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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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웅비하는 희망의 날개 창공을 열고
일체 중생이 보리심을 발하여 다시는 윤회악도에 물들지 않게 하고 사바세계에서 상처입고 지친 마음을 풀어주고 위로하여 생명를 되살리는 방생(放生).
부처님께서는 화엄경을 통하여 말씀하시기를 "내가 널리 일체중생을 살펴보니 모두가 여래와 똑같은 지혜와 덕상을 갖추고 있더라." 하셨다. 또한 <금광명최승왕경>을 통하여 부처님의 전생인 의사 유수장자가 위험에 처한 물고기를 살려주는 자비를 설하시며 방생의 가르침을 전하셨다.
조계사는 2월 24일 (음1.16)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본사인 경북 김천의 황악산 직지사에서 <불기 2549년 동안거 회향 방생법회>를 봉행하였다. 금번 방생법회는 동안거 기도를 마치며 기도의 공덕을 만중생에게 회향하고, 선망조상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자비의 방생을 하는 법회로써 1200여명의 조계사 사부대중이 동참하였다.
오전 7시 조계사를 출발한 34대의 대형버스는 봄 향기가 움을 트는 남녘, 김천의 직지사로 향했다. 직지사는 서기 418년,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어 한국불교 1천 6백년의 역사와 그 숨결을 함께 한 유서 깊은 고찰이다.
오전 10시 30분 직지사 도착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成佛) 선종의 가르침을 받들어 이름한 직지사. 깊고 거룩한 도량의 향기가 멀리 서울에서 긴 행렬로 찾아든 조계사 신도님들을 안온하게 품어 주었다. 이미 새벽에 앞서 출발한 인로왕 법등이 대웅전 앞에 상단을 마련해 놓고 조계사 신도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11시부터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봉행된 상단공양과 주지스님의 축원에 이어 방생의식이 시작되었다. 청성, 참제업장, 귀의삼보에 이어 방생이 이어졌다.
'모든 불제자들이여, 내가 지금 대승경전에 의지하여 너희들에게 삼귀의계와 여래십호와 십이인연을 말하였으니, 너희 죄업이 잠깐 동안에 사라지고 좋은 곳에 태어나서 부처님의 수기를 받게 되리라. 이제 바야흐로 너희들을 풀어 주노니 오늘 맺은 불종자를 마음 속에 깊이 새겨 다시는 질곡에 걸리지 말고, 이 목숨 마친 뒤에 극락세계 아미타불 곁에 상품상생하여라.'
방생. 집전스님의 의식문과 안내에 따라 일체 동참 대중이 크게 불! 법! 승을 외치자 주지 스님과 신도회 임원 그리고 신도대표들께서 품안에 안고 있던, 수리부엉이. 꿩 등의 방생해야 할 중생들을 하늘 높이 날렸다. 맑은 하늘로 힘차게 날아 오르는 날개 짓 그 자유로움은, 자신을 또는 타인을 구속했던 무명을 떨쳐 내는 해탈의 날개짓이였으며,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 그 삼독을 떨쳐내고 깨끗한 심성으로 돌아가는 청정의 자리, 거룩한 불성의 자리를 펼쳤다.
또한 푸른 창공으로 비상하는 새들의 환희로운 비행은, 바로 조계사 중창불사의 여러 원력들이 힘차게 웅비하는 희망의 날개가 되어 법회 동참자들의 거룩한 마음 안으로 날아든 아름답고 힘찬 비행이었다.
직지사 주지 성웅스님은 인사말씀을 통해 ' 방생법회는 불교의 불살생 자비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최상의 의식이다.'는 말씀과 함께 법회에 동참한 신도님들께 맑고 밝은 대보살이 되라는 복된 말씀을 주셨고, 이어 조계사 주지 원담스님께서는 방생을 해야하는 실제적 의미의 성찰과 '깨어있고 열려있는 마음으로 방생의 의미를 실천하는 불자가 되라'는 귀하신 법문을 주셨다.
방생의식이 끝난 후에는 동안거 결제기간동안 조계사 대웅전 영단에 올렸던 영가들을 위한 마지막 제사를 올렸다. 시식 후 인로왕보살을 앞세우고 영가 위패들을 봉송하여 소전자리로 이동한 후 의식의 마지막인 소전. 영가 위패에 불을 붙이자 바람 한 점 없이 맑고 포근한 봄을 부르는 하늘로 소지들이 높이높이 날아 올랐다. 환희심과 감복의 순간이었다.
조계사의 방생법회는 올해까지 5년째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와 함께한다. 병들거나 다친 조류들을 잘 치료하고 본성을 회복시킨 후, 매번 방생법회를 통해 자연의 품으로 돌려 보내주고 있다. 생명은 오직 하나, 작은 미물이나 축생이라 하여 그 생명이 하찮은 것은 아니며 우리는 여러 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생명들과 인연을 맺어 왔으므로 이 세상에 무연중생(無緣衆生)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방생은 새나 물고기 등의 죽을 목숨을 살려주는 행위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도 방생이며, 불안과 공포에 떠는 사람에게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해 주며, 병든 사람에게 약을 주는 것 또한 넓은 의미의 방생이다.
방생은 불자들에게 있어 임의의 선택이 아니라 마땅히 지켜야 하고 행해야 하는 의무인 것이다.
작은 들풀 하나도 고귀한 인연임을 배우며, 방생의 대상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음을 알아차리고 주변을 살피는 지혜를 배우게 한 방생법회. 방생은 곧 자성불을 회복하는자리 나를 살려 내는 자리라는 말씀을 주신 스님의 법문이 내내 귓전에 맴돌았다
많은 대중이 움직이는 큰 법회였으나 일체대중이 화합된 모습으로 여법하고 환희롭게 회향 할 수 있도록 질서의 미덕을 보여주신 우리 조계사 신도님들의 거룩한 공덕은 조계사의 큰 자랑이며 자부입니다.
오늘 방생법회에 동참하신 모든 신도님들 업장소멸 소원성취 이루시고 아름다운 보리심 얻어 성불하옵시길 간절히 발원합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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