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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법장 대종사 열반하시다

  • 입력 2005.09.13
  • 수정 2024.11.20

우리나라 불교 조계종단을 이끌어 오시던 큰스님 법장 대종사께서 열반하셨다. 어처구니 없게도 이 엄청난 소식을 평소 조계사에 다닌다고 자부하던 내가 지방에 사는 언니에게서 들었다. 그것도 성묘 가는 차속에서 였다.

갑자기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온몸에 힘이 빠진다.

“이럴수가, 왜 갑자기” 너무 허망하다.

불교에서는 특히 스님들께서는 “죽음”을 옷을 갈아입는 정도로 밖에 여기시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그말에 선뜻 동의할 수가 없다.

 

큰스님께서 조계사에서 법문하실 때 몇 번 뵈었지만 가까이 하기 어려운 분이라 그저 먼발치에서만 뵈었었는데......

 

돌아오는 차속에서 불교방송을 통해 황우석 박사와의 인터뷰를 듣는 중 큰스님께서는 중생의 고통을 다 껴안고 가시겠다고 하셨다는 소리에 또 한번 가슴이 무너졌다. 중생들의 고통을 너무나 잘 아셨기에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시려고 하셨던 깊은 뜻을 생각하니 고개가 숙여진다.

 

다음날 조계사로 갔다.

일주문에 들어서자 검은 리본을 달아준다. 눈물이 핑 돌았다.

 

경내는 벽마다 온통 꽃으로 장식되어 있지만 아름다운 꽃이 왜 이리 서글프게 보이는가? 이런 것이 다 무슨 소용이랴?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많은 스님들을 한번에 뵙기도 처음이다. 어떤 노보살님이 “올해는 회화나무 꽃이 많이 피어서 그것도 나무 밑줄기까지 피어 큰 좋은 일이 있을거라”고 여기셨단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좋은 일은 무슨 좋은 일이냐”고 하시면서 울먹이신다.

 

전국에 있는 많은 불자들이 조문을 오려면 5일로는 아쉽지만 추석이 있어 7일장으로 모시지 않는다고 한다.

가시면서도 중생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심에 가슴이 아팠다.

 

큰스님을 모신 극락전 안으로 들어가 영정앞에 서 있으려니 왠지 죄인같은 마음에 바로 뵐 수가 없었다.

엎드려 삼배, 고두배, 무슨 마음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수습하며 “극락왕생 하시옵고, 부디 다시 이 세상에 오셔서 고통 받는 중생을 제도하시 옵소서”라고 머릿속으로 빌었다.

 

“줄을 이은 조문객들, 아니 전국의 불자들 모두를 어찌두고 떠나셨나요? 꼭 다시 오셔서 저희들을 이끌어 주시옵소서. 저는 정진 또 정진 하겠습니다. "을 되풀이 하며 법당 문을 나섰다.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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