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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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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행사

정월 천도재

  • 입력 2005.02.20
  • 수정 2025.01.15

분주하고 정겨운 우리네 설날 풍경.  정성스레 차린 차례상에는 조상에 대한  공경의 마음이  가득 담겼고,  정월 천도재는  조상을  돌보는 자손들의 정성과 효도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우리문화의 격조와 더불어 인간의 근본을 귀중히 여기는 아름다운 풍습을 보여준다.

 

 

망자가 생전에 지었던 모든 업 (業)을 소멸하고, 영가 (靈 駕 )에게  <무상계> 를  일러주어  죽음이라는 현실을 만물변화의 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게 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원래의 청정한  마음을 되찾아  극락왕생할 것을  바라는 재 (齋)를 지내는 의식이다. 또한 영가뿐만 아니라 재 (齋 )에 참석한 이들에게도 生死 의 슬픔을 승화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반드시 生 의 매듭을 짓고 죽게되는 불변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산자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슬퍼하면서도 강과바다가 하나이듯 삶과 죽음이 하나인것을 깨닫지 못하며 살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은 중력에 따라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보다 몇백배 무거운 별에서 보면 우리의 백년은 한 시간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인생은 하룻밤의 꿈같이 짧으니 다음 生을 위해 허송세월을 보내지 말고 공덕을 닦아야 하겠다.

 

조계사 , 정월 천도재가  있는날 (불기 2549年 2月 17日).......

기상예보와는 달리 찌푸린 하늘이 어느새 맑게 웃고 있었고, 아직도  한 걸음 떨어져 있는 봄 기운속에 대웅전 백송옆에서 천도재가 시작 되었다. 노전스님과 기도스님들의 <신묘 장구 대다라니>를 시작으로, 시련 (侍輦)작법에서 영가를 맞아 들이고 영가를 간단히 대접하여 예배케 하고 자손들은 영가에게 향을 사르어 올리고 3배를 하게 된다.

 

 

1. 햇살 어지러운 눈썹 사이로 허공속에 연등꽃 하나 내려옵니다. 연꽃등은 빛을 더하고 ,하늘과 땅 가득히 영가들 먼 길을 찾아오시네. 2. 이세상 인연 다하여 이별하니 人生無相 이고 모든것이 덧 없어 無心으로 돌아 갔네. 슬퍼하지 마소서. 연은 윤회 (輪廻)하여 억겁 (億劫)이 지나 젠가 다른 모습으로 꼭 다시 만날 것이니.

 

시련작법후 법주, 인로왕번, 청룡 - 황룡,령기-, 순기-, 연, 오여래번, 위패, 대중스님,재주, 일반대중 순으로  한바퀴 돌고 대웅전으로  이동 하였다.

불보살을 맞이하기 위해 영가를 목욕시켜 새 옷으로 갈아 입히고 신중을 맞아 들이는 관욕이 이어지고, 상단 불공 및 축원에 이어 아름다운 경전 금강경 독송과 함께 제사가 이어졌다. 

 

 

3. 세상은 因果의 줄에 얽혀 벗어날 곳 없고 년도 되지 않는 인연 (因緣)을 채우지 못하고 눈물이 되었음에 슬픔과 그리움은 첩첩 겹겹 山 이 되었습니다. (기도) 혼의 마음에 연꽃등을 켜고 마음속에 등불하나 밝혀 합장하여 기도 합니다. 픔과 번뇌 등불속에 녹아 사라지게 하고 등불은 더욱 밝은 빛이 되게 하소서. 뇌속에 살면서 세상법에 물들지 않으면 록연잎위의 이슬방울 처럼 청정하여 음의 등불은 아름다운 연꽃을 피우나니.

 

이어서 천도재의 마지막 의식인 봉송(소전)을 하기 위해 천도재에 올린 모든 영가들의 위패를 가마에 싣고 대웅전 앞마당에 나왔다. 위패를 태우는 작은 불꽃이 순식간에 활활 타올랐다.

 

또 다시  아주 먼곳으로 가십니다.......

이 세상에서는 찰나 (刹那)의 인연이었지만, ?秋萬古 후에 다음 세상에서는 억겁의 인연을 맺읍시다. (합장)

 

4. 세상 나들이 끝내고, 고운 새옷으로 갈아입으시고 꽃가마 타고 정한 마음으로 극락정토로 가십니다. 이 세상에 얽매인 마음 남김없이 태우니 번뇌의 불꽃은 스러지고, 이 세상에서 지은 모든 業은 타오르는 불길연기속에 날려 보내고 아직 남은 미련과 집착의 火焰 (화염)의 씨앗이 한 점 없이 태워지니 타고 남은재 영혼을 맑게하고 ....... 스치는 고운 옷 자락의 여운을 남기고 떠나신 그대 ,연당 (蓮塘)에서 연꽃타고 하늘로 오르시네. 그대는 아득한 그리움의 향기로 번지는 하늘이오 조계사 대웅전 단청의 古風에 어리는 빛이어라.

 

어머니, 극락왕생 하시옵소서.

그리고 금일 조계사 천도재에 오신 모든 영가들이시여,

부디 왕생극락 하시 옵소서. (합장)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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