌로 누르고 종이나 죽순 껍질로 봉한 채 호된 햇살에 쏘이면 밖으로는 물의 신기가 닳아 없어지고 안으로는 영령한 기운이 숨쉬지 못하여 물의 신비로움이 없어지게 된다.… 차의 신선도와 물의 영령함을 잃으면 도랑의 물과 그 무엇이 다르겠는가) 예 부터 우리 조상들이 물을 그만큼 소중하게 취급해 왔던 것입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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