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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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함께하신 부처님
고성, 양양 산불 피해를 위한 3000배 용맹정진을 어제로 흘려보내면서...
저녁 6시 정겨움으로 가득한 집들이 장소에서 저녁으로 배부르게 채우고서 조계사를 도착했다. 수업시간에 5분을 남겨 놓은 학생이 허급지급 교실을 들어 오듯 법당 안을 가득 매운 신도들의 사이서 구석 자리를 맡았다. 마치 인기 강의를 듣는 듯 빼곡한 자리와 보살님들의 정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기 머나먼 안개 뒷산을 등산하듯 우리는 부처님께 3000배의 참회와 정성을 108의 다짐으로 출발하였다. 조금은 두려움과 설레임으로...
3000배를 한번 올렸지만 다음의 시도에선 포기한 경험이 있어 더욱 경건함으로 무장하였다.
징소리에 가슴까지 울렸고 석가모니불의 외침은 법당에서 법당밖으로 종로로 서울로 그리고 고성, 양양까지 울리는 듯했다. 가슴에서 석가모니불를 외치고 있었다. 힘든 무렵 악을 쓰고 부처님을 손바락으로 모시듯 하니, 다리와 팔의 고통을 사라지게 하는 듯 하였다.
1000배를 넘기고선 하나둘씩 체력의 고비를 느끼시고 포기하시는 분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들었다. 연세가 많으신 그 분들께서 목이라 터져라 석가모니불을 불러주셨음을... 비오듯 쏟아지는 땀에 방석마져 짙은 색이 될 무렵 한 어머니께서 꽃 수건 한장을 깔아주셨다. 그 수건 또한 다 졌어 말아 돌어 갔지만... 그 감사함에 포기할 수 없다는 다짐을 몇 번이고 되새겼다. 그 힘에 2000배를 넘기고 다음을 또 행하지 않았겠는가...1800여배를 마치고선 죽공양이 이루어 졌다. 조계사 경내에서 셔츠하나 젖지 않을 사람을 보기가 어려웠고 공양을 베푸시는 분의 손은 기도 성공의 염원으로 공양을 베풀고 계셨다. 공양을 올리는 모든 불자분들은 서로에게 격려 또한 베풀었다. 내가 쓰는 시간은 남과 쓰는 시간과 어쩜 그리도 다르겠는가... 죽공양을 마치고 5분후면 다시 절을 해야 한다는 안내 말씀이 그렇게도 두렵던지...
다시 시작한 3000배에 많은 이들이 지쳐 나갔다. 앞에서 죽비소리와 반배로 절을 조절하시는 분들에 덕에 그 시간을 버티었겠다. 모두가 모두에게 감사하는 시간이였을 것이다. 이제는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건만 뒤에서의 하나 같이 들려오는 석가모니불 소리에 다시 몸을 일으켰다. 모두가 절을 받들 때 그 손위에 부처님께서 함께하였으리라. 그 순간만은 석가모니불께서 조계사에 계셨으리라. 그 순간에 계시지 않다면 어디 계시겠는가? 그 순간만은 우리의 참회와 염원의 기도를 듣고 계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500여회를 남기고선 몸의 곳곳에 지가 나고 팔이 돌아 가는 듯 했다.
마지막 324배의 절에서 50배를 까먹었다. 옆에 계신 분께서 시간에 동참하라고 하심에 나 홀로 절을 하였던 것이다. 앞에서 60배 정도를 더 한 까닭에 숫자엔 걱정이 덜 하였으나...3000을 채우는 것이 진정한 의미가 아니였으리라. 60세가 넘어신 할머니께서 남을 위한 석가모니불의 외침과 그곳에서 마지막까지 함께하신 모든분의 염원이 3000배가 아니겠는가?
마지막은 스님께서 죽비소리에 맞쳐 108배를 올려 주셨다. 그 감흥에 눈시울을 적셨고, 3000배를 올릴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하다는 마음 뿐이였다.
강원도 고성, 양양 산불피해 주민과 생태에도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한다. 굳건히 함께해주신 그곳의 보살님들...그분들이 진정한 부처였으리라 그분들의 기도 위에 그 순간 부처님께서 함께 하셨으리라.
이날 3000배 용맹정진은 500여 명의 대중이 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동참한 분들의 행사 보시금 전액은 총무원 사회부를 통해 양양, 고성 산불피해 이재민들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 기사게재를 허락해 주신 불교대학 박인달님께 감사드립니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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