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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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속에 한국 문화유산 탐방 ②
네 번째 날, 첫 코스는 왕인박사 묘였다. 왕인박사는 백제 사람으로 당시 미개한 섬나라였던 일본에 천자문을 가져가 글을 알려주었다. 왕인은 일본의 백제왕실에서 왕자 ‘우지노와키이라쓰코’등을 가르치는 카와치의 왕실 교육 장관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일본에게 중요한 인물이었던 왕인박사인데 그의 묘는 너무도 초라했다. 딸랑 비석하나만 세워져있을 뿐이었다. 일본사람은 자기네 조상신을 모신 신사는 정말 잘 관리하면서 글을 전해준 사람의 묘는 타민족이라고 매미허물과 낙엽들이 그대로 있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다음으로 백제왕 신사에 갔는데 그곳은 비교적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었다.
도다이지(東?寺) 는 동쪽의 큰 절이라는 뜻인데 나라공원 안에 있다. 세계 최대의 목조건축물 다이부쯔덴과 세계 최대의 청동불상 다이부쯔로 유명하다. 다이부쯔덴은 26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인력이 투입하여 지은 건물이었지만 전쟁으로 완전히 소실되 원래 크기보다 1/3쯤 줄어든 모습으로 재건했다고 한다. 현재 건물의 크기는 줄어든 크기라고 하기에도 큰 너비 57m 높이 48m이다. 그 안에 모셔진 다이부쯔의 크기는 높이 15m 얼굴크기 5m 무게 380t의 부처님의 손바닥에 16명의 사람이 올라설 수 있을 정도의 어마어마하게 큰 불상이다. 다이부쯔의 오른쪽 뒤편에 있는 큰 기둥의 밑에 한사람이 기어갈 수 있을만한 조그만 구멍이 뚫려있는데 그 구멍을 통과하면 1년 치의 불운을 막는 액땜효과가 있다. 그래서 다들 그 구멍을 통과해봤는데 쉽지는 않았다. 다이부쯔덴의 입구에 놓인 커다란 향로 의 향을 쐬면 몸에 좋다고 하길래 다같이 향을 쐬기도 하였다. 도다이지와 사슴공원은 연결되어 있었는데 도다이지 입구까지 사슴들이 자유롭게 왔다갔다 거렸다. 사슴이 참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찌나 난폭하고 사납던지 약간 무서웠다. 사슴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은 좋았지만 돌아다니면서 이곳저곳에 배설을 해서 문화재에 손상을 입히는 것은 아닐까 조금 걱정이 되었다. 도다이지를 다 둘러보고 다음 일정인 호류지로 향했다.
호류지(法隆寺)는 일본 고대사의 황금기로 일컬어지는 아스카 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사찰로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목조 건물이 많다. 1993년 12월에 일본최초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금당에는 고구려의 담징스님의 [사불정토도]가 그려져 있었지만 화재로 불타 지금은 모사품만 남아있다. 모사품임에도 불구하고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는 명분 하에 내부조명을 하지 않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일본 문화답사를 하면서 참 좋지 않다고 생각했던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이거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음에도 불상을 공개하지 않거나 잘 보이지 않게 해 놓아 볼 수가 없었던 점이다. 문화재를 보호한다는 것으로 생각하면 좋은 취지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입장에서 문화재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참 많이 아쉬운 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는 공개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호류지의 근교에 있는 후시노키고분은 그냥 야산 같은 곳이었다. 고분 주변에 해자까지 있는 엄청 거대한 고분이어서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이 고분에서는 3천여점이 넘는 유물들이 대량으로 발견되어 사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유명한 고분이라고 한다. 이곳 역시 안쪽까지 들어갈 수 없어 멀리서 볼 수밖에 없었다. 이 고분을 마지막으로 넷째 날의 일정을 마쳤다.
우리가 5일째 탐사를 하는 날은 조별로 오사카를 돌아다니며 미션을 수행하는 오사카 미션의 날 이였다. 우리의 힘으로 지하철표를 사고, 지하철를 타고 시텐노지(四??寺)를 갔다 쇼토쿠 태자가 불교진흥을 위해 593년에 세운 절이다. 이곳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다. 계단 아래쪽으로 가면 돌거북의 입에서 물이 샘솟는 카메이도가 있다. 이 물은 극락과 이어진 연못이라는 금당 지하의 세이류이께에서 솟는 것. 때문에 고인의 이름을 적는 명패를 이 물에 씻으며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
우리는 바로 도똠보리로 향했다 도똠보리는 오사카의 번화가이다. 바다를 끼고 있어 싱싱한 해산물이 수시로 공급되는 이곳은 먹을 것이 굉장히 많았다. 맛 좋은 타꼬야끼로 유명한 오타꼬라는 가게에서 타꼬야끼를 먹고 그 앞의 킨류라멘이라는 집에서 라면을 먹었다. 처음 먹는 일본라면이었지만 거북하지 않고 정말 맛있었다. 도똠보리의 옆에 자리한 신사이바시는 아케이드가 쳐있어서 뜨거운 여름에 실내에 있는 듯 시원했다. 신사이바시에 있는 아메리카무라라는 거리는 오사카의 젊은이의 거리라는 말이 알맞게 독특한 개성을 풍기는 많은 젊은이들이 있었다.
우리는 다시 지하철을 타고 난바로 향했다. 거기서 만다라께라는 만화전문점을 찾느라 많은 일본인을 만났다. 오사카 미션을 하면서 느낀 점은 일본사람은 정말 친절하다는 것이었다. 진짜 말로만 듣던 목적지까지 같이 가주는 사람도 있었고, 친절하게 웃으면서 대답해주는 것이 좋았다. 그런 것이 가식일지라도 외국인으로 하여금 친절한 일본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 문화답사의 마지막 날인 여섯 번째 날이 밝았고, 우리는 오사카 역사박물관에 갔다.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일본은 서로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유물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박물관 자체가 굉장히 신선했다.
오사카성은 임진왜란의 장본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세웠다. 지금 남아있는 부분은 처음크기의 5분의 1밖에 안된다고 한다. 오사카성의 천수각은 복원된지 얼마 되지 않아 고풍스러운 느낌이 덜 한 것 같다. 8층까지 힘겹게 걸어 올라가니 오사카 전망대가 있었고 확 트인 그곳에서 오사카 성 일대를 둘러볼 수 있었다. 우리는 오사카 성을 마지막으로 6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서울로 왔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지리적 위치로는 무척 가까워서 옛날에는 중국으로부터 전해오는 문물을 우리나라를 통해 일본으로 전해져서 우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줄은 알았지만 이번 탐방을 통해서 알게 모르게 일본 안에 한국문화가 많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몇몇 제대로 보존이 되고 있지 않은 문화재가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 문화를 일본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시간이 부족해 내가 좋아하는 문화유산을 충분히 느끼지 못함이 너무 아쉬웠다. 우리가 일본에게 문화를 전해줬듯 그 화려한 명성을 다시 한번 떨치는 것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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