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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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영산재 6재 법문
10월 2일(음.8.29) 조계사 대웅전에서 영산재 6재 법문이 있었습니다. 아침 9시부터 조계사 대웅전은 벌써 좌복을 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신도들이 이날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대부분 신도들은 절을 하거나 경전을 읽는 등 개인 기도를 하면서 조용히 법회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영산재 49재 법문 주제는 서원과 천도입니다. 법문은 조계사 주지 원담스님께서 설해 주셨습니다.
원담스님께서는 법문에 앞서 조계사에서 영산재 49재를 봉행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불교문화의 승화차원"에서 꼭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불교의식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불교문화이고 특히 불교의식문화"라며 "불교의식문화에는 염불문화, 작법문화 등이 있는데 우리 조계종은 의식 스님들이 점점 줄어 지금도 몇 분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영산재는 다른 종단 불자들은 자주 접하지만 조계종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대로 간다면 조계종 스님들만이 진행하는 영산재를 평생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셨습니다.
원담스님께서는 법문 주제인 서원에 대해 "제일 정확한 서원은 부처님 마음을 닮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도가 나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면 서원은 "나를 위하는 내용이 하나도 없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불자로서 기도하면서 꼭 서원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내 마음 안에 어렵고 힘든 일이 왔을 때 부처님을 닮아가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종교적 서원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서원이 크면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는다"며 이는 큰 배가 어지간한 폭풍에 흔들리지 않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천도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양종교와 불교의 사후세계를 예를 들어 말씀해 주셨습니다. 서양종교는 죽음으로써 과거에서 현재까지 살아온 모든 것이 그 순간 정지되었음을 의미하지만 불교는 이 모든 것이 순환한다고 보기 때문에 천도재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인간에게는 하루이지만 하루살이에게는 하루가 평생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하루가 주어지지만 그 시간개념은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방금 돌아가신 망자는 인간의 시간개념으로 2-3일간 매우 혼미스럽게 지내면서 자기가 살던 곳을 맴돌게 되는데 이 기간을 불교에서는 중음의 상태라고 합니다. 이런 중음의 상태가 계속되다가 49일이 되는 날 새로운 몸을 받게 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면 지난 생에 살던 곳을 떠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49일이 되어도 몸을 받지 못하는 망자들은 생전에 착이 많거나 원한이 맺혀 죽은 망자들입니다. 스님께서는 49일이 되는 날 재의식을 통해 이런 망자들을 달래주고 천도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연히 지나치게 되는 천도재가 있어도 잠시나마 망자를 위해 기도한다면 그 인연 공덕이 참으로 크다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다시 한번 "모든 재의식은 망자에 의해 시작되지만 그것을 통해서 얻고 배워가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 하셨습니다.
법문 후 영산재 6재가 관음시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법회에 참석하신 많은 신도분들께서 생과 사를 바라보는 마음을 바로잡고 천도재의 진정한 의의를 되새기는 자리가 되셨길 바랍니다.
::: 10월 9일 (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조계사 앞마당에서 2549 영산대재가 봉행됩니다. 올해는 3년에 걸친 영산재 재현 의식 중 마지막 해 입니다. 사부대중께서는 수희동참하시어 망자를 위한 천도의식를 통해 무량 공덕을 지으시기 바랍니다. :::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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